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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아랍영화제 개막작부터 상영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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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0-06-1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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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다채롭고 새로운 문화와 삶을 영화로 만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아랍영화제(ARAB Film Festival)가 개막작과 상영 프로그램 섹션을 공개했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하는 아랍영화제는 한국-아랍소사이어티 주최로 7월 16일부터 21일까지 6일간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제9회 아랍영화제에서는 ‘아랍의 다양한 시선, 새로운 세대의 발견’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아랍 12개국 11편의 최신작과 화제작을 상영한다. 


제9회 아랍영화제는 이집트의 중견 감독 타미르 아슈리의 '마흐무드의 복사 가게' (Photocopy)를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마흐무드의 복사 가게'는 인권, 양성평등, 아동학대 등 사회적 문제를 담은 다큐멘터리 작업을 꾸준히 해 온 이집트의 중견 감독 타미르 아슈리의 첫 장편 극영화다. 인쇄업계에서 은퇴 후 작은 복사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마흐무드는 규칙적이고 안온했던 지금까지의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용기를 낸다. 건물주의 부당함에 맞서기도 하고, 다양한 이웃사촌들과 부대끼며 새로운 활기를 찾아가는 마흐무드의 삶에 크고 작은 사건들과 함께 예기치 못한 사랑이 다가온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산업사회와 도시적 삶의 속도와는 또 다른 노년의 시간,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공존하는 이웃 공동체 내 갈등과 소통을 따뜻하고 세심한 시선으로 담아낸 수작이다.


제9회 아랍영화제는 올해의 프로그램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아랍의 오늘을 만날 수 있는 ‘아라비안 웨이브’와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약진하고 있는 아랍 여성 감독들의 작품을 통해 현재를 사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포커스 2020: 아랍 여성 감독의 오늘과 내일’ 섹션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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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동시대 아랍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아라비안 웨이브’ 섹션의 영화들은 점점 빨라지는 변화의 한가운데 서서 과거와 현재를 거시적으로 훑어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레바논 영화 '유산'은 필립 아락틴지 감독이 자신의 가족사 안에 새겨져 있는 디아스포라의 역사와 그에 대한 성찰을 세밀한 한 폭의 프레스코화처럼 엮어내 흥미롭게 펼쳐 보인 에세이 영화다. 베테랑 저널리스트이자 종군 촬영가인 무한나드 하이얄 감독의 첫 장편 극영화 '하이파 거리'는 알 카에다가 점령해 생지옥이 된 하이파 거리에서 위태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극의 실상을 인물의 의식 안팎을 넘나들며 촘촘히 포착한다. '여기가 천국'은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일리야 술레이만 감독 작품으로 감독이 직접 등장하여 세계 속 팔레스타인, 팔레스타인 속 세계의 현재 모습을 풍자적인 시선으로 관조한다. 세 편의 영화는 역사를 몸소 체험하는 개인을 매개체로 적극 내세움으로써 현재 아랍을 사는 사람들의 어떤 정서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나머지 두 작품은 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에 초점을 맞추어 현재의 한 단면을 조명한다. 고립된 사막 지역의 한 신생 마을을 배경으로 변화하지 않을 것 같은 곳의 변화를 만화경처럼 담아낸 코미디 '이름 없는 성자'는 2016년 ‘스크린 인터내셔널’에서 발표한 아랍을 빛낸 5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던 알라 에딘 알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마지막으로 '동굴'은 시리아 내전의 포화 속에 놓인 지하병원에서 시민들을 치료하며 생존과 평등을 위해 차별에 맞서는 여성들의 연대를 담은 다큐멘터리로, 2020년 아카데미영화상 최우수장편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오른 피라스 파이야드 감독의 작품이다. ‘아라비안 웨이브’의 다섯 작품들을 통해 아랍의 현재와 현재를 있게 한 근대 역사의 역동의 한 조각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올해의 특별전, ‘포커스 2020: 아랍 여성 감독의 오늘과 내일’에서는 이미 아랍 영화계에서 자리 잡은 중견 감독부터 새로운 세대의 젊은 여성 감독들의 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와즈다'로 잘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 최초 여성 감독인 동시에 대표적인 거장 하이파 알 만수르의 '완벽한 후보자'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 직접 선거에 출마하는 젊은 여성 의사의 겁 없는 도전을 특유의 대담한 화법으로 담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차세대 신예 감독 샤하드 아민의 데뷔작 '바다의 소녀'는 여성을 희생시키는 부당한 관습에 맞서 자신의 삶을 지키고자 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몽환적으로 담아낸 흑백영화다. 


2020년 세자르영화상에서 최우수데뷔작과 신인여배우상을 수상한 '파피차'는 무니야 맛두르 감독의 데뷔작으로 90년대 알제리를 배경으로 십대 소녀가 자신의 꿈을 좇는 동시에 가부장적 폭력이 만연한 사회에 일침을 가하는 모습을 그린다. 힌드 부제므아 감독의 데뷔작 '누라는 꿈꾼다'는 현대의 튀니지 사회에서 결혼과 관련된 제도에 억압된 한 여성의 모습을 내밀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2016년 ‘FIFA U-17 여자월드컵’ 출전을 준비하는 요르단 여자축구팀의 여정을 담은 '17: 축구하는 소녀들'은 위다드 샤파코즈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로, 사회적 선입견을 넘어 축구에 대한 열정을 펼치는 소녀들의 꿈과 희로애락, 치열한 성장의 시간을 따라간다. ‘포커스 2020: 아랍 여성 감독의 오늘과 내일’ 섹션을 통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하지만 한결같은 강인함으로 현재를 사는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모로코, 요르단, 튀니지 등 다양한 아랍을 대표하는 중견 감독들과 신예 감독들의 최신작과 화제작 상영을 예고하며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제9회 아랍영화제를 만나보자.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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