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 페이지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 150

    '댓글부대' 안국진 감독, 확실한 타격감 [인터뷰]

    한결같다. 암담한 사회 현상을 날 서지 않게, 그만의 독특함과 재치 있는 화법으로 무장해 그린 뒤 방심한 찰나 더 큰 화두를 던지는. 안국진 감독의 변화무쌍한 변화구는 여전히 타격감이 좋다.  2015년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평단의 엄청난 호평과 찬사를 받았던 신인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성실하게 살지만 희망이 사라지는 이상한 한국 사회를 아주 절묘하게 비튼 코믹잔혹극의 탄생은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9년 만에 비로소 두 번째 작품'댓글부대'로 돌아온 안국진 감독은 "게으르게 산 건 아니었는데"라며 멋쩍어하면서도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스스로 창피하지 않은 걸 하고 싶다는 기준이 있어서 선택이 조금 오래 걸린 건 사실"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댓글부대'는 모두가 익히 접했고 의심쩍어 하지만 누구도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온라인 여론 조작의 방법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무서운 여파를 독특한 화법으로 풀어낸 영화다. 기자 출신인 장강명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한때 대학생들 사이에서 바이블처럼 읽혔단 도서였는데 영화화 제안을 받고 나서야 보게 됐다. 실제로 정말 재밌었는데 영상화는 어려울 것 같단 생각에 오히려 도전 의식이 느껴졌고, 거의 새로 쓰는 수준으로 각색 작업을 했다"는 설명이다.  감독이 느끼길 현 시대 인터넷은 고도화된 도구이고,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인류에 던져진 숙제와 같았다. "인류가 사라질 때까지 존재할 도구 같은데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들을 어떻게 소비할 것인지를 풍자극처럼 흘러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각색의 중점을 뒀다.  그렇기에 기자로서의 정의감과 사명보다는 특종에 목마른 임상진(손석구) 기자의 이야기로 포문을 연다. 임상진은 어느 하청업체의 억울한 사연을 듣고,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대기업 만전을 폭로하는 기사를 작성한다. 분명한 이슈와 화젯거리가 될 거란 판단에서다. 그러나 기사 배포 직후, 오보란 여론에 휘말리다가 하청업체 대표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사람 죽인 기레기' 소리를 들으며 정직을 당한다. 그런 그를 표적 삼아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고, 이 여론조작을 주도하는 팀알렙의 실체와 이들의 방식이 펼쳐진다. 사소한 댓글, 사진 한 장을 시작으로 기상천외하게 벌어지는 여론조작의 방식은 흥미로운 감탄을 부르면서도 점차 그 여파가 커질수록 섬찟함마저 불러일으킨다. 또한 반전을 거듭하며 끝까지 이들의 실체가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아 더욱 혼란함을 야기하는 의도적인 연출도 인상 깊다.  바로 그것이 목표였다는 감독은 "공포가 느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은 이미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이 도구를 이제 어떻게 생각할 것이고,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사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모든게 다 의심이 된다. 여론조작이라는 현상에 대해 오락적으로 즐기면서도 찝찝함이 남아 끊임없이 자기 질문을 하게끔 만드는 것이 이 영화의 역할"이라 여겼다는 것이다.  감독의 의도에 명확히 도달한 작품이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알 수 없기에, 결국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이를 두고 감독은 "끝나지 않는 혼란이 주는 쾌감이 있다. 어떤 입장에 이입해서 보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를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안 그래도 이야기의 큰 뼈대 자체가 혼란을 주는 이야기인데 찍을 때도 머리를 너무 많이 써야 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러면서도 묘한 쾌감이 있었다. 관객이 얼마나 헷갈릴지, 그 쾌감의 경지를 올려보자는 것에 집중하며 찍었다"고 개구쟁이 같은 미소다. 덧붙여 "실제로 영화에 핵심이 되는 여론조작 방식들도 인터넷에 떠도는 기존 게시물을 참고했다. 그런 게 현실과 엮일 것이고, 관객도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다시 자문하고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의도와 해석이 여러 갈래로 이어지게끔 만든 감독이다.    댓글부대. 온라인 여론 조작. 사실 불쾌한 소재다. 실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우리의 일상을 파고들어 생각과 견해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이 썩 기분 좋을 순 없다.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는, 계속해서 화두에 올리고 염두해야 하는 문제다. 감독은 "인터넷 저소비층에겐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일것이고, 고소비층은 실제 삶과 긴밀하게 엮여 공포스럽고 혼란스러운 이야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제는 일상이 돼버린 온라인 문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지를, 여러모로 현실 기반의 상황들과 유기적으로 맞물려 인식하게끔 한 감독이다. 이같은 화두를 던지는 감독의 방식은 참으로 한결같다. 하지만 감독은 꼭 사회비판적인 이야기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제 스스로도 재밌는 이야기가 좋다. 그래서 관객이 오랫동안 두고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또 한국 영화라는 오리지널리티를 살린 작품을 하려고 고민한다"고.  '댓글부대'의 또다른 볼거리는 손석구를 비롯한 팀알렙 3인방의 독특하고 신선한 에너지다. 감독은 영화 '뺑반' 속 대사도 없이 디테일하게 캐릭터를 표현하는 손석구를 보며 찰나의 순간 마음을 뺏겼다. 언젠가 같이 작업하고 싶단 마음을 늘 품고 있었고, 드디어 이뤄졌다고. "그 사이에 너무 떠버렸다. 그래도 사람이 안 변하더라. 정말 신기하고 저보다 더 성숙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는 평가다. 젊은 세 배우의 조합도 빼놓을 수 없다. 감독 역시 "이 팀알렙 멤버들 자체가 새로운 얼굴의 조합이 되길 바랐다. 그것이 신선함이고 소재를 뛰어넘는 볼거리가 될 거란 생각에 욕심낸 캐스팅"이라고 뿌듯해했다.  어린 시절부터 영화가 좋아서 이를 너무도 동경해왔던 감독은, 여전히 영화를 고집하며 꿈을 꾼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 일을 하며 먹고살아야 하는데, 그러면서도 동시에 후회할 작품을 하진 말자고 자기 암시처럼 되뇐다. 언제 봐도 창피하지 않은,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감독의 진심이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 149

    '댓글부대' 손석구가 느낀 '웃김'과 '무서움' [인터뷰]

    딱히 형언할 순 없는데 그만의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연기할 때나 평소 언행, 마음가짐에서도 특유의 '쪼'가 있다. 배우 손석구다.   손석구는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에서 온라인 여론 조작의 실체를 파헤치는 기자 임상진을 연기했다. 기자로서의 사명보다는 특종을 노리던 그가 대기업 횡포를 고발한 뒤, 오보라는 여론에 휘말려 신상털이는 물론 '사람 죽인 기레기' 소리를 들으며 정직을 당한다. 사실상 잘린 것이나 진배없다. 이후 이 모든 현상에는 여론 조작이 있었다는 제보자의 등장으로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혼란에 빠진 그는 댓글부대의 실체를 집요하게 파헤치기 시작한다.  '댓글부대'는 전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한국 사회를 적나라하면서도 유쾌하게 풍자하며 호평을 받은 안국진 감독이 9년 만에 내보이는 신작이다. 손석구는 "전작도 사회적인 문제를 독특하게 다루고 있어 좋았고 워낙 독창적인 감독님이란 생각이었다. 그런 분께 제안을 받으니 그만큼 저도 개성 있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고 캐스팅 당시를 회상했다.  댓글과 여론 조작은 현실과 지극히 맞닿아 있지만, 그 누구도 실체를 확인한 바 없는 모호한 소재다. 이를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풀어낸데다, 재치와 풍자 끝에 이로 인해 발생하는 나비효과까지. 현 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 '댓글부대'다. 손석구 또한 이같은 지점에 깊이 공감했다.  그는 "웃기면서도 무서운 영화는 흔치 않다. 제겐 이 작품이 그랬다. 지금 우리는 온라인과 댓글이 생활화 돼 있는 시대를 살고 있지 않나. 영화를 보며 어떤 이는 자신도 가해자라 생각할 수 있고, 피해자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얘기라 생각하며 보다가 믿음이 깨지는 순간도 있을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이기 때문에 더 특수한 풍자가 느껴지는 것 같다"며 "그걸 꼬집는 영화라서 멀리서 봤을 땐 웃기지만, 가까이 들어갔을 땐 굉장히 무서웠던 것 같다"고 작품에 대한 감상을 전했다.  이처럼 '댓글부대'는 메시지가 명확한 작품이란 것이다. 이는 손석구가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그는 "지금의 현상과 사회적인 주제가 잘 담긴 영화가 많이 나와야 영화라는 대중매체의 위상이 과거처럼 잘 유지되고 머물수 있을 거라고 여긴다. 관객이 두세 시간을 영화에 허비하는데 대중산업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처럼 기능적인 역할로 플러스알파가 되는 작품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란 확고한 작품관을 내비쳤다.  손석구가 연기한 임상진은 대기업의 횡포를 고발하는 기사를 쓴 뒤 오보라는 댓글 조작에 휘말려 직장과 명예를 모두 잃는 인물이다. 하지만 대기업의 비리를 숨기기 위해 자신이 표적이 된 것을 알고 댓글부대의 실체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는 일부러 '기자스러운' 모습을 부각하지 않으려 했다. "제가 대중분들에 처음 보여지는 배우면 전형적인 기자의 말투나 행동을 할 텐데, 오히려 그런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오진 않을 것 같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렇기에 직업적인 특성을 부각하기보단 이 커리어를 쌓기 위해 목표를 갖고 실현하는 사람의 모습을 담아내려 했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려 했다. 기자로서 적당한 허세와 야망도 있고, 남들에게 욕을 먹으면 흔들리기도 하고, 이를 바로잡아야 한단 사명감과 희망도 품은 인물"로 임상진을 그린 손석구다.    기존 상업영화의 문법을 따르지 않은 모호한 엔딩도 그에겐 흡족한 결말이었다. "온라인에 소통의 창은 너무나 많지만,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개인이 어떤 해석을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영화가 나온 것 같기도 하다"는 그는 "기존 상업 영화의 문법을 따르면 괴리감이 느껴지지만, 저는 오히려 실제인지 아닌지 팩트인지 아닌지를 따지기 모호한 이 영화에 더 어울리는 명확한 엔딩이라 여긴다"고 했다.  극 중 온라인 여론을 조작하는 댓글 부대의 실체는 모호하다. 팀알렙이라 불리우는 젊은 청년 세 명의 모습이 그려지지만, 이 또한 실존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혼란한 상황을 의도적으로 연출한다. 결국 믿음을 선택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손석구는 "실제로도 뭐가 사실인지 알 수가 없다. 댓글 부대가 존재하는지, 음모론에 대해 각자의 의견은 다 갖고 있지만 표현을 하진 않잖나.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기에 더 혼란스러운 거고, 그것이 이 영화가 얘기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이다. 어떤 분은 웃길 수 있고. 또 다른 어떤 분은 무섭게도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라고 귀띔했다.  제작자로서도 영역을 확장한 그에게 '댓글부대'는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소재였다. "미디어 코어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조금씩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이야기가 있으니 미디어가 있고, 잘만 활용하면 굉장한 힘을 얻게 되는 것인데 이를 한 발 떨어져서 보는 눈이 중요한 것 같다"고.  "이번 영화는 안국진 감독이라는 아티스트의 개성이 묻어나는 작업이었다. 감독님의 강박적인 디테일함도 너무 좋았고, 대중산업 영화로서 가져야 하는 표현의 지점과 주제를 명확하게 가진 점도 좋았다"는 그는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캐릭터보다, 확실한 자기 주관과 이야기를 가진 감독님이 나를 이렇게 활용하고 싶어 할 때 더 끌리는 것 같다. 쓰임 받는 게 더 좋다. 각 작품이 잉태될 땐 작가와 감독이 먼저 있고, 배우는 어떻게 보면 이를 플레이하는 선수와도 같아서 정해진 작전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전했다.  매번 다양한 장르에서 특색있는 연기로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하며 대세 배우란 타이틀을 얻고도, 자만은커녕 소신을 지키며 제 길을 묵묵히 넓혀가는 그다. 배우로서, 제작자로서의 목표는 지치지 않고 꾸준히 연기하며 좋은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이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 148

    '댓글부대' 김성철, 여론을 조작하는 자 [인터뷰]

    배우 김성철은 참으로 다양한 이미지를 구현할 줄 안다. 어떤 때는 한없이 청량하고 맑았는데, 또 어느 순간 보면 180도 뒤바뀐 이미지다. 시시각각 변하는 그 모습이 흥미롭고 때론 놀랍다.  안국진 감독의 신작 '댓글부대'는 온라인 여론조작의 실체를 파헤치는 기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감독의 전작인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재밌게 봤던 터라, 감독의 9년만의 신작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는 김성철은 돈벌이 수단으로 온라인에서 여론 조작을 일으키는 팀알렙의 실질적인 리더 찡뻣킹을 맡았다. 세상 희한하고 정체 모를 이름이다. 처음 캐릭터 닉네임을 접했을 때 배우 김성철 역시 "뭐 이런 이름이 다 있나" 싶었단다. 그러나 계속 발음하다 보니 입에 붙었고, 팀알렙 친구들과 함께 닉네임으로 서로를 부르며 캐릭터 이름으로 놀아보자 싶었다고.  찡뻣킹은 흔히 볼 수 있는 20대 청년이다. 함께 사는 친구들과 쓸데없이 시시덕거리고 가벼운 욕설도 주고받고, 취직은 해야 하는데 막상 진로를 정하긴 귀찮고 어려운 상태. 그러다 우연히 SNS를 통해 홍보 게시물을 작성하고 이에 대한 성과로 돈을 받게 되자 본격적으로 판을 벌리는 인물이다.  김성철은 "대본 볼 때부터 팀알렙의 모습과 장면들을 상상하며 봤다. 이 인물들이 어느 곳에 있을 것 같고, 어떻게 입고 말할지를 상상했다"고 했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구현된 세트는 찡뻣킹 캐릭터를 부각하는데 더욱 효과적이다. 수집해서 리셀할법한 값비싼 운동화들이 방안에 가득한 데다, 벽지 색도 감각적인 초록색이다. "처음부터 힙하고 세련된, 감성적인 공간을 생각했다. 스트릿 한 감성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표본을 그대로 녹여낸 듯한 방이었다"는 김성철은 "워낙 미학적이고 세트가 예뻤다"고 했다.  팀알렙의 집 바로 앞에 시시때때로 등장하는 거대한 회전목마도 독특하고 색다른 미장센이다. 그는 "감독님의 천재성을 느끼는 순간이 많았다. 놀이동산에 있는 관람차는 자유로움이 느껴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왔다가는 공간이지만 그걸 매일 보는 이 인물들은 그런 행복을 느끼진 않을 것 같다. 감독님께서 철저한 계산 속에서 찍으신 것 같은데 자세하게 설명을 안 하셔서 오히려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찡뻣킹은 젊은 패기와 흥미로 시작한 여론 몰이의 판이 점점 커져가고 의도치 않은 사건들이 발생하며 꼬여가는 상황에 두려움과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는 인물이다. 김성철은 겁먹은 찡뻣킹이 그들 앞에 다가온 새로운 인물을 마주하는 신에서도 남다른 구도감에 감탄했다. "박물관에서 찍었는데 말도 안 되게 멀리서 조그맣게 인물이 보이는 앵글로 시작된다. 그 거대함에서 눌러지는 중압감과 압박감을 그렇게 표현하신 것도 정말 매력적이었다"는 그다.    찡뻣킹 캐릭터는 김성철에게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빠른 두뇌 회전과 탁월한 센스로 여론 조작을 주도하지만, 속내를 크게 드러내지 않는 인물인 만큼, 감정을 드러낼 수 없었기 때문. 그는 "눈으로 말하는 법을 많이 연구했다. 찡뻣킹은 얘길 듣는 편이지 뭔가 나서서 하는 편은 아니다. 연기라는 것이 힘든 게 뭔가 표현을 해야 더 잘 와닿는데 눈빛과 표정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큰 도전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고민을 토로해도 김성철은 절제된 감정과 표정으로 그 나이대 청춘이 느끼는 감정과 고민, 객기와 두려움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그는 함께 팀알렙으로 연기한 김동휘, 홍경 덕분이라며 "현장마다 특색이 있는데, 우리는 계속 소통하며 만들어냈다. 이렇게 또래 친구들이랑 함께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흔치않다. 그래서 연기할 때 정말 재미있었다. 저희가 추구하는 팀알렙의 느낌, 날것의 느낌이 정확하게 나오고 색깔이 분명하려면 각자의 역할을 정확하게 연기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전했다.  팀알렙이 여론을 조작하는 과정은 신선하고 기발해 흥미를 이끌어내지만, 그 판이 커지고 점차 영향력이 무시무시해질수록 섬찟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김성철 또한 이를 느꼈다. "예전엔 이런 댓글들이 태평양에 던지는 조약돌같은 느낌이었다면, 이젠 작은 호수에 성인이 아닌 어떤 아이가 괴력이 생겨 엄청 커다란 돌을 던지는 느낌의 시대 같다"는 그는 "무서운 것도 사실이고 그게 댓글의 힘인 것 같기도 하다. 저희 영화가 단순히 재미뿐만 아니라 이런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며 무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미디어 시대에 살아가는 한평생 이런 것에 노출될 수밖에 없지만,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느껴야 하지 않을까"하는 성숙한 견해를 전했다.  뮤지컬 배우로 데뷔해, 영화 드라마 연극까지 쉼없이 10년을 올곧게 달려온 김성철이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것을 해내고 있는 과정이 신기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많은 배우들이 주인공을 원하고 꿈꾸지만 제겐 그것이 그렇게 큰 욕망은 아니다. 그저 연기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잘 해내고 싶다는 것이 목표였다"는 그는 "아직도 연기해보지 못한 캐릭터가 많고, 도전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다. 박수칠 때 안 떠나고 싶다. 여전히 다작이 꿈"이라며 웃어 보였다. 앞으로도 그저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이란 배우 김성철이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