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 페이지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 31

    '보이스'피싱 범죄의 민낯, 그 아찔한 공포 [리뷰]

    안일함에 빠져 있다가 무심코 놀랍고 아찔한 공포가 엄습해온다. 하지만 대리만족의 쾌감도 확실하다. 대한민국 최초로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리얼 범죄 액션 영화 '보이스'(감독 김선 김곡)다.  부산의 한 대규모 건설현장에서 찰나의 사고가 발생한다. 작업 중인 인부가 나사 풀린 철근에 매달린 위험천만한 상항, 현장작업반장인 전직 형사 서준(변요한)의 기지로 사건은 일단락되고 모두 기뻐하며 안도의 숨을 내쉴 때. 그 잠깐의 '찰나'였다. 서준의 아내는 서준이 현장 사고 책임 가해자로 경찰서에 있어 구속될지 모른단 말에 합의금 7000만 원을 이체했고, 현장 소장은 직원들의 보험 대비를 위해 들어둔 돈을 모두 날렸다. 순식간에 보이스피싱으로 실체 없는 가해자에 빼앗긴 돈이 무려 30억 원이다. 아내는 충격에 빠진 채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가 됐고, 자책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장의 장례식장에는 가여운 위로보다 돈을 다 날린 인부들의 피맺힌 절규와 아우성만 가득하다. …

  • 30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마블스러운, 동양인 히어로의 탄생 [리뷰]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 샹치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감독 데스틴 다니엘 크리튼). 마블 최초의 동양인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으나, 서양인의 시각에서 동양을 바라보는 왜곡되고 전도된 관점이 곳곳에 묻어난다. 그럼에도 지극히 '마블'스럽다는 점에서 믿고 볼만한 영화다.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텐 링즈의 힘으로 수세기 동안 어둠의 세계를 지배해온 웬우지만 지구상에선 그가 정복할 곳이 더 없었다. 그가 더 큰 권력과 힘에 목말라하며, 신들의 경지에 오른 이들이 모여 사는 신비로운 공간 '탈로'를 찾아갔을 때, 그곳에서 유일하게 용의 기운으로 자신을 이긴 기묘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고 가족의 탄생을 이룬다. 여기까지가 샹치의 출생사다. 하지만 어느 날 비극적인 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아버지의 분노와 비애는 한때 평범하고 행복했던 가정을 파괴하고, 샹치는 철저하게 암살자로 키워진다. 첫 임무가 주어진 날, 샹치는 어린 여동생에게…

  • 29

    '귀신' 솔직해서 좋다 [리뷰]

    나오라는 '귀신'은 안 나온다. 다만, 귀신보다 무서운 사람들이 모여서 빚어지는 한바탕 촌극에 소소한 웃음기를 띠게 되는 영화 '귀신'(감독 정하용)이다.  '귀신'의 시작은 어느 차 안을 비추는 앵글이다. 초자연 미스터리 현상을 다룬 신규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방송국 제작진들이 인터넷서 용하다는 무당들을 찾아가는 길인데, 가는 곳마다 번번이 실패하기 일쑤다. 만수르, 노숙자, 이미 죽은 연쇄살인마의 사주로 번지수 잘못짚은 번지르르한 궤변만 늘어놓는 무당들에 지쳐가던 때. 눈빛부터 남다른 '기세'가 느껴지는 '귀신 쫓는 무당'을 찾아낸다.  마감 기한에 쫓기던 때, 가뜩이나 이번 신규 프로가 입봉작이라 더욱 간절한 메인PD는 '귀신 쫓는 무당'과 함께 귀신이 출몰하기로 유명한 강원도 폐교회로 향한다. 이미 그곳에는 제작진이 섭외해 폐교회 1박 체험 중인 미스터리 체험단이 있다.  그렇게 본격적인 '귀신' 파헤치기가 시작된다. 오프닝 시퀀스…

  • 28

    리얼리즘이 독이 된, 황정민 '인질'극 [리뷰]

    톱스타 황정민이 납치됐다. 신선하고 충격적인 발상이다. 믿기진 않지만 한편으론 그럴싸한 현실성을 갖는다. 그런데 리얼리티를 베이스로 한 이야기에서 '왜' 황정민이 납치돼야만 했는지의 연유는 대책없을 정도로 허무하고, 인질범들의 '비현실적'인 행위들이 계속해서 맞물리며 '리얼'과 '허구' 사이의 간극을 좀처럼 좁히질 못한다. 한데 섞이지 못하는 인지부조화가 몰입을 방해하고 발목을 잡는다. 영화 '인질'(감독 필감성)이다.  친근하고 소탈한 이미지와 더불어 28년 경력의 연기 베테랑으로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거물급 배우 황정민. 그는 신작 영화 제작발표회 뒤풀이 이후 귀가길에 들른 집 앞 편의점에서 어쩐지 불량하고 께름칙해보이는 인물들과 실랑이를 벌인다. "여배우 몇 명이랑 자봤느냐"는 무례하기 짝이 없는 도발이 기가 차다. 연예인이기에 겪는 고충이라고 치부하기엔 선을 넘었다. 불쾌한 기분을 안고 겨우 돌아서는 길에 느닷없이 전기 충격기 공격을 받고 쓰러진 뒤 알 …

  • 27

    재난 코미디의 절묘한 조화, '웃픈' 인생 희비극 '싱크홀' [리뷰]

    천붕우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다. 절망 속에도 희망이 있고 어둠 속에도 빛이 있는 법, 이처럼 '웃픈 현생(웃기고 슬픈 현재 인생을 뜻하는 신조어)'의 역설을 유쾌하게 풀어낸 재난 영화 '싱크홀'(감독 김지훈)이다.    부실 공사로 바닥이 기울거나, 종종 단수가 되는 등 불길한 기운을 뿜어내던 서울 변두리에 위치한 한 빌라가 어느 날 갑자기 싱크홀로 빨려 들어간다. 그것도 통째로. 운 좋게 휴가를 떠나거나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집을 비운 주민들이 있는 반면,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는 그야말로 운도 지지리도 없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11년 만에 서울 입성,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평범한 가장 동원(김성균), 그런 그의 집들이에 왔다가 술에 만취해 그대로 잠드는 바람에 덩달아 재난을 맞이한 직장 후배 김대리(이광수)와 인턴사원 은주(김혜준).  그리고 동네의 '프로 참견러'이자 이사 첫날부터 동원과 …

  • 26

    장르적 재미보다 메시지에 치중한 '제8일의 밤' [리뷰]

    붉은 달이 뜨는 밤, 봉인에서 풀려난 붉은 눈이 7개의 징검다리를 밟고 자신의 반쪽 검은 눈을 찾아간다. 마지막 제 8일의 밤, 그 둘이 만나 하나가 되면 고통과 어둠만이 존재하는 지옥의 세상이 열린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제8일의 밤'은 김태형 감독이 6년간 준비해온 데뷔작이다. '뒤통수', '머리카락 사이에 숨어 있는 검은 눈알'이라는 짧은 메모로 시작된 발상은 2500년 전 인간들에 고통을 주기 위해 지옥문을 열려고 했던 요괴를 붉은 눈과 검은 눈으로 나눠 봉인한 부처의 이야기를 마치 실존하는 전설처럼 구현해냈고 이제 다시 '깨어나선 안 될 것'을 막기 위한 이의 사투로 이어진다.  짙은 불교적 색채와 더불어 아주 오래전부터 실존했던 것 같은 요괴 이야기, 그리고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는 붉은 눈과 이로 인해 벌어지는 기괴한 사건들. 이같은 스토리의 구현은 흥미롭고 그럴싸하다. 하지만 막상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허점이 거듭되며 기대를 …

  • 25

    '자산어보' 흑백에서 빛을 찾다 [리뷰]

    흑백으로 빚은 절경은 고요하고 선명하기도 하고, 그러다 퍼뜩 요동치는 생명감이 물결을 이룬다. 따스하고 소소하다가도 강렬하고 원대한 이상과 가슴 저미는 애수가 공존한다. 이준익 감독의 흑백 영화 '자산어보'다.  '자산어보'는 조선의 학자 정약전이 유배지 흑산도에서 수산동식물을 조사해 백과사전 방식으로 기록한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다. 정약전은 '자산어보' 서두에 말하기를 어보를 만들기 위해 섬사람 창대의 도움을 받아 함께 연구하며 책을 완성했다고 한다. 이 짧은 구절로 서로의 벗과 스승이 된 약전과 창대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탄생한 것이다.  영화는 긴박감이 감도는 신유박해 사건으로 포문을 연다. 뛰어난 지식으로 정조의 보호를 받던 정약전 형제들은 정조가 죽고 꼭두각시 순조가 왕위를 물려받게 되며 탄압을 받는다. 당시 조선은 절대적인 유교국가였고, 서양의 종교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왕권 계층에 대한 위협이라 여겼다. 이로 인해 첫째 …

  • 24

    '레미: 집 없는 아이' 버려진 소년과 거리 음악가의 특별한 동행 [리뷰]

    집 없는 소년과 거리 음악가의 특별한 동행과 연대가 따뜻하게 마음을 채운다. 영화 '레미: 집 없는 아이'다.  프랑스 영화 '레미: 집 없는 아이'는 프랑스 국민 작가 엑토르 말로의 '집없는 아이'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1978면 발표 이후 142년간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아동문화의 걸작으로 꼽힌다.  액자식 구성의 영화는 폭풍우가 치는 밤, 무서워하는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한 노인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가난하고 한적한 시골 마을에 살던 소년 레미의 유일한 친구는 소다. 그러나 돈이 없어 친구는 이웃에 팔려가고, 그를 그리워하며 매일 이웃의 외양간에 찾아가 노래를 부른다. 곡명은 알지 못해도 어렸을 때 어렴풋이 들었던 희미한 멜로디를 부르는 레미. 그를 우연히 처음 본 거리의 음악가 비탈리스는 레미의 재능을 발견한다.  '버려진 아이'였던 레미는 양어머니의 지극정성한 사랑으로 밝고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자랐지만, 너무 가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