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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별 영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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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와 함께 원룸에 갇힌 경시생 '옆집사람'

2022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옆집사람'은 원서 접수비 만 원을 빌리려다 시체와 원룸에 갇힌 5년 차 경시생 찬우의 하루를 그린 영화다.  지난 7월 개최된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NH농협상과 코리안 판타스틱 배우상 심사위원 특별언급으로 2관왕을 달성했으며, 세계 3대 판타스틱영화제 중 하나인 제40회 브뤼셀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비롯해 제26회 판타지아국제영화제, 제21회 뉴욕아시안영화제, 제42회 하와이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연이어 초청받으며 작품성과 화제성을 입증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염지호 감독은 '웨잇데어', '이퀄라이저' 등의 단편에서부터 탁월한 기량으로 주목받았다. 촉망받는 신예 염지호 감독의 스크린 데뷔작인 '옆집사람'은 언젠가 자신이 아이디어 노트에 적어 둔 '자다가 깨어났는데 옆에 시체가 있다면?'이라는 한 줄의 흥미로운 문구에서 출발했다. 이렇게 하룻밤 사이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경시생에서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몰릴 기막힌 위기에 처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탄생했다. 지극히 평범한 인물의 일상적인 공간에 파고든 영화적 사건은 생생한 현장감으로 영화 내내 탁월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러한 극한 상황 속에서도 '원서 접수 마감'이라는 '현생'에 얽매여 안달복달 고군분투하는 보통의 청춘 찬우의 모습이 공감과 연민, 때때로 웃음마저 자아낸다. 또한 영화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 무관심한 도시의 익명성과 탐욕과 이기심으로 쉽게 허물어질 수 있는 가치관 등 요즘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염지호 감독은 "이기적이고 남에게 무관심해지는 사람들의 모습과 물질만능주의 같은 내가 보고 느낀 현대사회의 모습을 담아서 풍자해보고 싶었다"고 작품 의도를 전했다. 11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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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농장 지키려는 가족의 여름 이야기 '알카라스의 여름'

'알카라스의 여름'(감독 카를라 시몬)은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 위치한 작은 마을 알카라스에서 3대에 걸쳐 복숭아 농사를 짓던 솔레 가족에게 찾아온 위기를 그린 영화다. '알카라스의 여름'은 첫 장편 영화 '프리다의 그해 여름'으로 전세계 영화제에서 32개 부문 수상, 49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이름을 각인시켰던 스페인 출신 감독 카를라 시몬의 두 번째 장편이다. '프리다의 그해 여름'에서 자신의 어릴 적 기억을 꺼내며 아름다운 세계를 창조했던 감독은 '알카라스의 여름'을 통해 대가족의 이야기를 그리며 더욱 확장된 세계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할아버지와 삼촌이 운영하던 알카라스의 복숭아 농장에 머물던 어린 시절을 토대로 대가족의 드라마를 완성한 감독은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하며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 수상은 카탈루냐어로 된 영화로는 최초의 수상으로 남다른 의미를 더한다. 영화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작은 마을 알카라스를 배경으로, 오랫동안 복숭아 농사를 지어온 솔레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카를라 시몬 감독은 대가족 안에서 자라며 얻었던 정서적 가치와 빛과 나무, 들판, 내리 쬐는 태양 아래 땀을 흘리는 노동 등이 엄청난 영화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가치를 '알카라스의 여름'에 녹여냈다. 솔레 가족이 관리하던 복숭아 농지를 상속받은 지주가 명령서를 보내게 되면서, 하루 아침에 농장을 떠나야 하는 가족의 갈등과 애환은 저물어 가는 한 시대와 지키지 못한 전통에 대한 통찰을 전하며 깊은 여운을 선사할 예정이다. 11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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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서스펜스 스릴러 '캐릭터', 만화가X사이코패스의 공동 작품

다크 서스펜스 스릴러 '캐릭터'(감독 나가이 아키라)를 소개한다.  '캐릭터'는 충격적인 살인 사건을 목격한 만화가가 범인을 주인공으로 한 만화로 대박을 터뜨리며 벌어지는 다크 서스펜스 스릴러다.  착한 성격 탓에 리얼한 악역을 그리지 못해 만년 어시스턴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야마시로 케이고(스다 마사키)는 스케치를 하러 간 현장에서 우연히 끔찍한 일가족 살인 사건을 목격한다. 그날 자신이 목격한 살인 사건을 소재로 그린 서스펜스 만화 '34'가 대히트를 치며 유명 작가가 된 야마시로 앞에 팬이라고 밝힌 모로즈미(Fukase)가 접근한다. 한편, 만화 '34'를 모방한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이를 수상히 여긴 형사 세이다 슌스케(오구리 슌)는 1년 전 살인 사건의 목격자이자 '34'를 그린 작가 야마시로를 찾아간다. 이번 작품은 '몬스터', '마스터 키튼' 등으로 국내외 널리 알려진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걸작 '20세기 소년'을 공동 집필한 나가사키 타카시가 원안과 각본을 맡았다. 나가사키 타카시가 10년에 걸쳐 기획한 오리지널 각본으로 강렬하고 탄탄한 스토리를 예고한다. 여기에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등을 연출한 나가이 아키라 감독이 첫 스릴러 장르 연출을 맡았다.  또한 '캐릭터'는 일본 최고의 스타 스다 마사키와 인기 록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의 천재적 싱어송라이터 Fukase, 원조 꽃미남 배우 오구리 슌이 주연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티저 포스터는 스다 마사키와 Fukase의 강렬한 비주얼을 중심으로 감각적인 색감이 보는 이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미완성의 만화가', '미스터리 사이코패스'라는 의미심장한 카피와 함께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의 눈빛이 긴장감을 자아낸다. '두 사람의 공동 작품, 그것은 연쇄 살인 사건'이라는 카피 역시 궁금증을 자극한다. 10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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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진한 여운의 다큐멘터리 '수프와 이데올로기'

국내외 유수 영화제 수상과 영화계 인사들로부터 강력 추천을 받고 있는 양영희 감독의 '수프와 이데올로기'를 소개한다.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서로의 생각은 다르지만 따뜻한 수프를 나눠 먹게 된 한 가족이 어머니가 평생 숨겨 온 비밀을 알게 되며 점점 서로를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대상에 빛나는 흰기러기상,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 특별상 등 이미 국내외 영화제에서 공개된 후로 호평을 받아온 화제작이다. 특히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우리가 오래도록 곱씹어야 할 생각 거리를 제공한다"(박찬욱 감독), "바로 옆에 살면서 나와는 다른 것을 믿고 사는 사람들. 영화를 보고 나면 우리 사이 그어진 선은 가늘고 얇아진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디어 평양', '굿바이, 평양', '가족의 나라'까지 양영희 감독의 보석 같은 영화들을 보며 가장 경이롭고 궁금했던 인물은 어머니였다.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바로 그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다"(김윤석 배우, 감독) 등 영화계 인사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디어 평양', '굿바이, 평양', '가족의 나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2관왕을 수상, 탄탄히 자신의 작품 세계를 쌓아온 양영희 감독의 작품이다. 감독의 진솔하고 따뜻한 시선과 가족들 간의 오래된 스토리를 돋보이게 하는 섬세한 연출력이 시너지를 발휘해 깊고 진한 여운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개된 티저 포스터는 한 냄비 가득 담긴 수프, 닭 백숙 일러스트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수프는 극중 가족들이 함께 나눠 먹으며 서로를 이해해 나가는 매개체로 톡톡한 역할을 할 예정이다. '수프 한 그릇, 기억 한 국자, 이해 한 스푼'이란 카피 문구와 어우러져 따뜻함이 더욱 배가된다. 따뜻함과 든든함을 동시에 안겨주는 일러스트는 콘티 작가 1세대로 유명한 강숙 작가가 그렸다. 영화는 10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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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로버츠X조지 클루니, 달콤 살벌 로코 '티켓 투 파라다이스'

줄리아 로버츠와 조지 클루니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티켓 투 파라다이스'(감독 올 파커)를 소개한다.  영화 '티켓 투 파라다이스'는 인생 최대의 원수가 되어버린 이혼 부부 조지아(줄리아 로버츠)와 데이빗(조지 클루니)이 하나뿐인 딸의 결혼을 막기 위해 펼치는 달콤 살벌한 로맨틱 코미디이다. 한때, 미치게 사랑했지만 지금은 인생의 원수가 되어버린 이혼한 부부 조지아(줄리아 로버츠)와 데이빗(조지 클루니). 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대형 로펌 입사를 앞둔 딸 릴리(케이틀린 디버)가 여행지 발리에서 만난 운명 같은 사랑과 결혼을 선포하자 딸이 자신들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 볼 수 없는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동맹을 맺고 결혼을 막으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러나 거듭되는 작전에도 불구하고 딸 릴리의 결혼식은 순조롭게만 진행되고 같은 목표를 향해 합심하는 이들도 서로에게 조금씩 감정의 변화가 생기게 된다.  이번에 공개된 메인 포스터에는 미소 짓고 있는 줄리아 로버츠와 조지 클루니의 모습이 담겼다. 한때 사랑했지만 이제는 원수가 돼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리는 이들이 하나뿐인 딸의 결혼을 막기 위해 다시 함께하게 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스토리가 궁금증을 유발한다. 또한 환상의 섬 발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인상깊다.  '티켓 투 파라다이스'는 '귀여운 여인',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노팅 힐' 등 전 세계를 매료시킨 로맨틱 코미디의 아이콘 줄리아 로버츠와 '미드나이트 스카이 ', '머니 몬스터', '헤일, 시저!', '투모로우랜드', '그래비티' 등 연기, 감독, 제작까지 다방면에서 인정받고 있는 할리우드 대표 멀티테이너 조지 클루니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오션스 일레븐', '오션스 트웰브', '컨페션', '머니 몬스터'에 이은 다섯 번째 스크린 만남으로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예고한 두 사람이다.  여기에 '맘마미아!2' 올 파커 감독과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타이틀 제작으로 더욱 기대를 모은다. 10월 1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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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펀: 천사의 탄생' 13년만에 돌아온 에스더

'오펀: 천사의 탄생'(감독 윌리엄 브렌트 벨)은 부유한 가족의 실종된 딸 에스더로 위장한 사이코패스와 이에 맞서 가족을 지키려는 엄마와의 대결을 그린 영화다.  엄청난 비밀을 숨긴 사이코패스가 에스토니아의 정신병동을 탈출, 부유한 가족의 실종된 딸 에스더로 사칭해 미국에 온다. 재회의 기쁨도 잠시, 어딘지 낯선 딸의 정체를 눈치챈 엄마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에스더와 맞서는데, 누구도 상상 못한 충격적인 반전이 기다린다. 전편이 한 소녀가 입양되면서 시작된 불길한 사건과 상상조차 불가능한 엄청난 반전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딸인 줄 알았던 에스더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한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더욱 막강한 반전을 예고한다.  영화는 이미 해외에서 "원작을 능가하는 흔치 않은 프리퀄"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어 기대를 높인다.  13년 만에 돌아온 에스더는 이미지만으로도 반가움과 공포를 준다. 제작진은 "에스더는 굉장히 명석하고 사람을 조종하는 데 대가이며, 이간질하는 능력이 있다. 자신이 절대 평범해질 수 없는 괴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이야기는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파괴적인 일들에 주력한다"고 설명했다.  열두살 나이에 소름 끼치는 연기를 펼친 이사벨 퍼만이 13년 만에 또 다시 같은 역으로 돌아왔다. 여기에 '본' 시리즈와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를 통해 사랑 받은 줄리아 스타일스가 출연한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할리우드의 공포영화 전문 제작사인 다크 캐슬이 제작을 맡고, '더 보이' 시리즈의 윌리엄 브렌트 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제임스 완 감독의 '컨저링2', '컨저링3: 악마가 시켰다'의 각본가가 스토리와 프로듀서로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고, 세계적인 특수효과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13년 만의 화려한 귀환을 기대케한다. 10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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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불안 심리 자극하는 공포 스릴러 옴니버스 '기기묘묘'

사회의 불안한 초상을 한국형 괴담으로 녹여낸 공포 스릴러 옴니버스 영화 '기기묘묘'(감독 이탁, 남순아, 심규호, 김동식)를 소개한다.  '기기묘묘'는 클레르몽페랑단편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최고의 영화제가 먼저 알아본 공포 스릴러 옴니버스 영화다.  땅을 둘러싼 이웃들의 질투와 대립, 의심 등을 버무린 부동산 스릴러 '불모지', 죽은 어머니의 유산에 대한 극한의 공포심을 통해 엄마와 딸의 기이한 관계를 보여주는 '유산', 낙향한 청년과 괴인의 기묘한 만남을 통해 젊은 세대의 불안감을 은유한 '청년은 살았다.', 산 속에서 아들을 메이저리그에 보내려는 아버지와 그에 저항하는 아들, 기묘한 남자의 만남으로 학구열에 대한 공포를 담아낸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까지 현대인의 심리를 예리하게 관찰한 네 편의 이야기가 담겼다.  공개된 메인 포스터는 조각난 유리조각 속 인물들을 부각하며, 각각의 불안하고 난처한 상황을 예고하고 "눈 가리고 귀를 막아도"라는 카피가 더해져 피할 수 없는 공포를 암시한다.  '기기묘묘'는 현대 사회에 만연한 공포와 사람들의 불안감을 담아내며 몰입감을 더하는 작품이다. '불모지'는 최근 가격 폭등 이슈 등으로 들썩거리는 땅(부동산)을 둘러싼 스토리로 시의적절한 에피소드이며, 공포 혹은 애정 등 다양하게 묘사되는 모녀 관계를 담아낸 '유산', 근원을 알기 힘든 청년의 불안감을 암시하는 '청년은 살았다.' 그리고 부모님의 지나친 교육열과 그에 지친 자식 간의 이야기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등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가 오히려 공포심을 자극한다.  이처럼 현실적 공포감이 기저에 깔려 있긴 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충격적이고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흥미를 자극한다. '기기묘묘' 세계관 속 어두운 상상력은 기묘하고 독특하다. '불모지'에서는 이웃 텃밭에 죽은 남편의 시신을 묻어달라고 한다거나, '유산'에서 엄마의 기운이 온 집 안을 감싸는 점, 낙향한 마을에서 괴인을 만나는 '청년은 살았다.' 그리고 산 속에서 아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꾀하는 아버지까지 기기묘묘한 인물과 설정들이 호기심을 더한다.  공포의 묘미를 담아낸 초현실 판타스틱 공포 스릴러 옴니버스 영화 '기기묘묘'는 9월 22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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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혁명' 거리로 나온 700만 홍콩 시민들의 눈물과 분노

중국의 범죄인인도법안 일명 송환법에 맞선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를 생생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 '시대혁명'(감독 주관위)을 소개한다. 2019년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를 고스란히 담은 다큐멘터리 '시대혁명'은 작년 칸 영화제에서 깜짝 상영으로 화제가 된 후, 대만 금마장 영화제에서 최고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시대혁명'은 그동안 언론보도에서 볼수 없었던 중국의 무자비한 폭력 진압에 맞서는 홍콩시민들의 모습을 여과없이 그려냈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의 시발점이 된 범죄인 인도법은 중국 정부가 부당한 정치적 판단을 바탕으로 홍콩의 반중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해당 법안을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거세게 반발을 일으켰다. 700만 홍콩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며 국제적으로 커다란 화제와 지지를 얻었다. 이후 다큐멘터리로 제작됐지만 중국의 상영불허로 홍콩에서는 상영되지 못하고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 특별 초청돼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시대혁명' 메인 포스터는 시위에 참여하며 인터뷰에 응한 다양한 홍콩시민들의 모습 속에 친중 강경파인 캐리 람 전 행정장관과 시위를 진압하는 홍콩 경찰들의 모습이 담겼다. 더불어 제74회 칸 국제영화제 초청으로 검증받은 작품성과 로튼토마토 팝콘지수 100%을 기록한 '시대혁명'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타오른 700만 홍콩시민들의 눈물과 분노! 국내 뉴스에서 볼수 없었던 투쟁의 현장이 라이브 된다'는 강렬한 카피로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10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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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의 중고거래, 옴니버스 힐링 영화 '거래완료'

옴니버스 힐링 시네마 '거래완료'(감독 조경호)를 소개한다.  '거래완료'는 꿈과 희망, 추억을 중고 거래하는 사람들이 다섯 가지 사연으로 얽힌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 힐링 시네마로 신예 조경호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중고 거래 앱에 올라온 다섯 개의 물건, 다섯 명의 판매자와 다섯 명의 구매자. 그리고 이들의 거래를 기록하는 한 명의 작가. 다섯 개의 물건을 둘러싼 예측불허의 모험이 시작된다.  영화는 대중적이면서도 신선한 중고 거래를 소재로 5개의 에피소드를 유기적으로 구축한 옴니버스 영화다. 초등학생부터 사형수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만남과 거래가 빚어낸 예측불허의 전개가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전석호, 태인호, 조성하, 이원종 등 믿고 보는 베테랑 배우진부터 최예진, 채서은, 최희진 등 떠오르는 신예 배우들이 출연한다.  '거래완료'의 각본을 쓰고 연출한 신예 조경호 감독은 7년간의 회사생활을 뒤로하고 영화감독의 꿈을 위해 뒤늦게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했다. 첫 장편 '거래완료'를 통해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3관왕에 이어 제41회 하와이국제영화제, 제25회 밴쿠버아시안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에 잇달아 초청되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사랑스럽고 유머러스하고 활기찬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커다란 기쁨이다"라는 하와이국제영화제 프로그래밍 디렉터 안나 페이지(Anna Page)의 애정 어린 찬사를 받았다.  이번에 공개된 '거래완료' 포스터는 청명한 가을 하늘의 야구장 앞에서 무언가를 주고받는 어린이와 어른의 모습이 담겼다. 아이는 극 중 쌍둥이 군단의 광팬 재하 역의 임승민이고, 어른은 전직 야구선수 광성으로 분한 전석호다. '이 거래의 끝엔 또 다른 시작이 있을 거예요'라는 카피를 통해 두 사람이 어떤 거래를 하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으며,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질 에피소드가 무엇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한 야구 점퍼를 비롯한 다섯 개의 물건을 상징하는 일러스트 또한 극 중에서 중고 거래를 중심으로 펼쳐질 다섯 가지 이야기를 예고한다. 10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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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감독X설경구 주연 '소년들', '삼례 나라슈퍼 사건' 실화

대한민국 영화계의 명장 정지영 감독과 대한민국 대표 배우 설경구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소년들'을 소개한다.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에 대한 재수사에 나선 수사반장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1999년에 발생한 삼례 나라슈퍼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이다.  우리슈퍼 강도치사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수사반장 황준철(설경구)은 범인으로 내몰린 소년들을 비롯해 사건의 피해자이자 유일한 목격자 윤미숙(진경), 당시 담당 형사였던 최우성(유준상) 등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을 차례로 만나며 진실을 바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번에 공개된 그날의 사건 포스터는 어두운 밤, 작고 오래된 동네 슈퍼마켓 앞을 달리는 세 사람의 역동적인 실루엣이 담겼다. 어둠 속 밝게 빛을 비추는 가로등 아래 셔터를 굳게 내린 우리슈퍼의 모습은 하루아침에 일상의 공간에서 사건 장소가 되어버린 그곳에서 그날 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그날의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고조시킨다. '그날 그곳에 진실은 없었다'라는 카피는 억울한 누명을 쓴 소년들 앞에 벌어질 일들과 더불어 예측불허 전개를 예고한다. '소년들'은 '남부군' '하얀 전쟁' '부러진 화살' '남영동1985' '블랙머니'까지 지난 40년간 숱한 화제작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의 이면을 조명해온 한국 영화계의 명장 정지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배우 설경구를 중심으로 유준상, 진경, 허성태와 염혜란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또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에 공식 초청돼 기대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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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헌트' 이정재 감독, '능력자' 발견 [인터뷰]

범상치 않다. '잘 빠진' 첫 연출작에 담아낸, 이토록 깊이 있는 함의가 놀랍다. 30년차 배우 타이틀과 더불어 준비된 연출가의 자질을 드러낸 이정재, 알고 보니 대단한 '능력자'였다. "눈물로 지새운 밤이었다." 너스레 섞인 말이지만, 지난 4년간 첩보 액션 영화 '헌트'의 각본, 연출, 연기, 제작까지 모든 것을 감내했던 이정재의 치열했던 순간이 담긴 소회다. '헌트'는 80년대 군부독재를 배경으로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한 스토리를 풀어가는 첩보 액션이다. 암울했던 시대적 상황부터,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김정도(정우성) 세력의 치열한 심리전과 거듭되는 반전, 그리고 미국 일본 태국 등을 무대로 펼쳐지는 압도적 총격 액션과 작품 전반을 지배하는 감각적인 미장센. 이처럼 방대한 스토리와 스케일을 아우르며 궁극적으로 담아낸 영화적 메시지까지. 여느 감독의 첫 연출작이라 해도 놀라운데 무려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이라니 여러모로 허를 찌르고 감탄을 부른다. '헌트'는 개봉 이전부터 칸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그제야 한시름 놨을 이정재 감독이지만, 그동안의 마음고생과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였다. "제가 잘못 시도했다가 꽤 많은 비난을 받게 되면, 제 연기 커리어에도 크나큰 지장이 있지 않을까 그런 불안감이 많았다." '헌트'는 본래 배우로 출연 제의를 받은 작품이다. 대의를 위한 두 남자의 각기 다른 선택이 현시점에도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기에 제작을 결심했다. 감독을 찾아나섰지만 모두 연출을 고사했다. 여러가지 이유에서였다. '남산'이란 이름의 초고를 구입할 당시만 해도 액션은 없었고 철저히 스파이 장르물에 집중된 시나리오였다. 액션도 등장해야 하고, 동시에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도 살려야 함은 물론 새로운 주제도 찾아야 했다. 그러다 결국 자신이 맡게 됐단 이정재다.   "연기자 출신의 연출이라는 리스크가 있기에 시나리오로 입증해야만 했다"는 그는 "스파이 장르물이 볼땐 좋았는데 막상 쓰다 보니 너무 지루했다. 이 템포론 안 되겠다 싶어 다양한 아이디어와 상황을 넣고 액션을 계속 배치했다. 서스펜스와 스릴러가 같이 혼용되는 스토리 안에서 뜬금없이 액션이 나오면 안 되니 그럴싸하게 짜 맞추는 과정이 매우 어려웠다. 원래는 원톱 시나리오에서 투톱 구조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도 어려웠다. 발란스를 맞추는 과정이었다"고 했다. 꿈에선 풀릴까, 맨 정신에 안 풀린 땐 술도 마시면서 써보고, 봉준호 감독은 카페에서 시나리오를 쓴다던데, 그래서 카페도 가봤다. 이같은 창작의 고통에 빠져 보낸 중에도 이정재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였다. 상업영화로서 장르적 재미도 충실해야 하지만, 관객이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를 같이 호흡하며 공감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했다. 이정재 감독이 궁극적으로 담고 싶은 주제는 대립과 갈등, 믿음과 신념이란 딜레마였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1980년대는 물론이고 현재도 우리는 끊임없이 대립하고 갈등한다. 우리를 대립하게 만드는 개인의 신념이 어디에서 왔을지, 그것은 옳은 것인지 질문하고 싶었다." 이정재 감독의 주제 의식이 이토록 깊고 진지하다. "너무 전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불편했다. 영화 제작 당시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기였다. 온 국민이 예능보다 정치 사회 뉴스에 더 관심이 높을 때였다. 너무나 양극화로 갈라져 서로 대립하고 분쟁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왜 싸우고 있을까. 우리의 가치관이나 이념이 과연 옳은 것인가' 많은 생각이 들더라. 이런 주제로 캐릭터를 잡아나갔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박평호와 김정도다. 각각 처해진 상황과 수단은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자신이 가진 이념이 정의롭지 않다는 걸 깨닫고 다시 올바른 신념을 찾아 행동하는 이들이다. "인물이 가진 목적이 중요했고, 그 목적은 주제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는 감독은 이런 인물을 부각한다면, 주제가 전면에 드러나지 않고도 잘 드러날 수 있을 거라 여겼다.   그렇게 탄생한 두 인물의 팽팽한 대립과 치밀한 심리전은 정밀하고 사실적인 당시 시대상과 더해져 더욱 강한 몰입과 감상을 전한다. 실제 미얀마 아웅산 폭탄 테러, 이웅평 대위 귀순 사건 등, 80년대 전반의 시대적 분위기와 사건이 내포한 의미를 영화적으로 절묘하게 녹여낸 지점은 특히 놀랍다. 시대와 의미를 꿰뚫고 있는 감독의 시선과 영리한 장르적 활용까지 담긴 탓이다. 정작 감독은 "실제 사건이 연상되어질 수 있는 장면들을 어디까지 영화적 표현과 상상력으로 작업해야 하는지도 고민이 많았던 지점"이라고 했다. 칸 상영 당시 80년대 정치 상황과 군부정권의 악행을 모르는 외국인들이 어려워하는 반응을 보며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부터 급히 수정과 편집에 돌입하기도 했다. 우리는 단어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대사나 표현과 장면들을 좀 더 상세히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찍어놓은 컷들의 이유와 목적이 다 있는데 이를 다시 편집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럼에도 관객이 더 이해하기 쉬운, 재밌는 영화를 선사하는 것이 각본가이자 연출자이자, 제작자로서의 책임이라고 여겼기에 물리적인 제약에도 집념을 발휘했던 그다. "삶에 책임감을 갖고 사는 것이 당연히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연기자로서만 살았을 때는 현장 안에서만 교류했지만, 연출을 하다보니 숨은 스태프들을 모두 만나게 된다. 그들은 영화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많고 단 한 컷의 변화로 인해 많은 노력이 들어도 작품이 좋아질 수 있다면 끝까지 해낸다. 그들이야말로 아티스트다." 영화판에서 흔히들 하는 얘기는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는 것이다. 이정재는 배우로서 현장을 겪을 때도 결코 동의하지 못했던 말이다. 그는 "제가 각본도 쓰고 연출도 하고 출연도 하고 제작도 참여했지만, 영화는 감독의 것이 아니다. 그건 결코 아니다. 이번에도 가장 많이 깨달은 것은 공동의 작업이기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더욱 설득력을 가져야 된단 생각으로 임했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 다가가려 했던 부분이 담긴 작품"이라고 했다. 4년동안 끝없는 고민 속에 드디어 세상 밖에 나온 '헌트'다. 제법 후련한 마음도 있다. 이 모든 과정 속에서 내내 곁을 지켜준 정우성의 존재는 그에게 더없이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우성 씨와 제가 생각이 같다. '태양은 없다'처럼 유쾌한 영화는 당시 우리 나이와 어울리는 역할이고 이야기였다. 지금은 반백년을 살았는데, 영화 홍보차 예능에서 재롱은 피울지언정 '왜 이런 영화 만들었어요? 왜 이런 캐릭터 연기했어요?'라는 질문은 의미가 다르다. 죽을때까지 남는 영화에서 지금 우리 나이와 의미에 걸맞은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속 깊은 얘기를 털어놓는다. '헌트'가 갖는 의미는 이처럼 진중하고 깊다. 이정재는 대한민국 대표 아티스트로서 대중에 끼치는 영향력을 어떻게 발휘해야 옳은지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다. "다시는 연출 안 맡겠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벌써부터 차기작이 기다려지는 이정재 감독이다. 사진=메가박스 중앙 플러스엠 제공

'헌트' 정우성, 그답다 [인터뷰]

정우성은 참 한결같다. 성실하고 바람직한 삶의 태도, 여기에 굳건한 신의를 지킬 줄 아는 이다. 시종일관되게 걸어온 삶의 방식과 품격에 감화될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청담 부부'라는 팬들의 애칭이 붙을 만큼 두텁고 오랜 우정을 자랑하는 정우성, 이정재는 23년 만에 한 작품에서 조우했다. 무려 이정재가 연출한 첩보 영화 ‘헌트’다. 대중이 반가운 기대감을 갖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정우성은 이정재의 캐스팅 제안을 무려 3년간 거절했다. '삼고초려' 끝에 성사된 만남이었다니, 다소 의아하지만 속내를 들으니 충분히 그답다. 정우성이 전한 이정재 감독의 연출 계기는 이렇다. 4년 전, 이정재가 '남산' 시나리오 초고를 두고 제게 제작 의지를 밝혔다. 정우성 또한 둘이 같이 연기하면 좋겠단 생각은 내심 있었다. 작가와 감독을 구하는 동안 파트너이자 동료로서 조력하고 응원했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 이정재는 부침을 겪었고, 계속해서 정우성과 의견을 주고받고 스스로 시나리오 수정 작업을 했다. 그러다 주변에서 '직접 하는 게 어떠냐'는 얘길 들었다. 이전까지 한 번도 연출에 뜻을 둔 적 없었고 당시 정우성이 연출작 '보호자'를 준비할 때인데, 이를 보면서도 '죽어가는 거 아니냐'라고 걱정했던 이정재다. '나한테 감독 연출 직접 해보라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이정재가 물을 때 정우성은 그냥 웃었다. "이 양반도 진짜 고생길로 접어들려 하는구나" 속으로 그리 생각했단다. 결국 결단을 내린 이정재는 제작, 각본, 연출은 물론 연기까지 직접 하고 심지어 제게 배역을 권유했다. 정우성이 이를 계속 거절한 이유는 친우에 대한 깊은 애정과 염려, 그리고 관객에 대한 예의와 진심 때문이었다. "그저 우리만의 의미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작은 사이즈의 영화도 아니고 연출 도전만 잘해내기도 힘든데, 여기에 우리 둘이 출연한다면 '저들끼리 북 치고 장구 치고, 얼마나 잘하나 볼까'하는 시선까지 견디기 힘들지 않겠나. 더 날카로운 평가의 기준이 있을 거다. 그러니 연출만 해서 그나마 가벼운 발걸음으로 도전을 이겨냈으면 한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나 이정재는 확고했다. 이에 "진짜 고난의 길을 가려고 하는구나. 오케이, 그렇게 마음 억었다면 바구니에 든 계란이 다 깨진다 해도 부딪혀보자. 치열하게 만들어보자" 결심한 정우성이다.       공동 제작이란 타이틀, 이정재의 연출 도전, 오랜만의 조우까지. 부담이 큰만큼 정우성은 더 치열하게 연기했다. 촬영장도 매순간 교감하며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작은 감정은 다 던져버리고 서로의 감정에 여유를 두지 않고 견제했다. 우리가 맛봐야 할 감정은 이게 아니라고 되새겼다." 그러면서도 이정재가 지치지 않길 바라고 지켜볼 뿐이었다. 정우성 또한 연출하며 빠져드는 외로움을 익히 알기에, 이정재의 그런 모습이 포착되는 때가 있었고 그때마다 짠하기도 했다고. 이 모든 것을 감내하고 작품을 완성한 친구가 자랑스럽고 뿌듯했단 정우성이다. "우린 서로에게 바라는 게 없다.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응원한다. 단 한 번도 서로에게 '왜'라고 물은 적 없다. 어떤 선택을 하든, 결과가 어떻든 바라보고 응원하고 본인이 가져야 할 의미를 함께 공유한다."  그렇게 탄생한 '헌트'는 80년대 군부독재 시절을 배경으로, 안기부 조직에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한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의 밀도높은 심리전부터 '대한민국 1호 암살'이라는 키워드로 이어지는 방대한 스토리와 액션, 사회적 함의와 압도적 미장센까지 퍽 놀라운 결과물로 완성됐다. 개봉 전부터 칸 영화제 공식 초청 등, 범상치 않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정우성은 "우리가 담은 의미, 물론 이것이 전부가 아닌 영화의 본질적 재미와 캐릭터를 구현하는 연기적 완성도까지 나쁘지 않게 해냈구나" 싶어 비로소 안심했다.  30여 년 전 두 청춘스타들이 세월이 흘러 이처럼 깊이 있는 주제의식을 통찰해 의미 있는 작품을 직접 만들고, 해외에서도 그 작품성을 인정받는 현실을 보니 이들이 차곡차곡 걸어온 길과 그 영향력이 새삼 놀랍고 이토록 멋스러울 수가 없다. 정우성은 "시사회 직후 동료 분들이 '좋은 자극 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하더라. 그 말에 여러 요소가 내포된 것 같았다"는 정우성은 "어쩌다 보니 운이 좋아서 새로운 한국 영화 부흥기라고 일컬어지는 90년대에 우리가 데뷔했고 청춘스타 수식어를 얻으며 외형적으로 좋은 모습만 보였는데, 그 긴 시간 동안 두 친구가 얼마나 영화에 진지하게 임하고 고민했는지 이 작품을 통해 그 의미와 진정성이 잘 전달된 것 같아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정우성이 연기한 김정도는 그야말로 배우 본연의 성정이 연상되는 인물이었다. 이정재 감독은 배역을 제안할 때 배우가 지닌 본연의 색깔은 물론 팬의 입장에서 그 배우에게 보고 싶은 연기까지 고려했다고. 강인하고 강직한 성품을 지닌 김정도는 군인 출신으로 군사 쿠테타에 가담했지만 이에 대한 죄책과 부채감을 가진 인물이다. 이런 인물을 연기하는 정우성의 마음가짐 또한 너무도 그다웠다. "실제 5.18 민주항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우리 사회가 합의하는데도 긴 시간이 걸렸다. 사건 자체에 대한 아픔과 상처도 깊은데, 지금까지 상처를 주고 생채기를 내는 긴 시간이 계속됐다. 정우성이란 사람은 그 역사적 사건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많은 아픔을 줬는지 지켜본 사람이잖나. 개인적인 소회도 인물에 함께 얹어질 수밖에 없더라."    그가 말하길 김정도는 군인으로서 의문을 가졌다. 이 같은 폭력이 가해지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고민을 객관화하며 생각했다. 또 잘못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신념과 딜레마에 빠진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이 딜레마를 가져갈 수 있는 원동력은 피해자에 대한 공감과 아픔, 억울함과 한이라고 봤다. 이에 대한 절대적인 공감이 필요했고 김정도라는 사람의 내면에 이런 한을 집어넣고 연기했다고. 덧붙여 "폭력에 대한 바로잡음, 평화에 대한 갈구는 김정도와 박평호 모두 일맥 하지만, 분단된 현실에서 한 방향으로 향해 갈 수 없다. 이런 두 인물이 각자의 신념적인 행동을 하고자 했을 때, 그 뜨거운 열기가 마주할 때 이 두 존재감은 서로 각인이 된다. 박평호와의 대립 관계 안에서 완성될 수밖에 없는 캐릭터 구성이다. 부딪히면 깨질 수밖에 없는, 그러나 서로 닮아있는 모습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설명이다.  "예전부터 주어지는 성공, 찬사 그런 수식어에 머물러지 있지 않으려 했다. 이다음에 할 수 있는 게 뭘까를 선택했다. 그렇게 서로에게 긍정적 자극을 줬고 커다란 위로가 되기도 했다. '헌트'는 우리 만남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우리가 그 긴 시간 동안 시간과 경험을 허투루  쓰고 있진 않았구나 하는, 두 배우가 영화인으로서의 삶을 입증하는 작품이었으면 한다"는 정우성의 진심이다. "그래도 우리가 함께 활동하는 걸 재밌어해 주시고 긍정적으로 봐주시니 용기를 얻게 된다.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다양한 도전과 노력을 해볼 필요는 있겠다고 서로 생각을 나누고 있다"는 그의 말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정우성의 연출작 '보호자'도 시작이 좋다. 엄청난 호평과 함께 토론토영화제에 초청됐다. 정우성은 "미사여구가 너무 좋아 큰일났다"며 기분 좋은 너스레지만, 오랜 연륜을 헛되이 쌓지 않은 이들의 진심이 일으킨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닐까 싶다. 사진=메가박스 중앙 플러스엠 제공

'비상선언' 임시완, 해사한 얼굴에 광기가 서릴 때 [인터뷰]

맑고 해사한 얼굴 이면에 섬찟한 광기가 어릴 때,, 그 충격의 여파는 더욱 거세다. 배우 임시완의 놀라운 '변신'이다. 인천공항을 배회하며 승객이 가장 많은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문의를 하는 남자. 탑승객의 개인 정보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는 승무원의 말에 싸늘한 눈빛으로 욕설을 내뱉는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비밀스러운 행동을 하던 그는 자신을 지켜본 아이를 발견하고 불쾌감을 표현하고, 결국 아이가 탑승한 비행기의 편명을 알아내 비로소 행선지를 정한다. 천진한 얼굴로 마치 한 판 게임을 즐기듯 이유와 목적 없이, 기내에 생화학 테러를 일으키는 사상 초유의 테러범. 배우 임시완이 항공 재난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에서 연기한 진석이다. 대담하고 유연한 연기다. 특히 그 맑고 고운 얼굴이 급발진 분노를 일으키며 순간적으로 돌변하고, 선량한 사람들에게 피해의식이 발동돼 집요하게 시비를 걸면서도 태연한 그 모습은 실로 어디선가 존재할법한 인물처럼 여겨졌기에 더 소름 끼쳤다.. 관객들은 물론이고, 함께 연기한 송강호 이병헌 등 기라성 같은 대배우들도 극찬을 보낼 정도였다. 이에 임시완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배님들께 연기에 대해 칭찬을 받는다는 건 정말 저로서는 굉장히 기분 좋고 감사하고 뿌듯한 일이었다. 팬들 반응 중에 '눈이 돌아있다'고 표현해주신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연기를 잘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어딘가에 실존하고 있을 것만 같은 인물이라는 평가는 그만큼 현실감이 있다는 거라서 제게는 너무 큰 칭찬"이라고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진석은 서사가 배제된 '빌런'이다. 엄청난 생화학 테러를 일으키면서도 이유와 목적이 없다. 자신마저 위험할 걸 알면서도 자폭을 감내하고 미친듯이 폭주한다. 임시완은 서사가 없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반면, 일종의 해방감도 느꼈다. "대본을 보며 처음 접했던 진석의 인상은 절대악이었다. 악역인데 서사가 아예 없었다. 일말의 정서적인 교감의 여지조차 없는 악역이란 점이 기존의 악역과는 달랐다. 연기할 땐 좀 더 다양하고 자유롭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악역은 비교적 표현 방식과 폭이 넓다. 중점을 둔 건 '어떻게 해서 나쁘게 보일까, 돌은 연기를 할까'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이미 정상적인 범주의 사람이기에 아예 왜곡된 가치관에 의해 만들어진 신념에 따라 행동했다"고 말했다. 임시완이 좋아하는 빌런의 형태는 '어벤져스'의 타노스, '킹스맨'의 발렌타인이다.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가진 신념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임시완 또한 진석만의 명확한 서사와 신념을 스스로 갖추려 했다. 그가 말하길 아마도 시작은 왜곡된 가치관이다. "그럴듯한 헛소리를 한다. 본인의 가치관에선 인과관계가 형성돼 있는데 그 자체에 모순이 있다"고 했다. 그렇게 임시완이 쌓아 내려간 인물의 서사는 꽤 흥미롭고, 세밀하며, 그럴싸했다. "어렸을 때부터. 발랄한 성격도 아니니 혼자 주눅 들어 있을 거다.. 어느 집단을 가나 나쁜 류의 사람은 있다. 이런 사람을 괴롭히려는 유형, 괴롭힘 당하는 걸 보면서도 도와주지 않는 유형. 그런 집단들에 의해 놀림거리가 됐고 폭행도 당했을 거다.. 그런 것들이 계속 쌓이니 점점 사람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이에 대한 생각들이 건강하지 않게 흘러가는 거다. '저들이 나를 왜 괴롭히지', 방관하는 사람들에게 피해의식도 있었을 거다. '왜 내가 당하는데 도움 주지 않지'. 혼자 건강하지 않은 정신으로 고찰을 시작했을 거다.. 그러면서 '저런 것들은 인간적으로 미개해서, 발전하지 못해서, 퇴화된 감정이다' 이런 식으로 귀결됐을 거다. 저들이 미개해서 그런 거라며 본인 스스로 위로하며 버텼을 거고,, 그러는 동안 증오감도 쌓였을 거다.. 그 끝에 '이 미개한 사람들은 존재 자체가 필요 없다'라고 생각하고, 급기야 필요 없는 사람들을 본인이 스스로 신성한 정화작용을 해야겠다고 귀결됐을 거다."   이토록 길고 세세하며 깊이 있는 인물 서사 과정을 단숨에 설명한 그는 "이렇게 좀 서사를 만들어봤습니다"라고 생긋 웃어보인다. 연기에 대한 진지한 열정은 물론, 절로 눈이 빛나는 그를 보면 얼마나 연기를 즐기고 있는지가 고스란히 엿보인다. "일관적인 당위성을 갖고 가야겠단 생각이었다. 서사 없는 악역을 맡는 것이 배우로서는 창의적인 일이었다"며 즐거워한 그는 ""어찌 됐건 저는 연기로서 대화하고 칭찬받고 인정받는 게 세상 제일 큰 기쁨이다. 그걸 위해 집요하게 하고 일부러 더 생각하고 고민하는거다. 잘했다는 칭찬을 들을 때 진심이 느껴진다. 이를 얻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이라며 천진한 미소다. 사실 가장 신경쓴 건 영어 대사였다. "영어는 어떻게 보면 기술적인 거다.. 교포처럼 영어를 해야 하니까 발음 위주로 영어 연습을 많이 했다. 적어도 언어로 인해 연기에 발목 잡히면 안 되겠단 생각 때문에 더 많이 연습했다"고. 임시완은 학구파다. 이병헌도 말하길, 현장에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호기심이 많은 친구라 더 기특했다 한다. 임시완은 "제가 그렇게 질문을 많이 했는지 몰랐다"고 쑥스러워하면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배님들이기에 저는 선배님들의 가치관, 평상시 취미 생활 등도 궁금했다. 그런 일련의 가치관과 생각들이 결국은 훌륭한 연기를 할 수 있게끔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 내가 찾는 정답과 비슷한 모습일 거라고 생각한 기대감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같이 작업하며 호흡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발전하는 것이었다고 감사를 전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비상선언'이 제게 선물과도 같은 작품이라 말한다. "훌륭한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모인 작품이다. 저는 오히려 작품의 메시지와 미덕까지 파고들 겨를이 없었다. 당장 눈앞의 진석이란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 것인가, 제가 적어도 피해가 되면 안 되니까 제 역할만 해내기에도 벅찼다. 감독님과 선배님들 덕분에 제가 연기를 잘한 것처럼 보인 것"이라고 겸손이다. 연기를 한 지 어느덧 10년이 됐다. 임시완은 세세하게 따져보면 짧고 굵은 터닝포인트가 있었다고 했다. "처음 연기 시작한 것이 '해를 품은 달'이었다. 그 작품으로 제가 연기를 계속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고, '변호인'은 연기 정점에 서 계신 선배님들과 같이 작업하며 제가 연기자로서 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미생'은 저에게 있어 굉장히 큰 긍정적인 이미지를 준 작품이다. 여기에 '불한당'은 저만의, 저 스스로의 어떤 이미지 속에 갇힐 수 있다는 위험에서 벗어나게끔 해준 결정적인 작품일 수도 있단 생각이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연기하고 싶다. "연기가 적성에 너무 맞다. 그리고 제가 이 직업을 선택한 이후, 그래도 처음으로 대중에게 인정받은 장르이기도 하다. 계속해서 자연스럽게 평상시에도 생각나는 것이 연기"라고. 연기가 즐겁고, 각별하다. 임시완이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다.     사진=쇼박스 제공

'비상선언' 한재림 감독이 본 희망 [인터뷰]

한재림 감독은 희망의 연대를 꿈꾸는 사람이다. 사람 사는 세상의 따뜻함, 그 가치를 안다.  한재림 감독이 10년간 준비한 작품,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생화학 테러가 벌어진 비행기 안에서 재난에 맞서는 지상과 상공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 영화다. 감독은 오래도록 준비한 '비상선언'을 선보이기 전, "재난에 마주한 사람들, 재난에 맞서 싸운 사람들, 그리고 지쳐 있던 우리 모두에게 자그만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라는 진심의 말로 영화를 소개했다. 영화는 테러 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재난 앞에 선 사람들 각각의 감정과 드라마에 집중한다. 누군가는 재난의 씨앗이 되고, 누군가는 재난 앞에 나약해지지만, 그 누군가는 용기 있는 결정을 내린다. 선량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연대, 그리고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숭고한 선택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비상선언'이다.   한재림 감독이 10년 전 시나리오를 받았을 당시, '우아한 세계'를 끝내고 '관상'을 찍기도 전이었다. 당시 항공기 테러 사건 설정이란 큰 틀은 재미있었지만, 뒷부분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또 무슨 말을 전해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의 재난 상황을 지켜보며 이 작품을 통해 관객에 어떤 의미를 전해줘야 할지 감이 잡혔다. 막상 작품을 세상에 내놓을 때쯤 실제로도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재난이 전 세계를 지배하고 마비시킨 현실은 새삼 놀라웠다. "어떻게 영화적 상상이 현실이 되나 기막힌 감정도 들었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하지만 제가 작품을 통해 담고자 했던 의미가 실제로도 이뤄지고 있다는 것에 안도하기도 했다." 비록 어쩔 수 없는 재난을 맞닥뜨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고 의미 있게 잘 이겨내고 있는 사람들, 그 속에서 피어난 희망을 담고 싶었고 실제 상황에서도 이를 발견했던 감독이다. 이를테면 "가장 인상 깊었던 게 이탈리아에서 격리 중인 사람들이 방에 갇혔지만 창밖으로 나와서 노래를 합창하는 장면"이다. 감독은 "이런 조금의 따뜻함, 연대감이 이 세상이 주는 재난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라고 봤다. 항간엔 '더킹' 때부터 지금의 '비상선언'까지 감독의 예지력이 실로 놀랍단 반응도 있다. 이에 한재림 감독은 억울하단다. "법이라는 것이 절대적으로 보여지지만 그걸 다루는 건 사람이고, 그렇기에 사람이 중요하다는 걸 말하는 게 '더킹'이었는데 하나의 예언, 예고처럼 돼버려서 정말 싫었다. 그래서 장르영화를 하면 이런 일이 안 일어나겠지 했는데, 또 코로나가 벌어졌다. 이미 그때는 캐스팅이 완료됐고 촬영 들어가기 일보직전이라 안 할 수도 없었다. 또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관객에 새로움을 주고 싶은데 억울했다. 다음 작품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감독은 재난 영화란 장르를 취하며 윤리적 문제에 부딪히기도 했다. '공포심을 줘야 하는 것인가, 공포란 것은 어디서 기인하는가'란 고민이었다. 감독은 "고어하거나 하드한 장면을 담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이 심리적 공포로 점점 인간성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런 생각에 비롯된 것이 빌런의 기능이다. 대개의 항공 테러 영화가 범인의 목적, 대치, 갈등을 그려내고 여기서 긴장감을 더욱 유발하는 형식이라면 '비상선언'에선 초반 생화학테러를 일으키는 인물로서만 기능할 뿐이고 영화는 이후 이 재난을 맞닥뜨린 다양한 인간군상에 온전히 초점을 맞춘다. 이는 한재림 감독의 의도였다. "빌런은 재난 영화로 보느냐, 테러 영화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 작품은 재난영화로 봤고 임시완은 재난의 상징이다. 그래서 빌런은 재난일 뿐이지,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 그저 재난으로 바라봤을 뿐"이라고. "보통의 재해는 왔다 가면 끝이다. 저는 이 재난 이후 남겨진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 것이냐에 집중했다. 점점 확장되는 재난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두려움이라 생각했다. 두려움이 만든 인간성 훼손, 증오심, 이기심. 그렇기에 이런 재난에 흐트러지는 인간의 모습과 더불어 사람의 아주 작은 용기, 인간성이 이런 재난에 버티고 서로 연대할 수 있는 힘이라고 봤다."      '관상' '더킹' 등의 전작에서도 그렇듯, 사회적 시선과 함의가 담긴 감독 특유의 기조는 '비상선언'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특히 정체모를 생화학 물질이 가득찬 항공기에 대한 불안감에 봉쇄정책을 펼치고 심지어 민간기 공격을 감행하는 다른 국가들의 자국 이기주의나, 국내에서 펼쳐지는 극렬한 양분화 현상이 적나라하게 묘사됐다. 감독은 이에 대해 "직접적인 묘사라고 생각하진 않았다"며 "저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우리한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저는 이 두려움도 나쁘다고 생각지 않는다.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두려움과 무서움을 우리는 어떻게 극복해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재난 앞에 두렵고 힘들다. 그런 상황에서 스스로 성실할 수 있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두렵고 도망가고 싶으니까.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조금의 성실함들이 모인다면 재난을 극복해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그런 희망을 갖고 싶었다." 한재림 감독의 작품에선 유독 사람이 먼저 돋보인다. 이번에도 수많은 배우들이 등장하지만, 각각의 위치에서 성실히 제 몫을 다할뿐더러 '있음직한' 사람들의 모습으로 사실감을 더한다. 감독이 요구한 디렉팅도 하나였다. 사실적인 연기다. 감독은 "장르영화지만 장르적으로 과장하지 말아 달라 했다. 자신의 역할이 무엇이다 해서 그 직업이 앞서지 말고 사람이 앞서 달라고 부탁드렸다. 다만 승무원은 그렇지 않다. 승무원은 승객들에 안심을 줘야 하는 태도가 중요하니 그런 태도를 요구했다. 정말 많은 배우들, 한국의 상징적인 배우님들이 나오셔서 모든 인물이 다 기억에 남는다. 모든 배우들이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연기, 사실적인 연기를 보여줄까 고민하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일일이 읊은 배우들에 대한 코멘터리에서 깊은 진심과 존경이 느껴진다. "도연 선배님도 정말 감사하게 그렇게 크지 않은 역할임에도 작품의 의미를 이해해주셔서 출연해주셨고, 강호 선배님도 익살 맞고 능구렁이같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조금은 지질하기도 한 소시민 역할을 해주셨다. 특히 마지막 장면을 참 좋아한다. 시완 씨도 과연 이런 사람이 있다고 생각 들 정도로 섬뜩한 연기를 해줬다. 특히 김소진 씨는 역을 제안할 때 약간 미안했다. 사무장이라 어떤 특별한 캐릭터가 있기보단 소진 씨가 하면 참 잘할 것 같단 생각에 '더킹' 때 인연으로 부탁했는데 흔쾌히 해주셨다. 그 연기를 보며 너무 놀랐다.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인간의 성실함이란 게 무엇인지 증명해줬다. 박해준 씨는 예전부터 좋아했다. 어떤 역할해도 분위기가 남다른 자신만의 바이브가 있다. 그리고 비행기 안의 모든 승객분들은 어렵게 오디션을 통해 뽑은 분들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이 다 기억난다. 이 영화는 배우들의 영화인 것 같다." 이처럼 사람에 대한 애정과 진정성이 있다. 한재림 감독은 퍽 '좋은 사람'이다. 따뜻한 사람들의 연대를 꿈꾸고 희망을 엿보는. 정작 본인은 스스로를 "뭐 하나만 제대로 잘했으면 좋겠는데 이것저것 자꾸 하는 감독 같아 죄송스럽다. 그냥 호기심이 많고 재밌는 걸 많이 하고 싶어하는 감독"이라며 별스럽지 않게 정의할 뿐이다.     사진=쇼박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