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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별 영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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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난강, 트랜스젠더 파격 변신 '미드나잇 스완'

영화 '미드나잇 스완'(감독 우치다 에이지)을 소개한다.  '미드나잇 스완'은 트랜스젠더로 살아가는 나기사가 부모에게 학대 받아온 조카 이치카를 맡게 되면서, 고독한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도쿄의 트랜스젠더 바에서 쇼걸로 일하고 있는 나기사.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가족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있다. 그러던 중 고향 히로시마에서 온 조카 이치카를 잠시 맡게 된다. 이치카는 엄마 사오리의 방치와 학대로 마음을 닫아버린 소녀. 삼촌인 줄 알고 찾아온 나기사의 모습을 보고 적잖이 당황한다. 그리고 세상에 등을 돌린 두 사람의 기묘한 동거 생활이 시작된다. 남몰래 발레를 동경하던 이치카는 레슨비를 벌기 위해 친구가 추천한 불법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결국 경찰서에 가게 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이치카가 발레에 소질이 있음을 알게 된 나기사. 상처받은 이치카를 다정하게 위로해주고 이치카를 위해 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한편으로 엄마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미드나잇 스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파란을 일으켰던 우치다 에이지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제44회 일본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작품상에 더해 최우수 남우주연상(쿠사나기 츠요시), 우수 감독상(우치다 에이지), 신인 배우상(핫토리 미사키) 까지 4관왕을 달성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더불어 다양한 연기 변신을 통해 훌륭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쿠사나기 츠요시가 이번 작품에서 트랜스젠더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 내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에 공개된 포스터는 따스한 햇빛을 받으며 발레 연습을 하는 이치카(핫토리 미사키)의 우아한 모습과, 나기사(쿠사나기 츠요시)의 쓸쓸한 표정이 담긴 모습을 위아래로 배치하여 어딘가 아련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런 상반된 배치는 우아해 보이는 백조의 다리가 수면 아래에서 분주하듯, 이치카의 꿈을 지켜내기 위해 헌신하는 나기사의 모습을 암시하는 듯 애틋한 분위기를 더한다.  영화 '미드나잇 스완'은 오는 6월 1일부터 시네마캐슬 전 지점(메가박스 동대문, 사상, 상봉, 파주출판도시)을 비롯해 롯데시네마 아르떼 6개 관, 인천미림극장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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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 싱크로율 마고 로비X라이언 고슬링 '바비'

'바비'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에 공개된 '바비' 티저 포스터는 바비를 상징하는 커다란 로고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 마고 로비와 라이언 고슬링이 각각 바비와 켄 역을 맡아 높은 캐릭터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이번 작품은 첫 연출작인 '레이디 버드'로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작품상을 수상한데 이어 '작은 아씨들'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 겸 감독 그레타 거윅의 신작이다.  그레타 거윅 감독은 "대본을 쓰면서 영화와 사랑에 빠졌다. 이 작품을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연출하는 걸 견딜 수 없어 연출까지 맡게 되었다"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주인공 바비 역에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에서 주인공 할리 퀸 역을 맡아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은 마고 로비가 맡았다. 특히 마고 로비는 '아이, 토냐'와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으로 각각 제90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제92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연기력까지 인정받았다.  이어 켄 역에는 '라라랜드'로 국내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은 라이언 고슬링이 맡았다.  이외에도 이번 작품에는 바비랜드 속 다양한 바비와 켄이 등장하는데 '어글리 베티' 시리즈로 제59회 에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아메리카 페레라부터 제68회, 제69회 에미상 TV 코미디 부문 여우조연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케이트 맥키넌, 그래미 어워즈 3회 수상 및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두아 리파 그리고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새로운 마블 히어로 샹치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은 시무 리우까지 등장한다. 7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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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사랑한 거장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시네마 천국'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가 7월 국내 개봉을 확정했다.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는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그래미를 석권한 세계적인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 인생을 담은 작품이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전 세계 영화 팬들과 음악 팬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현대 영화 음악의 거성으로 400여 편이 넘는 영화 및 드라마 음악과 100여 곡에 이르는 클래식 음악을 작곡했다. '시네마 천국', '피아니스트의 전설', '미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 명작의 음악 감독으로 활동하며 아카데미에 다섯 번 노미네이트되었고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헤이트풀8'으로 음악상을 수상했다.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은 엔니오 모리꼬네와 영혼의 단짝으로 둘의 첫 만남인 영화 '시네마 천국'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이후 '피아니스트의 전설'과 '베스트 오퍼' 등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왔다.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는 쥬세페 토르나토레의 엔니오 모리꼬네를 향한 사랑과 우정이 담긴 영화로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되어 "놀라울 정도로 대담한 음악 제작자의 마음과 상상 속으로 당신을 데려간다"(The Age), "위대한 영화 작곡가에 대한 철저한 찬사"(The Guardian), "친구를 넘어선 영화와 음악적 순간의 멋진 모자이크"(Little White Lies) 등 해외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이번에 공개된 스틸에는 아날로그의 감성이 묻어나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작업실 풍경이 고스란히 담겼다. 눈을 감고 지휘를 하는 엔니오의 모습은 음악을 향한 그의 열정이 그대로 느껴진다. 또한 '시네마 천국' 토토와 알프레도의 명장면 스틸은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에서 만나게 될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들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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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원작 미스터리 공포 영화 '부기맨'

공포 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 원작과 로튼토마토 100%로 화제를 모은 '호스트: 접속금지'의 롭 새비지 감독 연출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영화 '부기맨'이 6월 6일 국내 개봉을 확정했다.  '부기맨'은 갑작스런 엄마의 죽음 이후, 슬픔에 빠진 가족에게 손님이 다녀간 뒤 벌어지는 미스터리 공포 영화다.  부기맨은 벽장에 사는 괴물로 형체나 모양 없이 아이들의 공포를 통해 형상화되는 존재를 뜻한다. 소설, 영화,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등에서 공포의 상징적인 존재, 악역 캐릭터 등 다양하게 다뤄지는 세계적인 공포 괴담 중 하나다.  이번에 공개된 '부기맨' 티저 포스터는 보이지 않는 공포에 대한 상상력을 무한대로 자극한다. 집 안의 방문이 보이고, 열린 문틈으로는 어둠이 가득하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문틈의 어둠 속 공간이 안겨주는 공포는 바라볼수록 점차 커져가며 두려움을 더한다. 여기에 "저 문틈 사이 무언가 있다"며 누군가 속삭이는 듯한 카피는 미스터리한 긴장감과 함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화 '부기맨'은 공포 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의 동명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로튼토마토 100% '호스트: 접속금지' 롭 새비지 감독이 연출을 맡아 제작단계부터 주목받은 작품이다. 여기에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스콧 벡 & 브라이언 우즈와 '블랙 스완'의 마크 헤이만이 각본을, '기묘한 이야기'의 숀 레비와 덴 코헨이 제작에 참여해 명실공히 공포 스릴러 장르의 대가들이 모여 완성한 작품으로 기대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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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 '미드소마' 아리 에스터 감독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

'유전', '미드소마' 아리 에스터 감독의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소개한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엄마를 만나러 가야 하는 보의 기억과 환상, 현실이 뒤섞인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 기이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이번에 공개된 '보 이즈 어프레이드' 메인 포스터는 편집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 보의 다양한 연대기를 담고 있다. 똑같이 그레이 실크 잠옷을 입은 10대 시절의 보부터 나이가 든 보의 모습까지 다른 시간대의 4명의 보를 담고 있는 포스터는 보에게 펼쳐질 기이한 여정을 예고한다. 여기에 A24 제작, '유전', '미드소마'의 천재 감독 아리 에스터, '조커' 호아킨 피닉스까지 믿고 보는 역대급 조합이 기대감을 더한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유전', '미드소마' 단 두 편의 작품으로 호러 마스터로 등극한 천재 감독 아리 에스터 감독의 컴백작이다. 그는 '보 이즈 어프레이드'에 관해 "10년 동안 구상한, 나의 개성과 유머가 고스란히 담긴 가장 나다운 작품"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가 된 웰메이드 흥행 제작사 A24가 '보 이즈 어프레이드'의 제작을 맡아 역대 최고 제작비를 투여한 초특급 프로젝트로 이목을 끈다.  호아킨 피닉스는 '보 이즈 어프레이드'에서 불안과 편집증에 시달리면서 엄마에게 순종적인 아들 보를 맡았다. 편집증을 앓는 아들과 그런 아들을 집착적으로 사랑하는 엄마의 현실과 기억이 뒤섞인 공포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7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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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장애 프로 복서 이야기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제96회 키네마 준보 시상식에서 일본 영화 대상을 받은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을 소개한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은 선천적 청각 장애를 가진 프로 복서 케이코가 혼란과 고민 속에서도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여정을 담은 영화다.  선천적 청각장애로 양쪽 귀가 들리지 않는 프로 복서 케이코.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도쿄 도심의 작은 복싱 체육관에서 훈련을 거듭하며 다음 시합을 준비한다. 끊이지 않는 고민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생각들이 마음에 쌓여만 가고, 체육관 회장에게 당분간 쉬고 싶다는 편지를 썼지만 끝내 보낼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케이코는 체육관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번에 공개된 런칭 포스터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의 주인공 케이코의 얼굴을 담아냈다. 땀에 젖은 채 무언가를 바라보며 희미한 미소를 띠고 있는 케이코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왼쪽에 위치한 '작고 느리지만 꾸준하게' 카피는 케이코가 가진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은 16mm 필름으로 촬영되어 아름다운 색감과 필름 질감은 물론, 남다른 영상미를 스크린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이번에 공개된 런칭 포스터도 16mm 필름이 가진 색감와 개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16mm 필름은 '블랙 스완', '캐롤', '라이스보이 슬립스' 등 촬영에 사용된 필름으로 알려져 있다. 미야케 쇼 감독은 "따듯함과 다큐멘터리 같은 생생함을 갖고 있는 16mm 필름은 복서의 육체나 낡은 체육관을 찍을 때 어울린다. 배우의 훌륭한 연기가 있다면, 카메라로 이를 왜곡하지 않고 그것 자체로 생생하게 다큐멘터리처럼 기록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은 키네마 준보 시상식에서 일본 영화 대상(BEST 10 1위),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독자 선정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했으며 마이니치 영화 콩쿨에서는 일본 영화 대상과 여우주연상, 감독상, 촬영상, 녹음상을 수상하는 등 일본 내 유수 영화 시상식을 석권한 화제작이다.  특히 배우 키시이 유키노는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제72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를 거쳐 제66회 BFI 런던 영화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제35회 도쿄 국제영화제, 제52회 몬트리올 뉴시네마 국제영화제, 제23회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 제21회 달라스 아시안 영화제 등 세계 각지의 영화제에 초청돼 상영됐다. 6월 국내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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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츠 나나&사카구치 켄타로 로맨스 영화 '남은 인생 10년'

고마츠 나나, 사카구치 켄타로 주연의 로맨스 영화 '남은 인생 10년'(감독 후지이 미치히토)을 소개한다.  영화 '남은 인생 10년'은 스무 살에 난치병을 선고받은 마츠리가 삶의 의지를 잃은 카즈토를 만나 눈부신 사계절을 장식하는 사랑 이야기다.  스무 살이 되던 해, 수 만명 중 1명이 걸리는 난치병으로 10년의 삶을 선고받은 마츠리는 삶의 의지를 잃은 카즈토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처음 만난 봄, 즐거운 여름, 아름답던 가을, 깊어진 겨울까지 하루하루 애틋하게 사랑한 두 사람. 하지만 쌓이는 추억만큼 줄어드는 시간 앞에 결국 마츠리는 카즈토를 떠나기로 결심하는데… '남은 인생 10년'은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의 고마츠 나나, '너와 100번째 사랑'의 사카구치 켄타로가 주연을 맡아 캐스팅 공개와 동시에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작품이다.  이번에 공개된 메인 포스터는 사랑스러운 커플 카즈토(사카구치 켄타로)와 마츠리(고마츠 나나)의 오붓한 한때를 포착했다. 해 뜰 무렵 고요한 새벽녘, 서로에게 기댄 채 오롯이 둘만의 온기를 나누는 연인의 모습으로 몽글몽글한 감성을 자아낸다. 여기에 '고마워, 너를 만나 내 세상은 아름다웠어'라는 카피가 어우러져 서로의 삶에 빛이 되어주는 두 주인공이 과연 작품 속에서 어떤 로맨스를 선보일지 기대를 모은다.  영화 '남은 인생 10년'을 있게 한 동명의 베스트셀러 원작은 코사카 유카의 자전적 소설로 난치병을 앓고 있는 20대 주인공의 섬세한 감성을 진정성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며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이러한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영화는 삶을 찬란하게 밝혀주는 진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하며 2022년 일본에서 한 해 동안 가장 사랑받은 로맨스 영화로 흥행을 기록했다.  더불어 '너의 이름은.', '스즈메의 문단속' 등 화제작 OST에 참여한 일본의 유명 밴드 래드윔프스가 실사 영화로서는 처음으로 음악에 참여했다. 5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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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5월 광주 민간인 학실 추적하는 논픽션시네마 '송암동'

1980년 5월 광주 송암동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의 진실을 추적하는 이조훈 감독의 논픽션시네마 '송암동'을 소개한다.  '송암동'은 80년 5월 24일 광주 송암동, 효천역 일대에서 벌어진 반인도적 범죄인 민간인 학살의 실체와 배후를 추적하는 논픽션시네마로 검증된 사실과 내밀한 취재, 영화적 상상이 도달해낸 거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지금까지 광주민주항쟁에 대한 이야기는 1980년 5월 21일 도청 앞 집단발포를 중심으로 부각돼 왔다. 도청을 사수하던 공수부대원들이 금남로에 모인 400여 명의 시민들을 향해 발포한 사건은 광주항쟁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하지만 5월 24일 송암동 효천역 일대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날 송암동 일대를 지나던 공수부대는 몇몇 시민군에게 발포를 시작했고, 초등학교 어린이부터 6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격해 송암동 주민만 10여 명이 사망했다. 이때, 송암동 목포방향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구축 중이던 전투교육사령부대는 이 발포가 자신들을 향한 것인 줄 알고 대응했다. 계엄군 간 벌어진 이 오인교전으로 인해 공수부대원 9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부상당하자 공수부대는 비무장, 무방비 상태의 시민들을 폭행하고 체포했으며, 구타와 사격으로 보복학살을 감행했다. 이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송암동 민간인 학살의 사건개요다. 영화 '송암동'은 이 송암동 민간인 학살의 타임라인을 좀 더 세밀하고 입체적으로 재연해, 당시 사건이 어디서부터 잘못돼 벌어졌는지를 심층적으로 추적한다. 더불어 은폐된 학살의 증언을 추가로 확보해 실증하는데 주력한다. 작품을 쓰고 연출한 이조훈 감독은 단순히 42년 전에 실재했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학살사건의 실체를 규명함으로써 반인도적 범죄로 책임자를 기소하는 과정까지 따라가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송암동'을 시작으로, 광주항쟁의 진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당시 신군부 세력의 위증과 왜곡에 대해 '송암동'과 함께 이후 제작할 2개 작품을 통해 진상규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임을 전했다. 군대가 비무장 시민들을 학살한 행위는 국제인권법에서 반인도적 범죄(crimes against humanity)로 규정하는 중대 전쟁범죄이고, 이는 국제규범에 따라 공소시효 없이 죄를 물을 수 있다. 따라서 지난 40년간 전두환과 당시 계엄군 책임자들을 내란목적살인죄로 죄를 묻고 이후 사면된 상황은 반인도적 범죄로 재기소할 경우 새로운 재판이 성립되고, 범죄에 대한 책임을 새롭게 물을 수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영화 '송암동'은 5월 서울과 광주에서 특별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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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범죄도시3' 상반기 개봉, 더 커진 마약판

대한민국 대표 범죄 액션 영화 '범죄도시3'가 출격한다.  '범죄도시3'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서울 광수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베트남 납치 살해범 검거 후 7년 뒤, 마석도(마동석)는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살인사건을 조사한다. 사건 조사 중, 마석도는 신종 마약 사건이 연루되었음을 알게 되고 수사를 확대한다. 한편, 마약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은 계속해서 판을 키워가고 약을 유통하던 일본 조직과 리키(아오키 무네타카)까지 한국에 들어오며 사건의 규모는 점점 더 커져간다. 나쁜 놈들 잡는 데 이유 없고 제한 없는 마석도는 커진 판도 시원하게 싹 쓸어버린다. 이번에 공개된 런칭 예고편은 봄이라는 컨셉과 1, 2편의 시그니처 장면으로 시작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석도 특유의 유머와 액션에 더해진 "봄?", "다시 봄?", "언제 봄?", "곧, 봄!"으로 이어진 위트 있는 카피가 기대를 더한다.  2022년 최고 흥행작이자 팬데믹 시즌 최고 흥행 신기록을 세운 '범죄도시2'의 기운을 이어받은 '범죄도시3'는 '범죄도시2' 연출을 맡은 이상용 감독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부서를 이동한 뒤 펼쳐지는 이야기로,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더 커진 범죄소탕 작전을 다룬다. 무엇보다 더욱 확대된 '범죄도시' 시리즈 세계관과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빌런의 등장으로 기존 시리즈와는 또 다른 매력을 전할 예정이다. 2023년 상반기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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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거장이 담아낸 '칠중주: 홍콩 이야기'

홍콩을 향한 거장들의 황홀한 러브레터 '칠중주: 홍콩 이야기'를 소개한다.  '칠중주: 홍콩 이야기'는 홍콩 영화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거장 감독 7명이 홍콩을 향한 애틋한 고백을 담아 보내는 한 편의 러브레터다.  '칠중주: 홍콩 이야기'는 제73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과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일찍이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았고 공개된 직후, 언론 및 평단으로부터 "설렘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홍콩의 초상화"(Asian Movie Pulse), "모든 영화 팬들을 위한 마법 같은 선물"(Abus de Cine), "홍콩에 대한 애정 어린 찬사"(Screen HK), "부모님의 흑백 사진첩을 훔쳐보는 듯한 영화"(Obsessive Cinema Disorder) 등의 찬사를 받았다.  영화는 홍금보, 허안화, 담가명, 두기봉, 임영동 그리고 서극까지 '영웅본색', '동사서독', '천장지구' 등 영화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마스터피스들을 탄생시킨 걸출한 감독들이 총집합, 홍콩에 대한 애정과 향수를 담아냈다. 특히 194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우리가 사랑한 홍콩의 모습을 감독들 각자의 개성으로 풀어낸다. 누군가의 열정도, 누군가의 사랑도, 누군가의 우정도, 모든 것이 영화가 되는 도시 '홍콩. 2023년', 거장들의 손에서 다시 영화가 될 홍콩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모은다.  이번에 공개된 메인 포스터는 홍콩하면 떠오르는 화려한 밤거리를 담은 상징적인 일러스트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그 거리 위에는 영화 주인공들을 암시하는 듯한 다양한 인물들이 자리하고 있어, 7명의 거장들이 영화 속에서 들려줄 다채로운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5월 개봉 예정. 

영화 속 모든 재미

인터뷰

'범죄도시 3' 마석도 is 마동석 [인터뷰]

대표적인 K-히어로 마석도는 그야말로 배우 마동석의 맞춤형 캐릭터다. 압도적인 피지컬과 외모는 남다른 기세를 떨치는데 알고 보면 참 살갑고 다정하다. 게다가 절로 호감 가는 언행과 넘치는 위트, 그리고 스마트한 면모까지 모두 갖췄다.  이제는 마동석 대표 콘텐츠로 자리한 '범죄도시'. 마동석이 기획, 제작 부터 각색 출연까지 도맡아 책임지는 데다 흥행 스코어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다. 대한민국 청불영화 흥행 3위란 타이틀에 이어 무려 천만 관객을 돌파한 2편까지. 이는 배우이자 제작자로서 마동석의 기획력과 영향력을 입증하는 증거다. 그러나 "저희도 천만 관객이 넘었을 땐 충격을 받았다. 정말 예상치 못해 깜짝 놀랐지만, 이에 대한 부담보다 다음 편을 잘 만들어야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단 생각에 열심히 만들었다"며 듬직한 체구만큼 겸허히 마음을 다잡은 마동석이다. '범죄도시'는 '나쁜 놈' 때려잡는 형사 마석도의 버라이어티한 근무일지다. 실화 사건을 기반으로 구축된 잔악무도한 빌런을 호쾌하게 해치우는 마석도의 응징 액션, 그리고 특유의 유머러스함은 관객의 '니즈'와 '쾌감'을 속시원히 풀어주는 시리즈의 상징적 요소다.  '범죄도시' 3편을 준비하며 마동석이 가장 꺼려 했던 것은 '답습'이다. "너무 기존의 것을 피하려는 강박도 안 좋지만, 늘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제가 제 캐릭터를 따라 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에 마석도가 그리운 금천서를 떠나 광수대로 이동해 더 큰 판에 뛰어들고, 심지어 시리즈 상징의 또 다른 축인 빌런은 두 명으로 늘었다. "금천서 식구들과의 호흡도 정말 좋았지만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 부서를 옮겼고, 상황과 시기가 달라짐에 따라 스토리와 사건도 달라져야 했다. 두 명의 빌런이 등장하니 힘이 분산되고 약해지지 않느냐 우려도 있었지만 저는 이것을 하나의 변수로 봤다. 프랜차이즈 영화를 하려면 이런 도전은 당연히 해야 된다"는 뚝심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관통하는 지점, 관객이 좋아하는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영리하게 잘 구상해야 된단 생각"은 변함없었다.  그야말로 영리했다. 광수대에 가서도 '실적 쌓기'보다 '나쁜 놈 잡기'에 열혈인 여전한 마석도는 반갑고 친숙하다. 하지만 더 커진 사건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이 얽혀들고 이로 인해 계속되는 변수를 맞이하는 상황은 관객에도 새로운 흥미와 자극을 유발한다. 게다가 극 중 시점이 2015년이 되며 묘하게 시대를 반영해 달라진 유머 포인트도 볼거리다. 경찰의 폭력적 강압수사가 사회적 지탄이 된 만큼 익숙하고 반가운 "진실의 방" 대사가 "진실의 방…을 청소하자"로 바뀌어 더 큰 폭소를 자아내는 식이다. 그리고 마석도의 시그니처 등장 신을 장식하던 '소개팅' 멘트도 아쉽게 사라졌다. 이에 대한 마동석의 부연 설명은 1, 2편 당시의 마석도 나이는 굉장히 어렸고 소개팅도 활발히 했을 거란다. "저도 열아홉 살 때부터 이 얼굴로 살아왔던 사람이기에"란 붙임말로 거리낌 없이 웃기는 그다.  금천서에서는 유독 차려입던(?) 마석도가, 심지어 그 더운 나라 베트남에서까지 재킷 차림을 고수하다 이번 시리즈에선 내내 단벌 트레이닝복 차림인 것도 의외였다. 이에 "금천서에 있을땐 마석도의 실제 모델인 윤석호 형사의 의상을 참고해 많이 맞춰 입었다. 원래 광수대로 넘어올 시점이면 간부가 되고 양복을 더 많이 입어야 하는데, 마석도는 그전에 큰 사건을 많이 해결했음에도 그 과정에서 많이 때려 부수고 사고를 쳐서 진급을 못해 여전히 현역을 뛴다"고 설명해 '웃픔'을 자아냈다. 반면 그가 얼마나 드러나지 않는 순간과 상황들까지 탄탄하고 치밀하게 설계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이 은연중에 쌓이고 쌓여 마석도 캐릭터를 더욱 실감 나게 하는 것이다. 실제 이날 인터뷰 현장에도 '범죄도시 3'편의 웃음 포인트인 공진단을 준비, 먹으라며 건네주는 섬세한 재치란!    마동석은 이토록 유머러스하지만 그는 의외로 허투로 애드립을 하는 이가 아니다. 찰지게 살아있는 그 특유의 '말 맛'들은 철저히 계산된 대사다. 그는 "마석도가 할법한 말을 만들고 행동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게 납득이 되면 유머가 되고 위트가 된다. 스토리 균형이 맞는지, 또 액션과는 맞는지 하루에 12~14시간씩 신바이신을 하며 느낌이 싸하고 재미없는 것은 걸러낸다. 좋은 것을 차지하기 위해 계속 검토한다"고 했다. "물론 취향이 아닌 코미디가 나올 때도 있다. 저희도 여러 번 검열하기에 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살려두는 부분이 있다. 친구들 중에도 특이한 데서 웃는 애가 한 명씩 있지 않나. 모두를 커버하는 포인트는 아니어도 그런 친구들을 위해 주자는 마음"이라며 또 웃긴다.   매번 시리즈 촬영에 돌입할 때마다 천 명 이상의 배우들을 오디션하고, 그들의 간절함과 개성을 엿본 뒤 새로이 발굴해 내는 과정도 보통 노력이 아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극 중 모든 캐릭터가 비중과 상관없이 각자의 위치에서 생동감 넘치게 살아 숨 쉬는 것은 '범죄도시'만의 묘미다. "주인공만 돋보인다고 영화가 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악역도 잘 살아야 하고, 조력자들, 신스틸러 등 모두를 최대한 살리려고 한다. 저도 행인 7, 깡패 6 이런 역할을 오래 한 배우라 배우들에게 한 신, 한 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안다. 진선규 배우처럼 정말 잘하는 배우의 진가를 알리고 큰 이슈가 돼 더 좋은 기회를 얻는 이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비단 배우뿐만이 아니다. 할리우드에서 이미 숱한 러브콜을 받으며 인정받고 있는 그는 자신의 액션 스턴트팀 또한 기어코 어필해 냈다. "할리우드 가서 미팅할 때 이번 '범죄도시' 액션 클립을 보여줬다. 그들은 한 달 걸릴 분량을 우린 하루에 찍었다고 하면 깜짝깜짝 놀란다. 우리 한국 팀이 이렇게 잘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젠 저와 같이 하는 액션팀에 관한 해외의 관심도 높아졌다. 당연히 그런 기회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참으로 따뜻한 심성과 의리를 지녔다. 볼수록 따뜻하고 정겨운 소시민 영웅 마석도와 100% 닮은꼴이다.  자신이 투영된 캐릭터 영화 시리즈가 계속 된다는 건 배우이자 제작자로서 엄청난 자부심일테다. 하지만 마동석은 들뜨지 않고 자만하지 않는다. "원래 저는 운이 없는 사람이라고 평생을 생각하고 살았었다. 프로 복서가 되려 했다가 엄청 큰 부상을 당하고 꿈을 접었다. 뼈가 다 부러지고 대소변을 받으며 침대에 누워있으면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액션 배우가 되려 무작정 한국에 왔을 때도 아는 사람이 전혀 없었고, 액션을 위한 장르 영화도 없었다. 그래도 100여 편이 넘는 작품을 지나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이렇게 염원하던 형사 액션물 프랜차이즈를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 참 다행"이라는 것이다. 언제까지 '범죄도시'가 더 재밌을지, 언제까지 배우를 할 수 있을지, 인기는 뜬구름 같은 거라 분명 없어지긴 할 텐데 그땐 어떻게 좋게 물러나야할지 늘 고민한다고. 그렇기에 주어진 지금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제 삶을 갈아 넣는" 것이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을 세상에 보이기만 해도 만족할 텐데 관객의 사랑까지 받으니 '범죄도시'는 자부심이 아닌 "너무나 다행이고 소중한 작품"이란 진심이다. '범죄도시'가 세계가 열광하는 대한민국 대표 흥행 액션 시리즈로 거듭난 것은 그 진심에 대한 당연한 보답 아닐까.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 3' 이준혁, 뜨거운 유머 본능과 냉정한 자평 사이 [인터뷰]

배우 이준혁은 사뭇 진지하면서도 은근한 유머와 화술을 갖춘 이다. 마음껏 뽐내도 좋을 훤칠한 외모와, 이에 걸맞은 수준급 연기력에 올바른 인성까지. 다 갖췄음에도 그는 제게 만족하지 않는다. 이 또한 그의 매력 포인트다.  한국 대표 액션 프랜차이즈로 자리잡은 마동석의 '범죄도시' 시리즈. 3편의 주인공으로 이준혁이 낙점됐단 소식이 들렸을 때 관객은 감탄과 기대를 금치 못했다. '나쁜 놈' 때려잡는 괴물형사 마석도의 근무일지(?)라고 해도 좋은 '범죄도시' 시리즈는 그만큼 '나쁜 놈'이 엄청나게 부각되는 작품이다. 전작의 윤계상, 손석구는 잔인무도하고 이제껏 본 적 없는 빌런의 존재감을 떨치며 화제가 됐다. 평소 반듯하고 완벽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이준혁은 의외로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악인들을 연기해 왔고, 의외로 기막히게 어울린단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그가 빌런이 독보적으로 두각을 드러내는 '범죄도시'의 새 빌런으로 발탁됐다니 탁월한 캐스팅이었다.   실제로 모습을 드러낸 '범죄도시 3' 속 빌런 주성철의 모습은 이전까지 그려진 시리즈 속 빌런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백키로에 육박하는 거구의 몸과 거칠고 거뭇한 인상에도 우락부락함을 느끼기보단 감탄을 부르는 묵직하고 잘생긴 이미지에 가까웠고, 원초적인 살인을 저지르던 이전 빌런들과 달리 그는 철저하게 계획적이고 냉철하게 행동했다. 이 '다름'이라는 변주 속에 마주한 주성철은 낯설고 이질적인 또 다른 이준혁의 모습을 각인시켰다.  "처음에 마동석 형한테 제안을 받았을때 너무 놀랐고 꿈같았다. 대본도 안 보고 하겠다고 했다. 내가 왜 빌런 역할에 캐스팅됐지? 냉정하게 생각해 봤을 때 그동안 악역을 많이 했어도 꽤 지적인 캐릭터로 나왔던 것 같다. 완전히 없었던 이미지를 생각하시진 않았던 것 같고 좀 더 거친 느낌을 원하실 것 같아 최대한 거칠고 날것의 느낌을 내려고 했다"는 이준혁이다. 그는 "저도 기존에 작품활동을 많이 했고 소비된 이미지가 있는데 '범죄도시'에선 신선함이 있어야 이 작품에 유리하다고 생각해서 사람들이 못 봤던 새로운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려면 눈썹을 밀면 가능할 것 같은데"라는 진지한 너스레로 웃긴다.  이준혁이 말하길 '범죄도시'는 히어로 시리즈물이다. 이에 맞는 방향성이 있고, 3편까지 이어진 시리즈에서 시도한 변주를 납득했다. 그 역시도 주성철이 이전 빌런과는 다른 지점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극 중 주성철의 스토리 흐름을 '주성철의 운수 좋은 날'이란 키워드를 잡아 생각했다. "살면서 실패를 경험해 본 적 없는 사람이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인생의 쓴 맛없이 잘 살아왔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나아가려 하는데 본인 인생에선 300억을 손에 쥐는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앞두고 마석도를 만나게 되는 거다. 그럼에도 주성철은 끝까지 마석도를 이길 수 있단 자신감이 있다는 게 구별점이었다"는 해석이다.  살을 찌우고 빼는 극단적인 변화는 오히려 이전에도 많이 경험해봤기에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고. "배우로서 체격을 키울 때 나오는 리액션이 다르니 그게 또 재밌다. 노력한 결과 같아서 좋다"는 그다. 하지만 그렇게 체구를 키웠어도 마동석과 대결하는 신에선 너무 강렬했다고 하소연(?)한다. "액션 신을 안 찍어본 것도 아닌데 형님 같은 피지컬은 처음이라 정말 많이 놀랐다. 주먹이 날라들 때는 장기가 흔들리는 느낌"이었다는 너스레와 함께 "그래도 슈퍼히어로한테 맞는 거라 기분은 좋았다"고 덧붙인다. 게다가 "저먼 스플렉스 기술을 당할 때 쾌감이 상당했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기술이기도 하고 멋있다고 생각했다. 테이블이 부서졌으면 금상첨화였을텐데 아쉽다"는 재치 있는 소회다.    시리즈 최초로 극 중 단독 빌런이 아닌 지점도 색다른 변주다. 다만 빌런에 대한 시선이 분산되는 만큼 당사자 입장에선 아쉬울 법도 하다. 이준혁은 오히려 이를 반겼다. "제가 '범죄도시' 1편을 볼땐 이런 미래를 상상할 수 없었기에 관객의 입장에서 정말 재밌게 봤다. 막상 빌런 역을 맡게 된 후 2편을 볼 땐 설렘과 걱정 등 복합적인 감정이 동시에 들었다. 배우가 개인적으로 임팩트 많은 신이 많다면 좋겠지만 일차원적으론 관객이 재미를 느끼는 것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근본"이라는 소신이다.  그 역시도 어릴때부터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했기에 재밌는 영화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관객을 설득하면 그 후의 캐릭터들이 어디로 어떻게 살아날지 모르는 일이라고. "저는 기본적으로 워낙 영화를 좋아하고 모든 장르를 좋아한다. 그렇기에 변신에 대한 편견도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이런 새로운 기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그다. 이어 "제가 어릴 때부터 영화 잡지와 DVD, 비디오테이프 등을 모으며 영화에 쓴 돈이 여태까지 영화에 출연해 번 출연료보다 더 많다"고 너스레다. 은근히 적재적소 터뜨리는 유머 타율이 퍽 훌륭하다.  다만 아직까진 배우로서 성취점을 이루지 못했다는 자아성찰은 의외였다. 완벽한 외모와 걸맞는 연기력도 모자라 특유의 매력도 갖췄다. 대표적으로 출연작 '비밀의 숲'에서 그토록 얄미운 짓을 하는 인물임에도 '우리 동재'란 수식어를 얻으며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란 것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그는 "대중적으로나 연기적으로나 모든 면에서 나에게 베스트가 있었나 생각하면 잘 모르겠다. 아직 그러지 않았다. 완벽하게 가진 게 없는 것 같다"는 냉정한 자평과 "사실 제 작품을 볼 때 관대하지 않다. 극한까지 올라간다. 언젠가 나까지 속일만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소망한다.  연기에 대한 고민과 갈망은 늘 피어난다. 하지만 그는 모든 직업군, 모든 사람들이 마찬가지일거라고 말한다. "다들 열심히 해도 노력만큼 안 나올 때가 있고, 이게 맞나 괜찮은 건가 하며 내일을 걱정하기도 하지 않나. 그런 고민의 시점은 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이렇게 새로운 변주를 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만나게 되는 기쁨이 있다. 그런 것들이 새로운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자부할 수 있는 건, 지난 16년간의 세월이다. 이를 "나 스스로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노동시간"이라고 재치 있게 표현하며 "필모그래피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어마어마한 노동의 시간이다. 이런 기회를 받은 것도 감사하고, 이 시간을 인고하며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왔구나 그건 보이는 것 같다"고 덤덤히 말하는 이준혁이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 3' 이상용 감독, 함께 걸은 시리즈 발자취 [인터뷰]

'범죄도시' 1편의 조감독을 거쳐 2, 3편을 연달아 연출한 이상용 감독. 첫 연출작인 '범죄도시 2'로 영광스러운 천만 감독 타이틀을 거머쥐었음에도 그는 모든 것이 '범죄도시' 팀워크 덕분이라며 공을 돌린다. 내딛는 첫 걸음부터 함께 초석을 다져온 그인만큼 시리즈를 향한 애정과 자부심이 가득했다. .  "'범죄도시' 조감독 출신으로 시작해 운 좋게 2편을 맡아 입봉을 하게 됐다. 그때만 해도 1편의 688만 관객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까 감히 생각도 못했다. '범죄도시'가 너무 잘 돼 2편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었기에 정말 감사했고 그땐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만들었다. 그러나 코로나 때문에 정말 많이 힘들었다. 2편이 개봉하기까지 3년이 걸렸다. 당시 장소 헌팅도 안 되고 보조출연자 모으는 것도 쉽지 않았다. 베트남 촬영 준비 때문에 5번이나 왔다 갔다 했는데 결국 철수해야 했다. 예산도 이미 엄청나게 오버된 상태였고 결국 이렇게 끝나는 건가 생각도 들만큼 힘들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시나리오도 계속해서 바뀌었다. 하지만 마동석 배우님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 스태프, 제작사 대표님 등 '용기를 잃지 말라'고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다. 외형적으로 보이는 비주얼보다 인물 관계에 더 집중하도록 시나리오를 계속해서 수정하고, 배우들 에너지를 잘 뽑아내자 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과정에서 이야기가 더 탄탄해진 것 같다." 지난 시간을 복기하며 말문을 연 이상용 감독이다.  그렇게 무사히 세상에 내놓은 입봉작은 코로나로 인해 침체된 극장가에 유일하게 흥행 열풍을 일으키며 천만 관객 돌파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다. "천만이 넘을거란 생각은 일절 하지도 못했다"는 감독은 "2편을 찍는 중간에 마동석 배우님이 3편 연출을 맡겨주셨다. '다음 편 소재를 뭘로 할지 정하자'고. 데뷔작을 맡아 개봉도 하기 전에 다음 편을 같이 하자고 해주시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감사했다. 그래서 2편 개봉했을 땐 솔직히 3편 준비를 하느라 실감이 안 나고 얼떨떨하고 부담이 되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작 '범죄도시 3'을 완성하고 개봉을 앞두고 나니 이제야 실감이 난단다. "'범죄도시 3'이 개봉되면 진짜 데뷔하는 기분이 날 것 같다. 천만이란 기록도 제 인생에서 어떤 느낌일지 지금이 지나봐야 알 것 같다. 아직도 여전히 얼떨떨한데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감독은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개봉한다는 게 가장 기쁘다"는 소감이다.  '범죄도시 3'은 금천서에서 광수대로 이동한 마석도가 신종 마약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석도의 판도 바뀌었고, 빌런도 시리즈 최초 두 명으로 늘어났다. 시리즈 기조는 이어가되 새로운 변주를 준 것은 감독에게도 모험이었다. "애초에 3편 소재 정할 때부터 모든 걸 새롭게 바꿔보자고 생각했다"는 감독은 "살짝 괜히 바꾼다고 한 건가 싶기도 했다"며 너스레다. 하지만 감독의 생각은 확고했다. "익숙함보단 새로운 도전이 저에게도 득이 될 거라 생각했다. 힘들겠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는 감독은 시리즈의 확장성을 위해 마석도의 환경을 바꾸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 여겼다. 물론 기존 금천서 형사 식구들의 친근한 '케미'를 응원하는 시리즈 팬들은 아쉬움을 느낄 지점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인물이 나와 또 다른 재미를 주는 것이 앞으로 시리즈가 나아가는데 더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또한 두 명의 빌런이 등장하는 것이 '범죄도시 3'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자신했다. "이전까지 빌런들은 찌르면 바로 나오는 에너지가 있었다. 날것의 이미지에 원초적인 살인을 벌이는 이들이었다면, 이번에는 돈에 대한 욕망이 어떻게 한 인물을 이끄는지를 보여주는 인물로 구축했다"는 것이다.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오히려 일본에서 건너온 야쿠자 리키는 지난 악당들과 비슷하다. 주성철은 변수를 쓰도록 구조적으로 세팅한 주요 빌런이다. 주성철은 응축된 에너지를 갖고 있고, 두뇌 싸움을 하며 권력과 능력 등을 모두 갖춰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믿는 인물이다. 그렇게 마석도에게 새로운 위협을 가하는 인물로 구축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와 결이 다른 빌런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된다. 개개인으로 보면 분량이 작아지지만 이 둘을 묶어서 구조적으로 생각하면 더 매력적이고 위협적인 빌런"이란 자평이다.  특히 감독은 빌런을 맡은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빌런들 DAN는 장첸파가 심어줬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도전한단 것만으로도 압박감이 클 거다. 본인도 모르는 자신의 모습을 이끌어내는 것 자체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상용 감독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특징을 "마석도와 빌런"이라고 자부했다. "말했듯 이 시리즈의 빌런은 장첸의 DNA덕분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배우들의 신선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기준이 있었기에 계속 도전하는 배우가 생겨나고 자연스레 시리즈에 녹아들어서 극대화되지 않았나 싶다. 또 다른 하나는 당연히 마석도다. 마석도 캐릭터는 정말 신의 한 수가 아닐까 싶다"는 감독은 뒤이어 마석도에 대한 깊은 애정과 감탄을 빠짐없이 드러냈다. "이 사회에 정말 많은 범죄들이 일어나지 않나. 잔인하고 나쁜 사건이 너무 많다. 그때 마석도란 형사가 통쾌하게 해결해 준다는 게 정말 좋은 거다. 아무리 무섭고 나쁜 빌런이 나온다고 해도 마석도가 질 거라고 절대 생각 안 하잖나. 마석도는 우리 편이다. 그 등 뒤에서 정말 편하게 영화를 보며 대리만족할 수 있는 느낌이 이 시리즈의 묘미 아닐까 싶다." 덧붙여 "마석도는 나쁜 놈들한텐 인정사정 안 봐주고 가차 없이 때려 부수면서도 시민들한텐 죄송하다 인사하고 차 좀 빼달라고 정중히 얘기하고 그러지 않나. 관객도 그런 모습을 정말 좋아해 주시는 것"일 거라고 흐뭇한 미소다.  마석도가 극 중 최초로 등장하는 오프닝 신은 매번 비슷한 장면과 방식들이지만 이는 오히려 익숙함 속 넘치는 반가움을 준다. 감독은 "뻔하다고 안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몰라도 두렵진 않다. 제가 생각하는 '범죄도시'의 시그니처다. 4편부터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제가 이때까지 했던 3편에서는 '범죄도시'의 정통성이라고 생각했다. 기존 관객이 다시 봐도 재밌고 유쾌함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했다.  관객들이 영화관에 와서 즐거워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 이는 이상용 감독의 오랜 바람이었다. 확고한 연출관도 있다. "솔직히 관객이 배우를 보러 오시는거다. 그렇기에 배우들 감정과 집중력을 더 이끌어낼 수 있도록 중심을 두고 촬영하는 편이다. 배우들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연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연출의 첫째 목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범죄도시'를 만난 것이 넘치는 행운이었다는 소회다. "연출자로서는 영광이다. 이렇게까지 성공한 기획 영화를 어떻게 해보겠나. 제게 '범죄도시'란 너무 감사하고 분에 넘치는 영광과 기회와 제 인생을 열어준 영화"라는 감독이다. "앞으로 어떤 영화를 하더라도 '범죄도시'는 제 기준점이 될 것 같다"는 그에게서 넘치는 애정과 자부심이 여실히 느껴졌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문재인입니다' 이창재 감독의 끌림과 깨달음 [인터뷰]

'노무현입니다'를 만든 이창재 감독이 6년 만에 세상에 내놓은 작품은 '문재인입니다'로 특별한 연속성을 갖는다. 변호사 출신 당시부터 오랜 벗이자 극적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고, 이례적인 팬덤이 형성될 만큼 많은 국민이 애틋하게 애정하는 두 사람. 이들을 연작 다큐멘터리로 담아낸 감독이다. 전작은 문화계 탄압이 자행되던 서슬 퍼런 시대, 금지 콘텐츠라 여겨졌던 '노무현'을 다루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이번 작품은 제작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려 이가 빠질 만큼 진을 뺐던 감독이다. 그럼에도 '왜' 이토록 '이들'을 다루고자 했을까. 이에 "본질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말문을 연 감독이다. 그 역시도 특별한 두 대통령 시리즈를 연달아 만든 것에 대한 우려나 편견 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실로 '노무현입니다' '문재인입니다'는 퍽 희한하다. 세계를 통틀어 전직 대통령에 이토록 우호적 관점을 갖는 다큐는 드물테다. 게다가 이 연작 시리즈의 저변에는 애정과 연민과 존경이 엿보인다. 그럼에도 그런 감독의 의도가 낯설거나 거북스럽지 않다. 정치적 미화나 관점을 두지 않고 한 사람의 다양한 단면을 바라본다. 그 시선 끝에는 그저 '사람'이 보인 탓이다. "제가 정치적 사안을 들여다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능력이 안 된다. 저는 아주 얕은 사람이고 개인적으론 관심이 없는 편이다. 다만 제 영화의 시작은 항상 같았다. 어떤 주제나 인물에 대해 떨림 같은 걸 느낄 때, 다큐라는 통로를 통해 이 대상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이건 제게 선물 같은 것"이라는 감독은 "어떤 사안에 대해 당신이 왜 그런 태도를 취했는가. 이를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내면이 형성될거라고 여겼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길 '노무현입니다'는 시대적 울분에서 시작된 영화였다. 억눌리고 쌓인 감정의 분출이었다. 10년 넘게 '헬조선'으로 공분화되던 시기였다. 그때 지지율 2%밖에 안 되는 약소 후보가 시민들 힘에 의해서 대선 후보가 되어가는 과정을 되짚어 희망을 말하고 싶었다. 전작을 편집하던 2017년 5월, 마침 인터뷰이로 참여한 문재인 장면을 작업하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 당선 확정이란 뉴스 화면이 떴다. 그때 "어떤 떨림"을 느꼈단 감독이다. 당시 문재인의 청와대 재임 시절을 다뤄 여러 고통을 극복하며 정점에 오른 한국 민주주의의 한 측면을 담고자 했다. 하지만 기약없는 기다림을 견뎌야 했다. "보상 받은 적도 없고, 보상 없는 행위인데 왜 이렇게 하고 있을까 한다면 제가 이 오랜 시간 혼신을 다해 들어가 봤을 때 이렇게 오래 깊이 들여다볼만한 대상인가를 생각한다. 금방 민낯이 드러나는 대상은 기피한다. 버티질 못하고 그저 의무감이 된다. 하지만 매달릴수록 더 많고 더 깊은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될때 완전하게 나의 모든 걸 쏟아부어도 후회하지 않을 대상이라면 버티는 힘이 생긴다." 결론적이고 근원적인 탐험에 대한 욕망, 조금만 더 버티면 내면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단 아집도 한 몫 한 것 같다고. 그 역시도 궁금했다. 당신의 정치적 결과물에 대한 시시비비를 적시하기보다 의문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단다. 평생의 친구이자 비서실장으로 곁을 지켰던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정치가 싫어 고향에 칩거했던 인권 변호사 문재인은 왜 대통령이 되려 했을까? 2017년 당시 국정농단을 벌인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고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촛불혁명 시민들은 왜 대통령 문재인을 원했을까? 5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문재인은 성공한 대통령인가, 실패한 대통령인가? 평산마을 사저를 찾아오는 시위대와 지지자들. 왜 누군가는 그의 열렬한 팬이 되고, 왜 또 다른 누군가는 그를 저주할까를. 한 사람을 둘러싼 무수한 질문과 논란은 결코 한 단어로 정리될 수 없다. 하지만 그 오랜 인고의 여정을 거친 끝에 감독이 정의한 문재인은 확실한 신념을 지닌 자였다. 감독은 그를 두고 "이름 모를 야생화를 사랑하는 상남자"라고 비유했다. "그 분은 당신이 주인공이 되기보다 주변이나 배경이 되려는 태도를 지닌 사람이다. 저는 변호사, 정치인을 거쳐온 자연인 문재인을 봤다. 저도 30년 된 다큐멘터리 감독이라 인터뷰할 때 심문 기법이 뛰어나다. 같은 질문을 다르게도 해보고, 우호적이거나 적대적으로 묻는다. 독특했던 게 이분 대답은 변하지 않는다. 딱 본질에 닿아있고, 관명한 답을 갖고 사신다. 사람은 환경에 따라 다른 답변을 하는데 당신은 항상 간결하고 견고하게 자기 생각을 갖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어떤 걸 결단하고 밀어붙일 때는 강골이란 말이 떠오를 만큼 무사 같다.. 하지만 이 양반이 진짜 사랑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건 꽃이다. 넘실대는 야생화가 때론 반려견 토리가 되고, 선민이란 사람으로 대체되기도 했다. 제가 오래 지켜본 바로는 누구도 돌봐주지 않고 관심 주지 않는 낮은 것들에 대한 타고난 연민감이 있었다."   한 사람을 탐구하는데 무려 6년을 버티게 한 힘은, 이처럼 미지의 인물을 들여다볼수록 더 깊은 것이 보이고 이해할 수 있는 모습이 보일 거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정치적 진영과 관점을 떠나 한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은 뜻깊은 의미를 갖는다. 감독은 최근 관객이 보내온 감상 중 "문재인 대통령 재임 시절엔 유권자가 아니라 잘 몰랐다. 이런 사람이 있었구나 하고 놀랍기도 하고, 왜 우는지 모르는데 울었다"는 말에 고마움을 느꼈다. 누군가를 이해시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기 때문이다. "제가 가진 좋은 영화에 대한 관점은 당시에만 소비되고 잊히는 것이 아니라, 5년 10년 후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신념이다. 전작이 뜨겁고 순수했던 사람 노무현의 열정과 불꽃을 담았다면, 이번 영화는 고요하고 우직한 사람 문재인을 담는다. 두 작품을 관통하는 것은 '사람'과 '휴머니즘'이다. 여러모로 다른 듯 닮은 벗이다. 영화의 결도 마찬가지다. 감독은 "'노무현입니다' 때는 당신 삶 자체가 워낙 드라마라 그 정도로 울컥하는 장면이 많았다. 감정이 고조되고 폭발하는 음악을 쓰기도 했는데 '문재인입니다'는 '봄날은 간다'를 작곡한 조성우 음악 감독님이 합류하셨다. 더 표현되지 않고 절제해서 응축해 있는데 집에 갈 때쯤 마음이 울컥해지고 억제된 감정이 노출될 수 있는 영화였으면 했다. 최대한 절제해서 주인공을 닮은 영화여야 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톤앤매너로서 가장 중요했다"는 설명이다. 그토록 오래, 그리고 깊게 들여다 본 두 사람이지만 감독은 이들을 규정하긴 어렵다고 했다. 다만 다른 이의 말을 빌려 "둘 다 뜨거운 마그마가 끓고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활화산 같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휴화산 같다"는 표현이다. "같은 마그마에서 뻗어 나온 활화산과 휴화산, 그 비슷한 두 분의 대단한 혼이 그분들을 버티게 하는 힘이지 않았을까." 이창재 감독은 편견과 잣대, 오해와 부정을 걷어내고 사람 대 사람, 마음 대 마음으로 대상을 존중하고 마주할 수 있는 용기와 진심을 갖길 희망하는 이다. 그가 지난 두 번의 여정을 겪어오며 여실히 느낄 수 있었던 건 "사람에 대한 연민과 온기"다. "그것이 제게 큰 영향을 줬다. 저도 그런 온기가 제 인생에서 필요하단 생각을 했고 이상적인 변화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사진=엠프로젝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