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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2' 마침내 해방된, 조진웅 [인터뷰]
'소년들' 뜨거운 외침, 실화극의 묵직한 여운 [리뷰]

장르별 영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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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신작 '괴물'

시계적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괴물'은 몰라보게 바뀐 아들의 행동에 이상함을 감지한 엄마가 학교에 찾아가면서 의문의 사건에 연루된 주변 사람들 모두가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싱글맘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행동에서 이상 기운을 감지한다. 용기를 내 찾아간 학교에서 상담을 진행한 날 이후 선생님과 학생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흐르기 시작한다. 한편 사오리는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미나토의 친구 요리(히이라기 히나타)의 존재를 알게 되고 자신이 아는 아들의 모습과 사람들이 아는 아들의 모습이 다르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는다. 그리고 태풍이 몰아치던 어느 날, 아무도 몰랐던 진실이 드러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제가 가장 존경하는 사카모토 유지 씨와 4년 동안 준비한 작품이다. 일본의 어느 마을에 있는 호수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이야기이고 두 배우들을 만나 풍성한 작품이 되었다. 큰 울림을 주는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영화는 하나의 사건을 다양한 시선으로 만들어내는 놀라운 연출력으로 거장의 품격을 느끼게 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에 대해 "어느 곳에서는 피해자면서, 어느 곳에서는 가해자가 되는 일이 반복적인 구도로 이어진다. 보통 작가와 감독이 장면에 대해 의도가 어떤 것일지 서로가 긴밀히 협의하는 방식도 있겠지만 이번 사카모토 유지 씨와는 오히려 말을 하지 않고 서로 이해하며 소통하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어느 가족'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감정과 관계에 집중하며 일상의 순간을 섬세하게 다루는 연출로 관객들을 사로잡아 왔다.  그가 선보이는 신작 '괴물'은 일본 최고의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와 아시아 최초 아카데미상 수상 음악가 故사카모토 류이치, 세계적인 명장들과 함께했다. 그 결과, 세 거장의 협업은 제76회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이라는 쾌거로 이어졌다. 또한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예매 오픈 단 2분 만에 전회차, 전석 매진 신화를 기록하며 단연 최고 화제작임을 입증했다. 전 세계가 주목한 명작의 한국 개봉 소식에 관객들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11월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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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의 의뢰 '사형에 이르는 병'

일본의 명품 배우 아베 사다오와 떠오르는 신예 배우 오카다 켄시가 앙상블을 맞춘 서스펜스 심리 스릴러 '사형에 이르는 병'은 총 24건의 살인사건 중 단 한 건의 살인만은 부정하는 연쇄살인범 야마토와 그의 의뢰로 감춰진 진범 찾기에 나선 대학생 마사야를 둘러싼 충격적인 비밀과 잔혹한 진실을 그린 영화다.  평범한 빵집 주인으로 지내며 7년에 걸쳐 24건의 살인을 저지른 흉악한 연쇄살인범 야마토. 그는 10대 후반의 소년소녀를 감금, 학대,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반면 우등생으로 모든 이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라다 삼류대학 법학과에 진학 후 아웃사이더로 하루하루를 살던 마사야. 그는 과거 이웃 야마토로부터 진짜 범인을 찾고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달라는 편지를 받게 된다. '사형에 이르는 병'에서 자신만의 잔혹한 규칙을 통해 24명을 죽인 계획형 연쇄살인범 야마토로 분한 아베 사다오는 제46회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 남우주연상 수상, 제65회 블루리본상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기록한 베테랑 배우다. 1992년 극단에 입단해 연극, 영화,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100여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해온 아베 사다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원더풀 라이프',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불량공주 모모코' 등 일본 대표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활발하게 연기했다. 특히 만화 실사화 작품 중 손꼽히는 완성도를 자랑하는 '기생수' 시리즈에 출연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캐릭터 변신의 귀재로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작품을 통해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한 데 이어, 시라이시 카즈야 감독과 '이름없는 새' 이후 약 5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 '사형에 이르는 병'은 일본 개봉 당시 실사 영화 중 유일하게 흥행 수익 10억 엔을 돌파하며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 관객들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아베 사다오의 소름끼치는 연기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 TBS 드라마 '첫사랑 일기'로 화려하게 데뷔한 오카다 켄시는 극 중 이상한 매력으로 결혼을 앞둔 여교사의 마음을 사로잡은 쿠로이와 아키라 역으로 분해 아련한 금단의 로맨스를 선보이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제99회 드라마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 제33회 일간 스포츠 영화 대상 이시하라 유지로 신인상, 제44회 일본 아카데미상 신인배우상을 수상하며 주목받는 라이징 스타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일본 NHK의 아침 드라마 '부기우기'에서는 슈리, 쿠사나기 츠요시, 키쿠치 린코, 아오이 유우 등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영화 '사형에 이르는 병'에서는 유년 시절 모두의 기대를 받고 자란 모범생이었지만 삼류대학에 진학 후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던 대학생 마사야 역을 맡아, 연쇄살인범의 의뢰로 진범 찾기에 나서는 과정에서 점차 연쇄살인범에게 동화되어가는 충격적인 모습까지 섬세한 연기력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환상적인 연기 호흡을 예고한 아베 사다오, 오카다 켄시 주연의 서스펜스 심리 스릴러 '사형에 이르는 병'은 11월 29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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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x송강호 재회 '거미집', 전세계 187개국 선판매 '쾌거'

김지운 감독의 영화 '거미집'이 전 세계 187개국 선판매 및 주요 국가에서 동시기 개봉을 확정했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다.  '거미집'은 북미를 포함한 해외 187개국에 판매돼 전 세계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일본, 대만, 홍콩,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은 물론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칸디나비아 등 유럽지역, 멕시코, 브라질 등의 남미지역, 호주, 뉴질랜드 등의 오세아니아 지역까지 다양한 국가의 영화 팬들의 기대를 얻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은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미국 대표 배급사인 사무엘 골드윈 필름즈(Samuel Goldwyn Films)가 선택한 최초의 한국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사무엘 골드윈 필름즈는 MGM 창립자인 사무엘 골드윈의 아들인 사무엘 골드윈 주니어에 의해 1979년 설립된 이래 매년 10편 정도의 작품성 있는 작품들만 엄선하여 배급하는 미국의 가장 오래된 인디펜던트 배급사이다. '피부를 판 남자' , '교실 안의 야크' 등의 작품을 북미 지역에 배급하는 것을 비롯하여, 2021년에는 덴마크 영화 '어나더 라운드'를 배급하여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하는 등 좋은 작품을 신중하게 골라 북미 시장에 맞는 배급 전략을 세우는 회사로 명성이 높다. 이들은 '거미집'에 대해 "북미 지역에 김지운의 '거미집'을 소개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칸 프리미어를 함께하며 김지운 감독만의 특별한 재능에 다시한번 감탄했다. 이 영화는 장르 영화 팬뿐만 아니라 시네필에게까지 환호 받는 작품이 될 것" 이라고 '거미집'을 배급하게 된 이유와 소감을 전했다. '기생충'의 배급사이기도한 프랑스의 조커스 필름(The Jokers Films)은 "'거미집'을 통해 김지운 감독은 예술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70년대 한국 시네마의 한 장면을 완성한다. 김지운 감독은 창조의 본질속을 파고들고 송강호는 스크린을 장악한다. 영화는 계속되어야 한다"라며 영화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거미집'에 큰 기대감을 표했다. 또한, 대만 배급사 무비 클라우드(MovieCloud)는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가 만나 누구도 놓쳐서는 안 될 가장 영화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서스펜스와 정치, 유머, 풍자가 절묘하게 버무려진 영화에 대한 러브레터!" 라며 영화를 향한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여기에 호주/뉴질랜드 배급사 엄브렐라 엔터테인먼트(Umbrella Entertainment)는 "'거미집'은 세계 관객들에게 영화 제작의 혼돈과 광기를 보여주며 놀라움을 선사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수많은 관객들에게 장르적인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거미집'은 큰 스크린에서 봐야할 만한 영화임에 틀림없다"고 전했다.  또한 대만, 홍콩,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몽골 등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와 호주, 뉴질랜드, 프랑스 등이 이어서 한국 동시기 개봉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 이에 바른손이앤에이 해외사업팀은 "'거미집'은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 배우의 신작이라는 것만으로도 해외 마켓에 첫 선보였을 때, 전 세계 바이어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이 있었다. 늘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는 감독과 경이로운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에 대한 깊은 신뢰를 느낄 수 있었으며, 흑백과 컬러를 오가는 스타일리쉬한 연출과 배우들의 엄청난 앙상블 연기에 감탄하며 각 지역 최고의 배급사들과 선판매가 마무리되었다"고 해외 선판매 성과의 의미를 전했다. '거미집'의 국내 개봉일은 9월 2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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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코미디 시리즈의 귀환 '가문의 영광: 리턴즈'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잘나가는 스타 작가 대서와 가문의 막내딸 진경을 결혼시키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장씨 가문의 사생결단 결혼성사 대작전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누적 스코어 약 2,000만 명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시리즈를 책임져온 오리지널 캐스트와 신선함을 더하는 뉴 캐스트들이 뭉쳤다.  윤현민은 신이 내린 글빨의 작가이자 가문의 강제 예비 사위 박대서 역을 맡았다. 불 같은 성격을 가진 가문의 막내딸 장진경 역은 유라가 연기한다. 영화 '가문의 영광 4 – 가문의 수난', '가문의 부활 – 가문의 영광 3', '가문의 위기 – 가문의 영광 2', '헬머니' 등에 출연하며 자타공인 코미디 영화 1인자로 자리매김한 김수미는 타고난 리더십으로 시대 초월 굳건한 가문의 수장을 지키는 홍덕자로 분했다. 김수미는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가문의 영광' 시리즈의 정통성을 더하며 유쾌한 에너지를 뿜어낼 전망이다.  코미디 연기의 달인 탁재훈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가문의 시한폭탄 아들 장석재를 연기, 특유의 재치로 작품에 재미를 극대화한다. 연기, 예능, 노래, 힙합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 정준하는 가문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피, 땀, 눈물을 맡고 있는 오른팔 종면으로 분했다. 추성훈은 최고의 싸움 고수이자 가문의 배신자 얏빠리 역을 연기한다.  이밖에도 고윤, 기은세, 김희정 등이 출연한다.  이번에 공개된 티저 포스터는 장씨 가문의 리더 김수미를 필두로 각 캐릭터의 모습과 함께 "가문이 제대로 웃겨줄게!"라는 카피가 더해졌다.  레전드 코미디 영화의 화려한 귀환을 예고하는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9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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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초호화 라인업 '오펜하이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파괴할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천재 과학자의 핵개발 프로젝트를 다룬 작품이다.  '다크 나이트' 3부작, '인셉션', '인터스텔라' , '덩케르크', '테넷' 까지 매 작품 독보적인 연출력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으며 5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11개의 아카데미상과 2개의 최고 작품상을 수상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 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을 위해 진행되었던 비밀 프로젝트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미국의 물리학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번 작품은 크리스토퍼 놀란 작품 사상 가장 화려한 캐스팅을 선보일 예정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온 배우 킬리언 머피가 세상을 바꾼 천재 과학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 역을 맡았고, 그의 아내이자 생물학자 겸 식물학자인 키티 오펜하이머 역은 에밀리 블런트가 분했다. 여기에 맷 데이먼이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끄는 장군 레슬리 그로브스를 맡았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미국 원자력 위원회 창립 위원인 루이스 스트로스 역을, 플로렌스 퓨가 오펜하이머와 사랑에 빠지는 정신과 의사 진 태트록으로 출연한다. 이 외에도 조쉬 하트넷, 케이시 애플렉, 라미 말렉,  케네스 브래너, 데인 드한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이번에 공개된 메인 포스터에는 세상을 영원히 바꾼 천재 과학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로 완벽하게 변신한 킬리언 머피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당장이라도 거대한 폭발을 예고하는 듯한 핵 폭발 장치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먼저 이번 작품의 주인공을 맡은 킬리언 머피는 강렬한 눈빛 하나만으로도 오펜하이머라는 인물의 고뇌와 혼란을 완벽히 그려냈다는 후문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페르소나로 손꼽히는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감을 높인다. 특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킬리언 머피는 오펜하이머를 완벽하게 연기했다. 그게 이 영화의 핵심"이라면서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핵무기 개발을 위해 비밀리에 진행됐던 맨해튼 프로젝트의 핵폭발 장면을 연상케 하는 뜨겁도록 강렬한 이미지는 궁금증을 더한다.  J.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진두지휘했던 맨해튼 프로젝트, 이를 둘러싼 수많은 인물들의 갈등, 그리고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이 선보이는 완벽 열연으로 기대를 모으는 '오펜하이머'다. 특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역시 “J.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그의 이야기는 직접 봐야만 믿을 수 있다”고 자신한 바, 영화에 대한 이목이 집중된다. 8월 15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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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마부키 사토시 주연 추적 미스터리 영화 '한 남자'

'한 남자'(감독 이시카와 케이)는 죽은 남편의 이름, 과거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정체가 묘연해진 한 남자 X의 거짓된 인생을 따라가는 추적 미스터리 영화다.  제70회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한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 '한 남자'를 원작으로 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함께 현재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젊은 거장으로 언급되는 이시카와 케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데뷔작 '우행록: 어리석은 자의 기록'(2019)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에 선정되며 평단과 관객 모두를 사로잡았던 그가 이번 작품에서 다시 한번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와 만나 기대감을 더한다.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동경가족', '워터보이즈' 등 탄탄한 필모그래피로 국내에서 수많은 팬층을 보유한 츠마부키 사토시를 필두로 '어느 가족' 안도 사쿠라, 드라마 '언내추럴' 쿠보타 마사타카까지 막강한 초호화 연기파 배우진의 캐스팅도 기대 포인트다.  앞서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한차례 국내 관객들을 만난 바 있는 '한 남자'는 공개 당시 몰입도 있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 그리고 완성도 높은 연출력을 보여줬다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뿐만 아니라, 일본아카데미상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총 8개 부문을 휩쓸었음은 물론,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초청작 선정,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런칭 포스터는 미스터리한 한 남자의 뒷모습과 함께 '사랑과 죽음, 진실과 거짓의 모호한 경계에 관한 성찰'이라는 해외 호평 리뷰가 더해져 궁금증을 더한다. 사랑과 정체성에 관해 가장 독창적이고도 서늘한 질문을 던질 웰메이드 서스펜스 '한 남자'는 8월 30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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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감독작 '보호자', 8월 15일 개봉 확정

2023년 8월 15일 개봉을 확정한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배우 정우성의 첫 장편 영화 연출로 화제를 모은 '보호자'는 제47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55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42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돼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당시 인물의 감정을 드러내는 액션과 인상적인 촬영, 배우들의 호연이 눈에 띈다는 평가를 받은 '보호자'다.  감독이자 주연을 맡은 정우성은 10년의 수감 생활을 마친 뒤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수혁 역으로 등장한다. 수혁의 평범한 삶을 가장 위험한 꿈으로 만드는 빌런은 김남길, 박성웅, 김준한, 박유나가 맡았다.  김남길은 무슨 일이든 처리해 주는 성공률 100%의 해결사 우진을, 박성웅은 수혁이 몸담았던 조직의 보스 응국을 맡았다. 김준한은 열등감에 시달리는 조직의 2인자 성준을, 박유나는 우진의 파트너이자 폭탄 전문 킬러 진아를 맡아 신선함을 더한다. 이번에 공개된 티저 포스터는 석양 속 자동차에 기댄 수혁을 통해 평범한 삶을 원하는 그의 앞에 어떤 위험천만한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티저 포스터 속 수혁의 분신과도 같은 자동차는 정우성이 직접 해낸 다채로운 카체이스를 비롯한 신선한 액션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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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 제작진 신작 음악 영화 '마에스트로'

'코다' 제작진의 새로운 음악 영화 '마에스트로'(감독 브뤼노 시슈)는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부자 관계인 프랑수아 뒤마르(피에르 아르디티)와 드니 뒤마르(이반 아탈)가 평생 꿈꿔온 이탈리아의 라 스칼라 지휘자 자리를 두고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지휘자라는 같은 직업을 가져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할 것 같지만 서로에 대한 묘한 경쟁심으로 관계가 소원한 유명 지휘자 부자인 프랑수아 뒤마르와 드니 뒤마르. 아버지는 명망 높은 최고의 지휘자로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아들은 아버지에 버금가는 명성을 쌓아간다. 어느 날, 아버지 프랑수아는 평생 꿈꿔온 무대, 라 스칼라의 지휘자 자리를 제안받고 뛸 듯이 기뻐하지만, 아들 드니는 자신에게 와야 할 제안이 아버지에게 잘못 전해졌음을 알게 되어 갈등에 빠진다.  '마에스트로'는 제64회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자 제84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작 'Footnote'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코다' 제작진이 다시 한번 음악이라는 매개를 통해 가족 간의 미묘한 갈등과 화해를 다룬다.  아들 드니 뒤마르 역할에 세버그, 아버지 프랑수아 역할은 피에르 아르디티가 맡았다. 영화에는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라흐마니노프, 슈베르트 등 클래식 명곡들이 등장해 오감 만족 영화로 기대를 고조시킨다. 8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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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X이선균 주연 '잠', 극찬 세례 해외 반응

2023년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정유미 이선균 주연의 '잠'이 프랑스 현지 시각으로 지난 5월 21일(일) 비평가주간 월드 프리미어 상영회를 통해 첫 공개된 이후, 해외 언론 및 평단의 열띤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성공적으로 첫 공개를 마친 '잠'을 향한 해외 유수 매체와 평단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Screen International)은 "단순한 몽유병에 대한 풍부한 상상력과 교묘한 변화가 가미된 영화", 소르티르 아 파리(Sortir à Paris)는 "관객들로 하여금 숨 돌릴 겨를을 주지 않는 매력적이고 드라마틱한 스릴러", 트르와 쿨뤠르(Trois Couleurs)는 "웃음과 공포가 뒤섞인 완성도 높은 장르 영화로 부부에 대한 깊고 미묘한 성찰을 이루게 한다", 무비라마(MovieRama)는 "공포, 환상, 코믹과 같은 장르를 넘나들며 부부와 가족, 믿음과 전통, 의식과 무의식, 과학과 의학에 대한 성찰의 토대를 마련한다"고 잠이라는 평범한 소재에서 나오는 미스터리와 서스펜스에 대한 극찬을 쏟아냈다.  또한 레터박스드(Letterboxd)는 "관객의 관심을 끌고 놀라게 하는 방법을 안다"고 호평하며 '잠'을 올해 칸 국제영화제 베스트 영화 중 한 편으로 선정했다. 뿐만 아니라, 레 쟁로퀴티블(Les Inrockuptibles)은 "첫 번째 영화를 아주 팽팽하고, 긴장되고, 간결하게 연출한다", 콘비니(Konbini)는 "장르를 혼합하면서 극도로 섬세하게 유머와 공포의 코드를 결합시킨다" 며 첫 번째 장편 영화로 성공적으로 데뷔한 유재선 감독의 연출력을 상찬했다.  이어 평론가 마고(Margaux)는 "절제 속에서 유용하고 굉장한 미장센", 시네마 티저(Cinéma Teaser)는 "간결한 장소 뒤, 가족적인 웃음 아래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미장센과 카오스는 영화에 있어 철저하게 영향력을 가지고 기이함은 화면을 장악한다"고 프로덕션에 대한 아낌없는 찬사를 전했다. 잠드는 순간, 다른 사람처럼 변해 끔찍한 행동을 저지르는 남편이 자아내는 공포의 비밀을 파헤친다는 흥미로운 스토리, 만날 때마다 최고의 호흡을 보여준 정유미와 이선균이 설명할 수 없는 공포에 맞선 부부로 만나 선보이는 특별한 '케미'로 기대감을 높이는 영화 '잠'은 올해 가을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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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난강, 트랜스젠더 파격 변신 '미드나잇 스완'

영화 '미드나잇 스완'(감독 우치다 에이지)을 소개한다.  '미드나잇 스완'은 트랜스젠더로 살아가는 나기사가 부모에게 학대 받아온 조카 이치카를 맡게 되면서, 고독한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도쿄의 트랜스젠더 바에서 쇼걸로 일하고 있는 나기사.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가족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있다. 그러던 중 고향 히로시마에서 온 조카 이치카를 잠시 맡게 된다. 이치카는 엄마 사오리의 방치와 학대로 마음을 닫아버린 소녀. 삼촌인 줄 알고 찾아온 나기사의 모습을 보고 적잖이 당황한다. 그리고 세상에 등을 돌린 두 사람의 기묘한 동거 생활이 시작된다. 남몰래 발레를 동경하던 이치카는 레슨비를 벌기 위해 친구가 추천한 불법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결국 경찰서에 가게 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이치카가 발레에 소질이 있음을 알게 된 나기사. 상처받은 이치카를 다정하게 위로해주고 이치카를 위해 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한편으로 엄마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미드나잇 스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파란을 일으켰던 우치다 에이지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제44회 일본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작품상에 더해 최우수 남우주연상(쿠사나기 츠요시), 우수 감독상(우치다 에이지), 신인 배우상(핫토리 미사키) 까지 4관왕을 달성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더불어 다양한 연기 변신을 통해 훌륭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쿠사나기 츠요시가 이번 작품에서 트랜스젠더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 내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에 공개된 포스터는 따스한 햇빛을 받으며 발레 연습을 하는 이치카(핫토리 미사키)의 우아한 모습과, 나기사(쿠사나기 츠요시)의 쓸쓸한 표정이 담긴 모습을 위아래로 배치하여 어딘가 아련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런 상반된 배치는 우아해 보이는 백조의 다리가 수면 아래에서 분주하듯, 이치카의 꿈을 지켜내기 위해 헌신하는 나기사의 모습을 암시하는 듯 애틋한 분위기를 더한다.  영화 '미드나잇 스완'은 오는 6월 1일부터 시네마캐슬 전 지점(메가박스 동대문, 사상, 상봉, 파주출판도시)을 비롯해 롯데시네마 아르떼 6개 관, 인천미림극장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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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 싱크로율 마고 로비X라이언 고슬링 '바비'

'바비'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에 공개된 '바비' 티저 포스터는 바비를 상징하는 커다란 로고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 마고 로비와 라이언 고슬링이 각각 바비와 켄 역을 맡아 높은 캐릭터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이번 작품은 첫 연출작인 '레이디 버드'로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작품상을 수상한데 이어 '작은 아씨들'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 겸 감독 그레타 거윅의 신작이다.  그레타 거윅 감독은 "대본을 쓰면서 영화와 사랑에 빠졌다. 이 작품을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연출하는 걸 견딜 수 없어 연출까지 맡게 되었다"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주인공 바비 역에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에서 주인공 할리 퀸 역을 맡아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은 마고 로비가 맡았다. 특히 마고 로비는 '아이, 토냐'와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으로 각각 제90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제92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연기력까지 인정받았다.  이어 켄 역에는 '라라랜드'로 국내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은 라이언 고슬링이 맡았다.  이외에도 이번 작품에는 바비랜드 속 다양한 바비와 켄이 등장하는데 '어글리 베티' 시리즈로 제59회 에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아메리카 페레라부터 제68회, 제69회 에미상 TV 코미디 부문 여우조연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케이트 맥키넌, 그래미 어워즈 3회 수상 및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두아 리파 그리고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새로운 마블 히어로 샹치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은 시무 리우까지 등장한다. 7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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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사랑한 거장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시네마 천국'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가 7월 국내 개봉을 확정했다.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는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그래미를 석권한 세계적인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 인생을 담은 작품이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전 세계 영화 팬들과 음악 팬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현대 영화 음악의 거성으로 400여 편이 넘는 영화 및 드라마 음악과 100여 곡에 이르는 클래식 음악을 작곡했다. '시네마 천국', '피아니스트의 전설', '미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 명작의 음악 감독으로 활동하며 아카데미에 다섯 번 노미네이트되었고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헤이트풀8'으로 음악상을 수상했다.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은 엔니오 모리꼬네와 영혼의 단짝으로 둘의 첫 만남인 영화 '시네마 천국'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이후 '피아니스트의 전설'과 '베스트 오퍼' 등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왔다.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는 쥬세페 토르나토레의 엔니오 모리꼬네를 향한 사랑과 우정이 담긴 영화로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되어 "놀라울 정도로 대담한 음악 제작자의 마음과 상상 속으로 당신을 데려간다"(The Age), "위대한 영화 작곡가에 대한 철저한 찬사"(The Guardian), "친구를 넘어선 영화와 음악적 순간의 멋진 모자이크"(Little White Lies) 등 해외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이번에 공개된 스틸에는 아날로그의 감성이 묻어나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작업실 풍경이 고스란히 담겼다. 눈을 감고 지휘를 하는 엔니오의 모습은 음악을 향한 그의 열정이 그대로 느껴진다. 또한 '시네마 천국' 토토와 알프레도의 명장면 스틸은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에서 만나게 될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들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킨다.

영화 속 모든 재미

인터뷰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비로소 완성된 그날의 퍼즐 [인터뷰]

열아홉 살 소년이 한밤 중에 숨죽여 들었던 두렵고 무시무시한 총성. 불안함을 뚫고 나오는 호기심과 그 후로 오래도록 가진 의문. 비로소 그날의 퍼즐 조각을 맞춘 이야기는 희대의 역작이자 수작이 되어 남았다.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이다.  12.12 군사 반란 실화를 모티브로 한 '서울의 봄'은 김성수 감독에겐 오랜 염원이자 영문 모를 부채감을 안긴 작품이었다. 계속 자신 없어하면서도 이 시나리오를 놓지 못하는 제게 스스로 반문하기를 수개월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집에서 큰 잔치가 벌어져 방도 뺏기고 나가 있으란 말에 신나서 집을 나왔던 열아홉의 그가 거리를 지나는 장갑차를 봤다. 너무 신기해서 쫓아가는데 멀리서 총성도 들렸다. 지나가던 아저씨들이 어서 집에 가라 했지만 호기심이 왕성할 그 나이, 친구 집 옥상으로 가서 어두워 보이지도 않는 그곳을 응시했다. "모두가 그렇지 않나. 많은 세월이 지나도 인생에서 선명한 날. 또렷한 건 밤하늘의 찬 공기와 총소리가 너무 컸고, 너무 무서워서 서있지 못하고 웅크리고 앉아서도 계속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훗날 영화 감독을 데뷔하던 90년대 중반에서야 그날의 의문이 풀렸다. 허망했고, 분개했다. 패배의 상실감과 매캐한 최루탄 연기에 갇혀 흘러간 그의 지난 20대가 이런 이유에서였다니, 오랜 의혹이 해소됨과 동시에 큰 충격과 속상함에 빠져 있던 그다. '서울의 봄'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그의 표현대로라면 "혈관 속 피가 역류하는 듯한 전율"을 느꼈고 "내 마음은 어느새 잔뜩 겁에 질린 열아홉 살이 맞닥뜨린, 숨 막히는 그 겨울밤 속으로 정신없이 내달리고 있었다." 어쩌면 '서울의 봄'은 김성수 감독의 운명이었다. 그는 "절대 다큐 같아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영화 같아서도 안 됐다.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면 안 되는 영화였고, 그런 걱정과 염려. 마음의 긴장 상태로 이 영화에 임했던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즐거웠다는 감독이다. 역사적인 기록에서 출발한 사건이지만 그 빈틈을 메꾸고 영화적으로 창작해 표현하는 것은 감독의 특별한 권한이자 누릴 수 있는 묘미다. "영화광으로서 어떤 사건과 직면했을 때 인간이 내린 결정과 판단, 이런 신념과 야망, 욕심에 관심이 많다. 역사 속 인물들을 제가 잘 모르니 저는 그들이라 여겨지는 인물을 제가 만든 세계로 불러들여 상황극을 만들어준 것"이란 김성수 감독은 "왜 이름을 바꿨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전 실존인물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없다. 안 좋아는 사람들이라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쿨하게 답했다.  그는 단순히 역사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느낀 바를 제 생각으로 표현하는 것이 감독의 몫이라 여겼다. "실제 사건과 인물에서 출발했지만 건방지게 말하면 김성수 세계 안에서 움직이는 아바타였으면 했다"는 것이다. 다만 전두환을 모티브로 한 전두광을 연기한 황정민이 대머리까지 닮은꼴 분장을 한 것에 대해서는 "실존인물이든, 영화 속 인물이든 그 사람이 모든 원흉이고 모든 걸 주도했고 결국 승리의 과일을 모두 따먹은 사람이라 가장 중요했다. 역사가 영화로 전향되는 스위치, 그런 징검다리 도약대 역할을 정민 씨가 해줘야 했기에 외피를 덮어씌운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극화 시켜서 풀어낸 영화지만, 실화가 주는 무게감과 결국 오래도록 빼앗긴 '봄'이 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보긴 힘든 작품이다. 의기양양하게 웃는 최후의 반란군들 모습과 대비되는 진압군의 갖은 고초는 허망함과 탄식, 분노를 유발한다. 감독은 영화란 명분으로 통쾌한 결말을 바꿔치기할 수도 있지만 "그런 쉬운 선택은 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감독이 사실 자기 영화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지만, 이야기의 맥락을 보고 과연 이런 야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힘을 합치는 탐욕의 무리들이 어느 도처에서나 벌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런 일이 늘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벌어질 수 있다. 과거를 들여다보는 이유는 우리가 앞으로 닥쳐올 미래를 잘 해결해야겠단 생각 때문에 하는 거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한 마지막 사진의 의미를 두고 "그들이 영광의 기록을 자랑스럽게 찍은 사진이다. 하지만 이를 본 사람들은 어떨까. 절대 그렇게 보지 않을 것"이라며 단언했다.  무엇보다 김성수 감독은 반란군을 막는 진압군의 이야기를 통해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닌, 본분에 책임을 다하는 사람과 본분을 망각한 채 지나친 욕망을 갖고 이를 충족시키려는 사람의 모습을 부각하려 했다. "숫자는 적었지만 실제 진압군의 이름으로, 그 명분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반란군을 제압한 분들이 있었다. 그분들의 시선으로 영화를 보게 만들면 이 탐욕의 무리들이 더 잘드러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결국 김성수 감독이 '서울의 봄'을 기어이 담아낸 것은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경험하지 못한 야만의 시대, 폭력의 시대를 상기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니었다. "개인의 어떤 결정과 판단이 큰 영향을 끼칠 때가 있다. 영화 속에도 반란군, 휩쓸린 사람들, 진압군, 구경하던 사람들 등 수많은 인간군상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의 소용돌이로 빨려들어간다. 이런 순간에서 각각의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각자 삶을 살아온 방식으로 대답한다. 어떤 생각과 세계관을 갖고 인생을 살아가고 마무리 짓느냐가 삶의 과정이다.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인가 승리의 세계관만 부각한다. 이겨야 하고, 앞서야 하고, 압도해야만 한다고. 하지만 그게 과연 옳을까." 열아홉 소년의 기억을 오십 중년의 나이에 다시 꺼내본 감독 또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삶의 평생 난제이자 가장 가치로운 의문을 '서울의 봄'을 통해 되새기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의 봄' 정우성의 품격과 소신 [인터뷰]

배우 본연의 성정이 이토록 자연스레 묻어나는 배역이 또 있을까. 영화 '서울의 봄'에서 너무도 고귀한 자부심과 사명을 지키는 인물로 분해, 충격적 사건을 목도한 관객들에 단 하나의 '희망'이 되어주는 정우성이다. 그 특유의 성품과 올바름이 고스란히 투영된 인물이었고, 누구도 이보다 더 완벽한 싱크로율을 발휘하긴 어려울테다.  정우성은 이미 '서울의 봄' 캐스팅 단계에서 김성수 감독이 제게 전화를 할 거라 짐작하고 있었다. 김성수 감독이기에 일단 반은 마음이 기울지만 '헌트' 촬영이 끝난 시기였기에 잇단 두 작품에서 외피적으로 비슷한 캐릭터를 또 맡게 된다면 과연 관객이 이태신을 온전히 받아들일지 우려가 됐다. 그랬더니 "나 너 아니면 안 해"란 감독의 반 협박을 들었다. "당연히 같이 작업하는 즐거움과 신뢰는 있지만 이런 외부적 요소로 인해 우려를 말씀드린 건데 귀에도 안 먹힌 것 같다"며 웃으며 당시를 회상한 그다. 감독의 협박에 가까운 캐스팅 고집은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 감독이 정우성이기에 믿고 맡긴 캐릭터 이태신은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군의 사명에 충실한 인물이다. 내란 음모를 일으키는 전두광 무리들에 맞서 끝까지 대항하는 그의 신념과 사명감은 뜨거운 감명을 일으킨다. 특히 정우성이 연기하기에 익히 그의 평소 언행에서 읽히는 본연의 옳고 그른 성정과 맞물려 더 깊은 몰입을 이끌어낸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태신 캐릭터에 호응해주셔서 놀라웠다. 상황에 대한 분노도 느끼고, 아주 징글징글한 황정민 형 연기도 보고,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기가 빨리는 느낌을 받았기에 '잘한 게 맞나' 반문을 여러 번 했다"는 정우성이다. 그는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지만 이태신은 극 중 가장 허구성이 많이 이입된 인물이기에 캐릭터를 만들 땐 모든 걸 배척해야 했다. 막연함이 있었기에 더 많은 관찰과 고민을 했다. 감독님께서 참고 영상으로 제가 UN난민친선대사로 뉴스 인터뷰 했던 걸 보여주셨다. 그 영상의 의미는 인터뷰에 임하는 제 자세였던 것 같다. 타인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전하는 만큼 단어 선택 하나도 신중하고 조심스럽고, 강요가 되어서도 안 된다. 그런 모습을 원하신 것 같다. 감정적이며 저돌적으로 불같이 달려드는 무리들을 대할 때, 본분을 지키기 위한 이성적 사고와 차분함 이런 모습을 이태신에게 얹길 원하셨던 것 같다"고 이해했다. 그가 말하길 "이태신은 어떤 사람일까를 막연함 속에서 찾아가는 첫 단추"가 처음 참모총장으로부터 수도경비사령관을 제안받는 신이었다. 이를 조용히 거절하는 모습에 이 사람이 담겨 있었다고. 우직하고 투철한 신념을 갖춘 인물이지만, 정우성은 이를 선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그저 맡은 본분과 직무에 책임을 다하는 소신있는 인물이라 여겼다. "올바름이란건 정의되기 힘들다. 누군가의 올바름이 다른 누군가에겐 올바르지 않을 수 있다. 감독님 전작 '아수라' 때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 안에 전두광도 있을 수 있고, 육본의 우유부단한 '똥별'들도 있을 수 있고, 이태신도 있을 수 있다. 내 안엔 다양한 내가 있다. 그러다 어떤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어떤 모습이 튀어나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큰 차이를 만드는 것 같다. 감독님은 그런 자세로 인물을 다루는 것 같다. 선택의 명분, 의미부여를 하기보다 본분을 지키는 그런 신념의 사람으로 이태신을 그리려 했다"는 그는 "감독님께서 이태신을 통해 그날의 사건을 함께 목격하길 바라신 것 같다. 명분과 정의를 강요하거나 선과 악의 대결이라기보다 인간 본성을 탐구하는 태도, 인간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대척점에 선 전두광 역의 황정민과 처음 리허설을 할 때, 만만찮은 캐릭터를 대하는 만큼 ''타 죽는 게 아닌가'하는 부담이 컸다고 엄살인 정우성은 "테이크가 끝나면 상대방 표정에서 느껴진다. 아, 형이 이태신을 느꼈구나"라며 웃었다. 해당 장면에서 극도의 긴장감이 도사리고 있음에도 반란군 무리들에게 "보기 안 좋다, 몰려다니지 말라"고 속시원히 일갈하는 이태신과 그로 인해 무안함과 분함을 풀 데 없는 전두광의 표정도 은근히 통쾌하고 유머러스한 장면이다. 정우성은 "이태신이 그렇게 원리원칙을 따지고 꼿꼿하고 딱딱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저 본분에 대한 책임을 지키려는 사람인데, 군인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으니까 한마디 하는 거고 군대라는 체계가 있는데 체계 없이 몰려다니니까 한 마디 했다"고 미소다.   극 중 전방부대까지 불러들이는 반란군의 조직적인 움직임에 손발이 묶였음에도 끝까지 홀로 맞서는 이태신의 사투는 안쓰럽고 비통하기 짝이 없다. 정우성은 "답답해서 스트레스가 쌓이지만 그걸 화로 표현하는 사람이 아니다. 상황에 대해 부정하지 않으려다 보니 이를 극복하려 하지만, 외면 당하고 상황은 더 안 좋은 쪽으로 흐르며 혼자 고립되는 상황으로 내몰린다. 그럼에도 이를 온전히 다 받아들이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감정적 대처보다는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지 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 여겼다"고 했다. 특히 희대의 명장면이라 꼽히는 최후의 바리케이드 신은 "7월에 찍느라 정말 힘들었다. 감독님이 농담으로 '정우성 키 크잖아.. 잘 넘어가겠지? 그래서 만들었어' 했다"고 전하며 웃겼다. 하지만 이내 "장애물이 있어도 느리지만 꿋꿋하게, 무거운 발걸음이 되고 넘어져도 일어나서 그렇게 가려고 하는 사람이 이태신이란 사람인 것 같더라. 자신의 소신을 위해 그가 길을 걷는 자세가 아니었나. 그 길에 철망이 찔리고 아픈 게 사실일지라도, 그렇게 가더라도 극적인 해결이 이뤄지지 않을걸 알고 있음에도 그냥 가야 하기 때문에 가는 것"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탐욕의 무리들에 철저히 짓밟힐지언정 마지막까지 그가 지킨 꼿꼿한 자부심과 올바름의 가치는 지켜보는 이들에게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의미 깊은 질문을 던진다. 항간엔 '이태신 장군 앓이'가 일어날 정도로 멋진 사람을 연기한 정우성이다. 그리고 정우성이기에 더욱 진심으로 몰입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캐릭터 싱크로율 제로라고 손사레친 그는 "멋있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어떻게 보면 이태신은 자신의 본분을 지키려 부단히 노력한다. 그 모습을 많은 분들이 바람직한 성향이라고 느끼고 공감하기 때문에 이태신을 응원해 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너무 많이들 좋아해 주셔서 저에게 부담스러운 캐릭터로 남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보게 됐을 때, '서울의 봄' 이태신이 저에게 어떤 의미의 캐릭터인지 알게 될 것 같다"고. "사람이 살면서 소신이란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제가 추구했던 건 어느 캐릭터에도 머물러 있지 않으려 했던 것이다. '비트'로 청춘의 아이콘이란 수식어가 쓰인 순간, 빨리 이걸 벗어나야지 했다. 아이콘이 되고 싶지 않았고 아이콘일 수 없었다. 그저 어떤 청춘의 외로움을 보인 것 뿐이고, 많은 분들이 동시성을 느껴주신 것뿐이다. 배우로서 제가 여러 가지 선택을 해왔다. 흥행만을 좆지 않고 무모한 도전도 하고, 다양한 시도도 했다. 그게 주류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낼 수 있는 작은 씨앗을 품은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됐다. 그게 배우 정우성의 소신이었던 것 같다. 지나온 제30년을 돌이켜보면 그런 소신으로 임한 저를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품격과 소신을 지킨 정우성이다. 그가 연기한 올곧은 캐릭터에서 그의 성정이 자연스레 묻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의 봄' 박해준, 이인자의 존재감 [인터뷰]

박해준은 상황에 맞게 자신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배우다. 적재적소 자신을 더하고 덜어내는 그의 연기는 어느 때라도 이질감 없이 다가온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 이인자의 존재감을 그만의 방식으로 발휘한 것만 봐도 그렇다.   권력을 향한 욕망의 기차에 탑승한 후 돌진하는 탐욕의 2인자. 배우 박해준이 영화 '서울의 봄'에서 연기한 노태건에 대한 설명이다. 그는 전두광의 오랜 친구이자 같은 군대 사조직 하나회의 일원이다. 전두광의 반란 계획에 처음엔 겁을 먹고 반신반의하는 모습으로 언뜻 우유부단하고 소심해 보였으나, 이후 전두광의 권력욕에 편승해 숨겨진 욕망을 드러내며 군사반란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일인자 앞에선 다소 위축되지만 그가 사소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을 제 선에서 해결하는 이인자 특유의 면모를 실감 나게 연기한 박해준이다. 노태우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인 데다 내외적 싱크로율도 상당해 어떤 이는 '죽은 노태우 영혼을 강령술로 불러내 고증 자문받고 빙의시켜 연기한 듯하다'는 관람평을 남겼을 정도다.  이에 멋쩍게 웃은 박해준은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 하지만 실존 인물에 대한 캐릭터적 고민은 안 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부담이 됐는데 감독님을 만나고 촬영에 들어간 이후에는 상황에 집중하다 보니 캐릭터적인 면에 부각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2인자로 그려진 인물적 내면에 더 집중했다. 반란을 도모하고 결정은 전두광이 내리지만, 노태건은 이를 다시 검토하는 사람이다. 그런 것들이 표현되기를 바랐다. 다만 듬직한 풍채는 의도했다. "개인적으로 좀 더 나이 들어 보였으면 했고, 그전에 살을 좀 찌웠었는데 군복을 입었을 때 편견이긴 하지만 호리호리한 모습보다 풍채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이를 유지했다. 전두광과 친구 관계로 나오기에 그런 밸런스를 맞춰주면 좋겠단 생각"에서다.  노태건은 초반 자신에게만 은밀히 털어놓은 전두광의 내란 음모를 듣고 기겁하며 이를 만류한다. 선뜻 지지하지 않고 주저하는 모습이 자칫 소심해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박해준은 이를 두고 "제 스스로 노태건 역할을 연기하며 염두한 것은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단 생각이다. 물론 전두광이 엄청난 힘으로 나를 당기고 있지만, 이 인물은 선택을 내리기까지 생각이 깊고 고민이 많은 인물"이라며 "전두광은 자신이 사람을 좌지우지하며 주무른다고 생각하지만 노태건은 마냥 따라가지 않고 의문을 품는다. 센 압력으로 감정을 유지하지 않고 내면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인물의 감정을 표현했다. 그렇게 신중하게 내린 선택이라면, 이후에는 중심을 잡고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사람"으로 캐릭터를 해석했다. '꼭 너 때문이 아니고, 나도 이런 생각이 있기 때문에 내린 결론'이라는 모습을 보이려 했다고.  극 중 반란군들이 내란 음모를 도모하는 장면은 탐욕과 욕망이 한데 뭉친데다 극도의 긴장이 응축된 상징적인 신이다. 이때 쿠데타가 실패할 가능성을 두고 염려하는 이들에게 확신을 불어넣으며 칼로 잰 듯 완벽하게 주고받는 전두광과 노태건의 호흡은 굉장히 인상적인 신이다. 당시를 회상한 박해준은 "이번 영화는 리허설 현장이 굉장히 명확하고 집요했다. 아낌없이 리허설 시간을 쓰는 작품이었다. 많은 인물이 모여있음에도 굉장히 자연스럽고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마치 하나의 공연을 만드는 것 같았다. 아무 데나 카메라를 갖다 놓아도 흠잡을 수 없이 한 장면이 되는, 매 신마다 정말 준비가 완벽했다. 당시의 숨 쉴 수 없는 긴장감들이 실제 현장에서도 느껴질 만큼 분위기가 잡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상대 역인 황정민이 절로 집중과 긴장감을 만들어줬다며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몰입해서 만들어주시고 여기에 '드루와' 하시는 거다. 그래서 돌멩이 던지면 파장이 깨지듯, 선배님이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고 황정민의 유행어를 센스 있게 활용해 고마움을 표한 그다.  여기에 그토록 염원하던 김성수 감독과의 작업도 그에겐 영광이었다.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다고 말씀해주실 때 정말 기뻤다"는 그는 특히 '아수라'의 '찐팬'이었다. "감독님 얘기는 정말 침 마르도록 할 수 있다. 제가 감히 칭찬할 수 있는 분도 아니지만 진짜 좋고 멋있는 사람이다. 되게 매력이 넘치고 적당한 카리스마가 있다. 사람을 존중해 주는 모습, 인간적으로도 멋있고 현장에서도 정말 멋졌다. 제가 존경할 수 있는 분이 또 한 명 생기게 돼 기분 좋았던 만남"이라며 극찬을 이어가는 데다 "계속 보다 보니 정말 멋있고 잘생겨 보이시더라"라고 듣기 좋은 익살이다. 그만큼 동경하는 감독, 배우들과의 작업과 후회 없을 만큼 완벽한 결과물에 더할 나위 없이 흡족해 보이는 그다.    여기에 흥행 성적까지 탄탄대로다. 오랜만에 '서울의 봄' 덕분에 극장가도 봄을 되찾듯 활기를 띠고 있다. 박해준은 "영화가 잘 되니까 덩달아 기분이 좋다는 분들이 많으시더라. 이를 보며 '아, 진짜 한국 영화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구나' 그런 생각만으로도 감동적이다. 너무 신기하고 참 기분이 좋다"고 했다.  현재 뜨거운 반응과 더불어 영화를 다 본 뒤 심박수가 얼마나 상승했는지를 확인하는 심박수 챌린지며, 항간엔 욕하며 볼 수 있는 '욕 상영관'이 나와야 된단 반응도 줄을 잇는다.  박해준은 "지금도 식당 가면 '김희애 남편 왔다'며 '부부의 세계'를 언급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때는 욕했는데 지금은 너무 좋아해'라고 하신다"고 욕을 들어도 배우로서는 이런 반응이 감사하단다. 비록 내란 음모를 벌인 반란군의 입장을 연기했지만, 인간적으론 자신의 본분을 지키며 끝까지 싸우는 진압군의 모습이 큰 감동이며 아름다웠단 감상이다. "연기하며 노태건의 심정으로 이태신(정우성)을 볼 때 참 두렵기도 하고 놀랍고 존경하면 안 되는데 존경스러운, 그런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던 것 같다. 단 한 명이 우리를 막기 위해 걸어오는데 압도되는 두려움도 있고 그런 감정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밖에 없었다. 내가 좀 초라해진단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고. 이어 "개인적으로도 자신이 맡을 일과 사명을 위해 목숨 끝까지 지켜나간 이태신 장군이 정말 멋있단 생각이 들었다. 저 역시도 촬영에 임할 때 배우며, 스태프며 각자 맡은 역할에 대해 충실히 일을 해나갈 때 결과물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모습이 중요한 거라고 생각한다. 제가 아빠로서는 가정에 충실하고, 배우로서는 연기에 충실한 것. 당연하게 지키고 해야 할 것들을 못하는 때도 많으니 내 삶을 돌아볼 때 부끄럽지 않게 제게 주어진 일을 좀 더 집중해야겠단 교훈도 얻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놀라울만큼 재밌었고 참 좋은 경험을 했다"는 박해준은 '서울의 봄'의 여운을 기분 좋게 만끽하는 중이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독전2' 차승원의 지독한 설욕전 [인터뷰]

한 시대를 풍미하고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자신을 새롭게 각인시키는 배우 차승원의 모습은 여유롭고 자신감이 넘친다.  차승원이 설욕전을 제대로 치렀다. 5년 만에 돌아온 미드퀄 '독전2'에서 전작의 치욕과 수모를 무시무시하게 응징한 데다 최후의 승자로 생존한 브라이언이다. 모든 등장인물이 사망한 데다 염원하던 이선생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됐으니 '독전2'는 메인 빌런인 브라이언이 최종 주인공인 셈이다.  전작에서 유령 마약 조직의 보스 '이선생'을 사칭하다 지독하게 당한 그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차승원은 브라이언이 가장 압도적이었단 '독전2'에 대한 평가에 너털웃음을 지으며 "아마 분량은 전과 비슷할 텐데 1편은 워낙 기억에 남는 캐릭터들이 많았고, 지금은 그 하중을 넘겨받아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드퀄이란 새로운 형식의 이야기는 어떻게 하려나 궁금증도 있었고, 2편을 찍기 전엔 브라이언이 죽은 줄 알았는데 막상 죽었단 정보가 없어 가능하겠다 싶었다. 제 역할만 따져서 봤을 때는 그래도 마무리가 잘됐으니 이 정도면 브라이언으로써는 괜찮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전작의 과오로 인해 몸에는 끔찍한 화상을 입었고 거동이 불편해 전동 휠체어에 의지한 채 등장한 브라이언은 자칫 하찮고 노쇠한 모양새로 비칠 수 있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그는 더욱 강력해진 탐욕과 욕망을 드러내며 이를 무섭게 실행해나간다. 하도 휠체어에 앉아 몸을 웅크리느라 "배에 쥐가 많이 났다"고 너스레인 그는 "누구는 왜 등을 기대고 안 앉냐고 하는데, 아니 영화 본 거야 안 본거야? 아파 죽겠는데 등을 어떻게 붙여"라며 웃겼다.  이어 "어렸을 때 작은 아버님이 폴레우레탄 만드는 일을 하셨는데 왁스가 터져 전신화상을 입으셨다. 그때 병원을 자주 갔는데 진짜 고통스러워하시던 모습과 소리들이 있었다. 나이가 한창 들어서 봤을 때도 비 오는 날이면 계속 손이 오그러들기도 하고 그러셨다. 그런 모습이 많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 기억을 착안해 브라이언의 외형을 잡아갔다. "데미지가 있으니 신체를 못 움직이는 만큼 얼굴은 전편과는 다른 얼굴을 표현하려 했다. 전편에선 허세와 허풍이 묻어난다면, 큰 일 겪고 그렇게 아프고 나면 확 늙는 얼굴을 보여주려 했다"고. 침을 흘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다시 "영화 본 거야 안 본거야? 약한 사람들 특징이다. 아픔을 그걸로 견디니 침은 더 많이 흘렸고 아주 달고 살았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폭소를 자아냈다.  영화 '낙원의 밤' 마이사와 '독전' 시리즈의 브라이언까지, 차승원 특유의 개성이 묻어나는 악역 캐릭터는 그만의 노하우와 철칙이 있었다. 젠틀하고 냉정하며 사악하지만 의외로 독특하게 웃긴(?) 기묘한 인물. 차승원은 이를 두고 "전 유머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매 요소마다 이런걸 찾기 바쁘다. 마치 보물찾기 같다. 물론 이런 스릴러, 누아르 장르는 장르만의 매력이 있지만 이게 고착화 됐을 때 딱딱하고 재미가 없다. 완충되는 지점들이 있는데 저는 그런 걸 찾는 거다. 이게 유기적으로 들어갔을 때 확 와닿는다"고 했다. 이어 "나이도 들다 보니 어떤 역할을 맡아도 '꼭 이걸 이렇게 해야 될까?'란 이상한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이 인물은 굉장히 무섭고 말수도 없다. 근데 꼭 이래야 될까? 란 생각이다. 분명 나한테 이 인물을 준 이유가 있을 텐데 활자 그대로 연기하면 이유가 없잖나. 그래서 내 나름대로 해석하고 절충하에 연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차승원은 "처음 브라이언을 봤을 때 얜 뭐야? 도대체 뭐하는 놈이야? 이랬다. 이름부터 재수 없는 캐릭터들 있지 않나"라며 웃긴 뒤 "이렇게 땅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캐릭터를 되게 싫어한다. 내 나름대로 안착시키기 위해 허풍도 있고 빈 구석도 있는 인물로 내 나름대로 안착시킨 거다. 이러다 의외의 상황에서 찬 바람이 싹 불어오는 순간 더 강렬해질 거란" 판단이었다.  극 중 탐욕을 위해 형과 친아버지를 무참히 죽일 수 있는 지독한 악인임에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자애로운 언어들을 구사하고 흰 옷만 애용하는데다 독특한, 이른바 '소녀머리'라 불리는 장발을 구사한 채 등장한 브라이언이 그 많고 강렬한 '독전' 캐릭터 속에서도 밀리지 않았던 이유는 그래서다. 게다가 2편의 최후 승자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탐욕과 복수의 화신이 된 그는 병자의 모습으로 등장했음에도 전편보다 더 강렬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홀로 극을 휘어잡을 정도다.    전작에서 자신에게 몹쓸 짓을 한 락과 한 배를 타며 의외로 대인배 모습을 보여주다가 알고보니 그를 이용하며 사리사욕을 채우고 농아 남매에게 지독한 복수를 하는 브라이언의 행보는 특히 강렬하다. 이에 차승원은 "더 쳐 죽였어야 했다"고 익살을 떨어 또다시 폭소를 유발했다. 그는 "토치로 지지고 애들 눈도 멀게 하고, 입도 찢어버릴 듯하잖나. 일차원적인 복수가 사실은 웃긴 거다. 하지만 그게 인간이잖나. 다 죽였어야 했다"고 웃겼다.  다만 전작의 설정이 붕괴된 지점들은 시리즈 팬들에겐 원성을 사는 요소다. 차승원 또한 이를 인지했다. 그는 "아무래도 전편이 있으니 비교 대상이 있고 이런 콤플렉스를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영화다. 전작에서 세상을 떠난 우리 주혁이가 워낙 강렬했기에 비교될 수밖에 없다. 그 이상 해내기도 힘들다. 그래도 효주나 승훈이를 봤을 때 용기있는 도전이었다고 생각하고 참 성실하고 열심히 연기했다. 이미 우리 품을 떠났으니 왈가왈부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하지만 "어떤 평가와 결과를 차치하고 찍을 땐 정말 행복하게 찍었다"고.  한 시대를 풍미하고 여전히 롱런하는 배우 차승원은 "예전엔 존감만 있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도 오래 하다보니 자존감이 생겼다. 한쪽에 국한된 편협한 시각이 놔지더라. 배우로서 언젠가 내려올 시기가 있다. 그래도 괜찮다. 자신이 있다. 그게 없을 때 일을 관둘 거다. 지금까지 내 자리가 있고 내 롤이 있어서 충분하고 괜찮단 생각이다. 오히려 젊었을 때보다 훨씬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너무나 감사하게도 아직까지 많은 사랑을 해주시고 찾아주셔서 더 자존감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근사하고 당당한 소신을 전했다. "지금까지도 잘해왔고, 앞으로도 한 거보다 할 게 더 많다"고 과거를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걸음이 활기차고 긍정적이다.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