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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의 첫 번째 마스터피스 '메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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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0-08-19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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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첫 번째 마스터피스 '메멘토'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한다.

 

'메멘토'는 아내가 살해당한 후, 10분밖에 기억 못하는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가 사진, 메모, 문신으로 남긴 기록을 따라 범인을 쫓는 기억 추억 스릴러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고도의 완벽을 향한 그의 집요한 디테일함은 첫 번째 마스터피스 '메멘토'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동생 조나단 놀란과 함께 각본을 쓰고 손수 메가폰을 잡은 데 이어 직접 목소리 연기로 더빙까지 도전한 것이다. 그의 더빙은 극 초반부 레너드(가이 피어스)와 테디(조 판토리아노)가 서로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극 중 테디의 대사인 “백치 같은 자식”의 목소리가 어색하게 느껴졌던 감독은 이후 직접 해당 대사를 다시 녹음하는 더빙을 시도했다.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서라면 단 한 줄의 대사도 놓칠 수 없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결국 최종 편집본에 본인이 더빙한 음성을 삽입했다고 밝혔다.

 

아내를 잃은 사고 이후 단 10분간의 기억만 유지하는 레너드의 단기기억상실증은 영화 속 허구의 설정이 아닌 실제로 존재한 사례가 기록되어 있어 놀라움을 안긴다. 신경과학계에서 가장 유명한 환자로 불리는 헨리 몰레이슨이 실제 인물로, 간질 치료를 위한 수술 이후 새로운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지 못하는 증상을 보인 것이다. 수술 이전의 일들은 모두 기억하지만 수술 후 의료진들을 만날 때마다 처음 만난 것처럼 인사를 건네고, 식사가 끝난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음식을 권하면 처음 먹는 것처럼 식사를 하는 등의 증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영화 속 레너드의 증상과 상당히 유사한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로 인한 혼란에 시간 역행이라는 영화적 연출을 더해 관객에게도 체험케 해 영화의 몰입도를 높였다. '메멘토'는 단기기억상실증 소재를 바탕으로 시간 역행 연출, 기억의 해석에 중점을 둔 철학적 사고, 스릴러 등의 요소를 켜켜이 쌓아 높은 몰입감과 폭발하는 서스펜스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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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는 정주행한 관객들을 소름 끼치게 만들기에 충분한 힌트가 러닝타임 곳곳에서 등장, 영화적 즐거움으로 가득 찬 작품이다. 그 첫 번째 힌트는 나탈리(캐리 앤 모스)의 집에 머물게 된 레너드가 소파에 앉아 손등 위에 새겨진 새미 젠킨스를 기억하라는 문신을 만질 때 등장한다. 문신에 집중한 순간, 누군가가 주사기를 들고 있는 장면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 해당 컷은 극의 후반부에 테디가 모든 사실을 말하는 장면에서 한 번 더 등장하는데, 주사기를 들고 있는 인물의 정체가 밝혀지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관객에게 초특급 힌트를 계속 던져 주었음을 확인할 수 있어 짜릿함을 전한다. 두 번째는 레너드가 자신이 담당했던 보험 가입자 새미(스티븐 토보로스키)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내를 잃고 혼자가 된 새미의 앞으로 누군가가 지나가자 그 순간 의자에 앉은 사람이 새미가 아닌 다른 인물로 바뀐 컷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이 힌트는 레너드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 인물의 정체를 예측할 수 있게 만들고, 영화가 관객들과 펼치는 완벽한 밀고 당기기의 묘미를 폭발시킨다. 이처럼 초특급 힌트를 대범하게 영화 곳곳에 숨겨놓아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메멘토'다.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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