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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러시아 영화계 성적 금기 깨 부순 여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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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0-04-0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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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피델리티 포스터

여성 감독의 대담한 도전이 눈길을 끈다. 


니기나 사이풀라에바 감독의 두번째 장편영화 '피델리티'가 보수적인 러시아 사회와 영화계에 작은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피델리티'는 부부관계를 멀리하는 남편에게 서운함을 느낀 여성이 낯선 남자들과 대담한 관계를 가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에로틱 감성 드라마다. 


산부인과 의사로서 동료와 환자들에게 존경 받는 레나. 그녀의 남편 세르게이는 지방 극단의 배우이다. 두 사람은 서로 친밀하지만 부부관계를 멀리하는 남편 때문에 레나는 서운하기만 하다. 어느 날 세르게이의 휴대폰 메시지를 몰래 읽은 레나는 그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확신하고 남편에게 복수하듯 낯선 남자들과 대담한 성관계를 가진다. 이후 남편이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녀의 문란한 사생활이 알려지면서 커리어와 일상이 위협받게 된다. 


영화는 미모의 여의사로 변신한 에브게니야 그로모바의 파격적인 전라노출로 화제가 됐고, 여성의 시선으로 성(性) 문제를 대담하고 솔직하게 담아내며 수많은 호평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극 중 "더 이상 날 원하지 않는 당신에게 화가 나"라고 무심한 남편에게 서운함을 토로하는 아내와 "난 의무적인 섹스보다는 차라리 안 하는게 낫다고 봐"라는 부부관계에 회의적인 남편의 모습은 현실적인 공감을 일으켰다. 


'피델리티'의 각본과 연출을 함께 맡은 1985년생 밀레니얼 여성감독 니기나 사이풀라에바는 러시아 인문대학에서 미술사 학위를 받은 후 모스크바에서 각본과 영화감독 고등과정을 수료한 신예 감독이다. 여러 편의 단편영화상을 수상한 후 데뷔작 '내 이름을 불러줘'(2014)를 연출하였으며, 러시아 키노타브르 영화제에서 예술적 진정성을 인정받으며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피델리티'는 그녀의 두 번째 장편영화로, 위기를 맞은 한 부부의 연약한 속내와 여성이 부정을 저지르는 과정을 진정성있게 담아냈다는 평가다. 다소 노골적인 노출수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신임 문화부 장관 올가 류비모바의 지지를 받으며 해당 장면의 삭제없이 그대로 개봉되어 화제를 모았다. 


니기나 사이풀라에바 감독은 "러시아 문화에서는 성에 대한 대화를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다"고 보수적인 러시아 사회의 단면에 대해 언급하며, "처음으로 자신의 삶에서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진 여성으로 묘사된 레나 의 시선에서 그린 이야기"라고 작품과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여성이 부정을 저지르는 현상을 탐구하고 그 동기를 이해하고 싶었다. 나는 내 여주인공을 위해 변명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행동은 부도덕하고 파트너에게 상처를 준다. 그러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그녀에게 형벌을 선고하지 않기 위해 이야기를 좀더 풍성하고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며 연출의도를 밝혔다.   


'피델리티'는 현대 러시아 영화계에서 에로틱 드라마 장르를 새롭게 탐구하는 진지한 시도라는 평가와 함께, 성 문제에 대해 다소 보수적인 러시아 사회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개방성과 새로운 감수성을 선보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평단은 "이 영화는 작은 혁명이다. 여성의 시각에서 성적 금기를 깨 부순 혁명적인 영화" (Meduza), "올해 러시아 영화계에서 가장 도발적인 작품" (Russia Beyond), "욕망의 복잡한 본질을 탐구하는 용감한 시도" (Filmuforia), "스티브 맥퀸 감독 '셰임'의 러시안 여성 버전" (Variety) 등의 호평을 보냈다.


여성감독의 대담한 도전으로 보수적인 러시아 사회에 작은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에로틱 감성 드라마 '피델리티'는 4월 15일 개봉된다.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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