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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만 로맨스' 오나라, 존재 자체로 기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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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1-11-1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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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이가 있다. 배우 오나라가 그렇다. 생기 넘치는 에너지, 솔직하면서도 다정한 어투, 거짓 없는 환한 웃음이 절로 상대를 설레고 들뜨게 한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의 오나라가 연기한 미애는 그야말로 매력이 철철 넘친다. 바람핀 전남편이자 7년째 슬럼프 중인 베스트셀러 작가 현(류승룡)과의 사이에서 낳은 고3 아들이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는 중이라 바람 잘날 없는 가정사만 제외하면, 일도 사랑도 다 잡은 당당한 돌싱녀다. 전남편이 주는 위자료에 "네가 바람 펴서 받는 돈이야!!!"라고 까칠하게 일갈하는 모습도 화끈하기 짝이 없다. 매사 '쿨내 진동'이지만 비밀 연애 중인 전남편 절친이자 출판사 대표 순모(김희원) 앞에서는 한없이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여인. 


"처음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이게 뭐지? 대사가 왜 이렇게 재밌지?'하며 만화책 읽듯이 쑥쑥 지나갔다"는 오나라는 미애가 그동안 본 적 없는 캐릭터일뿐더러, 관계 설정이 특히 재밌었다고 설명했다. "이혼한 전남편과는 아들 문제로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 과정이 평탄하지만은 않고, 전남편 절친과는 비밀 연애 중이고 다 큰 아들은 고삼에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온 상태다. 각각의 관계 설정 속에 1인 3역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재밌게 표현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고 이에 흔쾌히 작품을 선택했다.  


코믹 연기에 대한 부담은 있었지만, "억지로 웃기려 하지 말고 나도 재밌는 연기를 하자"고 최면을 걸었다. 그렇게 시작해 캐릭터에 공감하기도 하고, 자신과 다른 점에는 흥미를 느끼며 인물의 감정에 이입했다. 이를테면 닮은 점은 일을 굉장히 열심히 하고 완벽주의자적인 성향, 그리고 똑 부러진 성격이다. 반면 실제 자신은 비밀이 없고 불편함을 못 견디는 스타일인데 오랫동안 비밀연애를 한 미애가 신기하면서도 "몰래 비밀 연애하는 감정이 조금 짜릿하고 재밌긴 했다"고 웃어 보인다. 게다가 미애가 더욱 매력적이었던 건 익숙한 전남편과 있을 때의 모습과 반대되는 남자 친구 앞에서의 모습, 그 온도 차이였다고. "가식적이진 않은데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달라지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지더라." 이밖에도 오나라가 미애에 매력을 느꼈던 순간들은 많았다. 특히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가감없이 표현하고, 쿨하게 말할 수 있는 미애가 "굉장히 매력적이고 멋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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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의 전사도 생각해봤다. 전남편 절친과 오랫동안 비밀 연애를 한 스토리는 "미애는 내가 먼저 좋아했다"는 극 중 순모의 대사에서 찾았다. 오나라가 말하길, 세 사람 모두 예전부터 친구였을 테다. 어쩌면 미애도 순모가 자신을 좋아한단 걸 어렴풋이 알았을 거다. 하지만 순모의 성격상 어물쩍거리고 망설이는 순간들이 많았을 거다. 그 사이에 성격도 불도저 같고, 일할 때는 천재적이고 섹시한 현의 모습에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헤어지게 됐고, 순모는 아마 그 모든 과정을 계속해서 안쓰럽게 지켜보고 보듬어줬을 거다. 그렇게 순모의 진심을 알게 되고 미애도 순모를 사랑하게 됐을 거라고. 다만, 전남편에게 둘 사이를 비밀로 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봤다. 오나라는 "비록 안 좋게 헤어졌지만 내 아이의 아빠이고, 가장 친한 절친이기에 상처 받지 않게끔 다음에 얘기하자 하며 미뤄진 상태였을 거다. 아마도 현을 배려하는 마음이 가장 컸기 때문일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미애에게 현은 안쓰러운 예전 남친, 예전 가족,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드러나지 않는 캐릭터의 모습까지 세심하게 설정한 까닭에 더욱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인물이 탄생한 것일 테다. 특히 재밌는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미애의 명품백 설정이 흥미롭다. "영화에 보이진 않지만, 미애는 청담동에서 굉장히 잘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왕이란 설정이다. 그래서 소품 중에서도 명품백을 드는데, 이를 과감하게 드러내지 않고 살짝씩 보이게끔 한 것이 재치있더라"고. 


질풍노도 사춘기 아들을 둔 엄마로서의 모습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오나라는 "부모의 이혼 때문에 불만이 많고,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온 아들이다. 오랫동안 아빠의 빈자리가 컸다보니, 미애가 전남편에게 SOS를 많이 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애는 아들을 끝까지 이해하지 못하고 영화가 끝난다. 하지만 삐그덕거리는 모자 관계도 재밌는 템포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오나라에게 비단 미애 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들이 생동감 넘치고 사랑스럽게 여겨졌다. 찰진 대사, 통통 튀는 매력, 사랑에 대한 여러 형태를 담아낸 영화 속 구성도 좋았다. 그는 저가 느낀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오래간만에 상큼 달콤하고 트렌디하면서도 깔끔하고 매력 있는 영화가 탄생한 것 같아 흥분한 상태"라고 표현했다. 


그가 느낀 설렘과 긍정적인 기운이 고스란히 전달될 만큼, 오나라는 상대의 기분을 동요하게 만드는 특유의 에너지가 있다. 아마 타고난 천성일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사람이기에 지칠 때도 있게 마련이다. 이에 오나라는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보면 힘이 난다. 제가 가장 듣기 좋은 말은 '오나라랑 함께 할 때 즐겁고 신나고 행복했어'다. 제가 가진 밝음, 긍정적인 면을 전해드리는 것이 좋다"며 "스스로 제가 밝고 명랑하다 말하자니 쑥스러운데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많아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관찰하는 걸 좋아했고, 사람의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하며, 사람마다 있는 고유의 매력을 발견할 때 기쁨이 있다고. 그렇게 알아간 사람들이 '내 사람'들이 돼 주변에 많아질 때 보람을 느낀단 그다. 이토록 계산 없고 거짓 없는 밝음이 그를 더욱 빛나게 한다. 존재 그 자체로 기쁨을 주는 사람, 바로 오나라다.  

 

사진=NEW 제공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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