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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3' 이상용 감독, 함께 걸은 시리즈 발자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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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3-06-0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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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1편의 조감독을 거쳐 2, 3편을 연달아 연출한 이상용 감독. 첫 연출작인 '범죄도시 2'로 영광스러운 천만 감독 타이틀을 거머쥐었음에도 그는 모든 것이 '범죄도시' 팀워크 덕분이라며 공을 돌린다. 내딛는 첫 걸음부터 함께 초석을 다져온 그인만큼 시리즈를 향한 애정과 자부심이 가득했다. . 


"'범죄도시' 조감독 출신으로 시작해 운 좋게 2편을 맡아 입봉을 하게 됐다. 그때만 해도 1편의 688만 관객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까 감히 생각도 못했다. '범죄도시'가 너무 잘 돼 2편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었기에 정말 감사했고 그땐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만들었다. 그러나 코로나 때문에 정말 많이 힘들었다. 2편이 개봉하기까지 3년이 걸렸다. 당시 장소 헌팅도 안 되고 보조출연자 모으는 것도 쉽지 않았다. 베트남 촬영 준비 때문에 5번이나 왔다 갔다 했는데 결국 철수해야 했다. 예산도 이미 엄청나게 오버된 상태였고 결국 이렇게 끝나는 건가 생각도 들만큼 힘들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시나리오도 계속해서 바뀌었다. 하지만 마동석 배우님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 스태프, 제작사 대표님 등 '용기를 잃지 말라'고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다. 외형적으로 보이는 비주얼보다 인물 관계에 더 집중하도록 시나리오를 계속해서 수정하고, 배우들 에너지를 잘 뽑아내자 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과정에서 이야기가 더 탄탄해진 것 같다." 지난 시간을 복기하며 말문을 연 이상용 감독이다. 


그렇게 무사히 세상에 내놓은 입봉작은 코로나로 인해 침체된 극장가에 유일하게 흥행 열풍을 일으키며 천만 관객 돌파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다. "천만이 넘을거란 생각은 일절 하지도 못했다"는 감독은 "2편을 찍는 중간에 마동석 배우님이 3편 연출을 맡겨주셨다. '다음 편 소재를 뭘로 할지 정하자'고. 데뷔작을 맡아 개봉도 하기 전에 다음 편을 같이 하자고 해주시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감사했다. 그래서 2편 개봉했을 땐 솔직히 3편 준비를 하느라 실감이 안 나고 얼떨떨하고 부담이 되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작 '범죄도시 3'을 완성하고 개봉을 앞두고 나니 이제야 실감이 난단다. "'범죄도시 3'이 개봉되면 진짜 데뷔하는 기분이 날 것 같다. 천만이란 기록도 제 인생에서 어떤 느낌일지 지금이 지나봐야 알 것 같다. 아직도 여전히 얼떨떨한데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감독은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개봉한다는 게 가장 기쁘다"는 소감이다. 


'범죄도시 3'은 금천서에서 광수대로 이동한 마석도가 신종 마약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석도의 판도 바뀌었고, 빌런도 시리즈 최초 두 명으로 늘어났다. 시리즈 기조는 이어가되 새로운 변주를 준 것은 감독에게도 모험이었다. "애초에 3편 소재 정할 때부터 모든 걸 새롭게 바꿔보자고 생각했다"는 감독은 "살짝 괜히 바꾼다고 한 건가 싶기도 했다"며 너스레다. 하지만 감독의 생각은 확고했다. "익숙함보단 새로운 도전이 저에게도 득이 될 거라 생각했다. 힘들겠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는 감독은 시리즈의 확장성을 위해 마석도의 환경을 바꾸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 여겼다. 물론 기존 금천서 형사 식구들의 친근한 '케미'를 응원하는 시리즈 팬들은 아쉬움을 느낄 지점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인물이 나와 또 다른 재미를 주는 것이 앞으로 시리즈가 나아가는데 더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또한 두 명의 빌런이 등장하는 것이 '범죄도시 3'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자신했다. "이전까지 빌런들은 찌르면 바로 나오는 에너지가 있었다. 날것의 이미지에 원초적인 살인을 벌이는 이들이었다면, 이번에는 돈에 대한 욕망이 어떻게 한 인물을 이끄는지를 보여주는 인물로 구축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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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오히려 일본에서 건너온 야쿠자 리키는 지난 악당들과 비슷하다. 주성철은 변수를 쓰도록 구조적으로 세팅한 주요 빌런이다. 주성철은 응축된 에너지를 갖고 있고, 두뇌 싸움을 하며 권력과 능력 등을 모두 갖춰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믿는 인물이다. 그렇게 마석도에게 새로운 위협을 가하는 인물로 구축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와 결이 다른 빌런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된다. 개개인으로 보면 분량이 작아지지만 이 둘을 묶어서 구조적으로 생각하면 더 매력적이고 위협적인 빌런"이란 자평이다. 


특히 감독은 빌런을 맡은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빌런들 DAN는 장첸파가 심어줬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도전한단 것만으로도 압박감이 클 거다. 본인도 모르는 자신의 모습을 이끌어내는 것 자체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상용 감독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특징을 "마석도와 빌런"이라고 자부했다. "말했듯 이 시리즈의 빌런은 장첸의 DNA덕분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배우들의 신선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기준이 있었기에 계속 도전하는 배우가 생겨나고 자연스레 시리즈에 녹아들어서 극대화되지 않았나 싶다. 또 다른 하나는 당연히 마석도다. 마석도 캐릭터는 정말 신의 한 수가 아닐까 싶다"는 감독은 뒤이어 마석도에 대한 깊은 애정과 감탄을 빠짐없이 드러냈다. "이 사회에 정말 많은 범죄들이 일어나지 않나. 잔인하고 나쁜 사건이 너무 많다. 그때 마석도란 형사가 통쾌하게 해결해 준다는 게 정말 좋은 거다. 아무리 무섭고 나쁜 빌런이 나온다고 해도 마석도가 질 거라고 절대 생각 안 하잖나. 마석도는 우리 편이다. 그 등 뒤에서 정말 편하게 영화를 보며 대리만족할 수 있는 느낌이 이 시리즈의 묘미 아닐까 싶다." 덧붙여 "마석도는 나쁜 놈들한텐 인정사정 안 봐주고 가차 없이 때려 부수면서도 시민들한텐 죄송하다 인사하고 차 좀 빼달라고 정중히 얘기하고 그러지 않나. 관객도 그런 모습을 정말 좋아해 주시는 것"일 거라고 흐뭇한 미소다. 


마석도가 극 중 최초로 등장하는 오프닝 신은 매번 비슷한 장면과 방식들이지만 이는 오히려 익숙함 속 넘치는 반가움을 준다. 감독은 "뻔하다고 안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몰라도 두렵진 않다. 제가 생각하는 '범죄도시'의 시그니처다. 4편부터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제가 이때까지 했던 3편에서는 '범죄도시'의 정통성이라고 생각했다. 기존 관객이 다시 봐도 재밌고 유쾌함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했다. 


관객들이 영화관에 와서 즐거워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 이는 이상용 감독의 오랜 바람이었다. 확고한 연출관도 있다. "솔직히 관객이 배우를 보러 오시는거다. 그렇기에 배우들 감정과 집중력을 더 이끌어낼 수 있도록 중심을 두고 촬영하는 편이다. 배우들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연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연출의 첫째 목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범죄도시'를 만난 것이 넘치는 행운이었다는 소회다. "연출자로서는 영광이다. 이렇게까지 성공한 기획 영화를 어떻게 해보겠나. 제게 '범죄도시'란 너무 감사하고 분에 넘치는 영광과 기회와 제 인생을 열어준 영화"라는 감독이다. "앞으로 어떤 영화를 하더라도 '범죄도시'는 제 기준점이 될 것 같다"는 그에게서 넘치는 애정과 자부심이 여실히 느껴졌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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