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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도시 3' 마석도 is 마동석 [인터뷰]

    대표적인 K-히어로 마석도는 그야말로 배우 마동석의 맞춤형 캐릭터다. 압도적인 피지컬과 외모는 남다른 기세를 떨치는데 알고 보면 참 살갑고 다정하다. 게다가 절로 호감 가는 언행과 넘치는 위트, 그리고 스마트한 면모까지 모두 갖췄다.  이제는 마동석 대표 콘텐츠로 자리한 '범죄도시'. 마동석이 기획, 제작 부터 각색 출연까지 도맡아 책임지는 데다 흥행 스코어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다. 대한민국 청불영화 흥행 3위란 타이틀에 이어 무려 천만 관객을 돌파한 2편까지. 이는 배우이자 제작자로서 마동석의 기획력과 영향력을 입증하는 증거다. 그러나 "저희도 천만 관객이 넘었을 땐 충격을 받았다. 정말 예상치 못해 깜짝 놀랐지만, 이에 대한 부담보다 다음 편을 잘 만들어야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단 생각에 열심히 만들었다"며 듬직한 체구만큼 겸허히 마음을 다잡은 마동석이다. '범죄도시'는 '나쁜 놈' 때려잡는 형사 마석도의 버라이어티한 근무일지다. 실화 사건을 기반으로 구축된 잔악무도한 빌런을 호쾌하게 해치우는 마석도의 응징 액션, 그리고 특유의 유머러스함은 관객의 '니즈'와 '쾌감'을 속시원히 풀어주는 시리즈의 상징적 요소다.  '범죄도시' 3편을 준비하며 마동석이 가장 꺼려 했던 것은 '답습'이다. "너무 기존의 것을 피하려는 강박도 안 좋지만, 늘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제가 제 캐릭터를 따라 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에 마석도가 그리운 금천서를 떠나 광수대로 이동해 더 큰 판에 뛰어들고, 심지어 시리즈 상징의 또 다른 축인 빌런은 두 명으로 늘었다. "금천서 식구들과의 호흡도 정말 좋았지만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 부서를 옮겼고, 상황과 시기가 달라짐에 따라 스토리와 사건도 달라져야 했다. 두 명의 빌런이 등장하니 힘이 분산되고 약해지지 않느냐 우려도 있었지만 저는 이것을 하나의 변수로 봤다. 프랜차이즈 영화를 하려면 이런 도전은 당연히 해야 된다"는 뚝심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관통하는 지점, 관객이 좋아하는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영리하게 잘 구상해야 된단 생각"은 변함없었다.  그야말로 영리했다. 광수대에 가서도 '실적 쌓기'보다 '나쁜 놈 잡기'에 열혈인 여전한 마석도는 반갑고 친숙하다. 하지만 더 커진 사건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이 얽혀들고 이로 인해 계속되는 변수를 맞이하는 상황은 관객에도 새로운 흥미와 자극을 유발한다. 게다가 극 중 시점이 2015년이 되며 묘하게 시대를 반영해 달라진 유머 포인트도 볼거리다. 경찰의 폭력적 강압수사가 사회적 지탄이 된 만큼 익숙하고 반가운 "진실의 방" 대사가 "진실의 방…을 청소하자"로 바뀌어 더 큰 폭소를 자아내는 식이다. 그리고 마석도의 시그니처 등장 신을 장식하던 '소개팅' 멘트도 아쉽게 사라졌다. 이에 대한 마동석의 부연 설명은 1, 2편 당시의 마석도 나이는 굉장히 어렸고 소개팅도 활발히 했을 거란다. "저도 열아홉 살 때부터 이 얼굴로 살아왔던 사람이기에"란 붙임말로 거리낌 없이 웃기는 그다.  금천서에서는 유독 차려입던(?) 마석도가, 심지어 그 더운 나라 베트남에서까지 재킷 차림을 고수하다 이번 시리즈에선 내내 단벌 트레이닝복 차림인 것도 의외였다. 이에 "금천서에 있을땐 마석도의 실제 모델인 윤석호 형사의 의상을 참고해 많이 맞춰 입었다. 원래 광수대로 넘어올 시점이면 간부가 되고 양복을 더 많이 입어야 하는데, 마석도는 그전에 큰 사건을 많이 해결했음에도 그 과정에서 많이 때려 부수고 사고를 쳐서 진급을 못해 여전히 현역을 뛴다"고 설명해 '웃픔'을 자아냈다. 반면 그가 얼마나 드러나지 않는 순간과 상황들까지 탄탄하고 치밀하게 설계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이 은연중에 쌓이고 쌓여 마석도 캐릭터를 더욱 실감 나게 하는 것이다. 실제 이날 인터뷰 현장에도 '범죄도시 3'편의 웃음 포인트인 공진단을 준비, 먹으라며 건네주는 섬세한 재치란!    마동석은 이토록 유머러스하지만 그는 의외로 허투로 애드립을 하는 이가 아니다. 찰지게 살아있는 그 특유의 '말 맛'들은 철저히 계산된 대사다. 그는 "마석도가 할법한 말을 만들고 행동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게 납득이 되면 유머가 되고 위트가 된다. 스토리 균형이 맞는지, 또 액션과는 맞는지 하루에 12~14시간씩 신바이신을 하며 느낌이 싸하고 재미없는 것은 걸러낸다. 좋은 것을 차지하기 위해 계속 검토한다"고 했다. "물론 취향이 아닌 코미디가 나올 때도 있다. 저희도 여러 번 검열하기에 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살려두는 부분이 있다. 친구들 중에도 특이한 데서 웃는 애가 한 명씩 있지 않나. 모두를 커버하는 포인트는 아니어도 그런 친구들을 위해 주자는 마음"이라며 또 웃긴다.   매번 시리즈 촬영에 돌입할 때마다 천 명 이상의 배우들을 오디션하고, 그들의 간절함과 개성을 엿본 뒤 새로이 발굴해 내는 과정도 보통 노력이 아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극 중 모든 캐릭터가 비중과 상관없이 각자의 위치에서 생동감 넘치게 살아 숨 쉬는 것은 '범죄도시'만의 묘미다. "주인공만 돋보인다고 영화가 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악역도 잘 살아야 하고, 조력자들, 신스틸러 등 모두를 최대한 살리려고 한다. 저도 행인 7, 깡패 6 이런 역할을 오래 한 배우라 배우들에게 한 신, 한 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안다. 진선규 배우처럼 정말 잘하는 배우의 진가를 알리고 큰 이슈가 돼 더 좋은 기회를 얻는 이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비단 배우뿐만이 아니다. 할리우드에서 이미 숱한 러브콜을 받으며 인정받고 있는 그는 자신의 액션 스턴트팀 또한 기어코 어필해 냈다. "할리우드 가서 미팅할 때 이번 '범죄도시' 액션 클립을 보여줬다. 그들은 한 달 걸릴 분량을 우린 하루에 찍었다고 하면 깜짝깜짝 놀란다. 우리 한국 팀이 이렇게 잘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젠 저와 같이 하는 액션팀에 관한 해외의 관심도 높아졌다. 당연히 그런 기회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참으로 따뜻한 심성과 의리를 지녔다. 볼수록 따뜻하고 정겨운 소시민 영웅 마석도와 100% 닮은꼴이다.  자신이 투영된 캐릭터 영화 시리즈가 계속 된다는 건 배우이자 제작자로서 엄청난 자부심일테다. 하지만 마동석은 들뜨지 않고 자만하지 않는다. "원래 저는 운이 없는 사람이라고 평생을 생각하고 살았었다. 프로 복서가 되려 했다가 엄청 큰 부상을 당하고 꿈을 접었다. 뼈가 다 부러지고 대소변을 받으며 침대에 누워있으면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액션 배우가 되려 무작정 한국에 왔을 때도 아는 사람이 전혀 없었고, 액션을 위한 장르 영화도 없었다. 그래도 100여 편이 넘는 작품을 지나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이렇게 염원하던 형사 액션물 프랜차이즈를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 참 다행"이라는 것이다. 언제까지 '범죄도시'가 더 재밌을지, 언제까지 배우를 할 수 있을지, 인기는 뜬구름 같은 거라 분명 없어지긴 할 텐데 그땐 어떻게 좋게 물러나야할지 늘 고민한다고. 그렇기에 주어진 지금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제 삶을 갈아 넣는" 것이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을 세상에 보이기만 해도 만족할 텐데 관객의 사랑까지 받으니 '범죄도시'는 자부심이 아닌 "너무나 다행이고 소중한 작품"이란 진심이다. '범죄도시'가 세계가 열광하는 대한민국 대표 흥행 액션 시리즈로 거듭난 것은 그 진심에 대한 당연한 보답 아닐까.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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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도시 3' 이준혁, 뜨거운 유머 본능과 냉정한 자평 사이 [인터뷰]

    배우 이준혁은 사뭇 진지하면서도 은근한 유머와 화술을 갖춘 이다. 마음껏 뽐내도 좋을 훤칠한 외모와, 이에 걸맞은 수준급 연기력에 올바른 인성까지. 다 갖췄음에도 그는 제게 만족하지 않는다. 이 또한 그의 매력 포인트다.  한국 대표 액션 프랜차이즈로 자리잡은 마동석의 '범죄도시' 시리즈. 3편의 주인공으로 이준혁이 낙점됐단 소식이 들렸을 때 관객은 감탄과 기대를 금치 못했다. '나쁜 놈' 때려잡는 괴물형사 마석도의 근무일지(?)라고 해도 좋은 '범죄도시' 시리즈는 그만큼 '나쁜 놈'이 엄청나게 부각되는 작품이다. 전작의 윤계상, 손석구는 잔인무도하고 이제껏 본 적 없는 빌런의 존재감을 떨치며 화제가 됐다. 평소 반듯하고 완벽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이준혁은 의외로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악인들을 연기해 왔고, 의외로 기막히게 어울린단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그가 빌런이 독보적으로 두각을 드러내는 '범죄도시'의 새 빌런으로 발탁됐다니 탁월한 캐스팅이었다.   실제로 모습을 드러낸 '범죄도시 3' 속 빌런 주성철의 모습은 이전까지 그려진 시리즈 속 빌런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백키로에 육박하는 거구의 몸과 거칠고 거뭇한 인상에도 우락부락함을 느끼기보단 감탄을 부르는 묵직하고 잘생긴 이미지에 가까웠고, 원초적인 살인을 저지르던 이전 빌런들과 달리 그는 철저하게 계획적이고 냉철하게 행동했다. 이 '다름'이라는 변주 속에 마주한 주성철은 낯설고 이질적인 또 다른 이준혁의 모습을 각인시켰다.  "처음에 마동석 형한테 제안을 받았을때 너무 놀랐고 꿈같았다. 대본도 안 보고 하겠다고 했다. 내가 왜 빌런 역할에 캐스팅됐지? 냉정하게 생각해 봤을 때 그동안 악역을 많이 했어도 꽤 지적인 캐릭터로 나왔던 것 같다. 완전히 없었던 이미지를 생각하시진 않았던 것 같고 좀 더 거친 느낌을 원하실 것 같아 최대한 거칠고 날것의 느낌을 내려고 했다"는 이준혁이다. 그는 "저도 기존에 작품활동을 많이 했고 소비된 이미지가 있는데 '범죄도시'에선 신선함이 있어야 이 작품에 유리하다고 생각해서 사람들이 못 봤던 새로운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려면 눈썹을 밀면 가능할 것 같은데"라는 진지한 너스레로 웃긴다.  이준혁이 말하길 '범죄도시'는 히어로 시리즈물이다. 이에 맞는 방향성이 있고, 3편까지 이어진 시리즈에서 시도한 변주를 납득했다. 그 역시도 주성철이 이전 빌런과는 다른 지점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극 중 주성철의 스토리 흐름을 '주성철의 운수 좋은 날'이란 키워드를 잡아 생각했다. "살면서 실패를 경험해 본 적 없는 사람이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인생의 쓴 맛없이 잘 살아왔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나아가려 하는데 본인 인생에선 300억을 손에 쥐는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앞두고 마석도를 만나게 되는 거다. 그럼에도 주성철은 끝까지 마석도를 이길 수 있단 자신감이 있다는 게 구별점이었다"는 해석이다.  살을 찌우고 빼는 극단적인 변화는 오히려 이전에도 많이 경험해봤기에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고. "배우로서 체격을 키울 때 나오는 리액션이 다르니 그게 또 재밌다. 노력한 결과 같아서 좋다"는 그다. 하지만 그렇게 체구를 키웠어도 마동석과 대결하는 신에선 너무 강렬했다고 하소연(?)한다. "액션 신을 안 찍어본 것도 아닌데 형님 같은 피지컬은 처음이라 정말 많이 놀랐다. 주먹이 날라들 때는 장기가 흔들리는 느낌"이었다는 너스레와 함께 "그래도 슈퍼히어로한테 맞는 거라 기분은 좋았다"고 덧붙인다. 게다가 "저먼 스플렉스 기술을 당할 때 쾌감이 상당했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기술이기도 하고 멋있다고 생각했다. 테이블이 부서졌으면 금상첨화였을텐데 아쉽다"는 재치 있는 소회다.    시리즈 최초로 극 중 단독 빌런이 아닌 지점도 색다른 변주다. 다만 빌런에 대한 시선이 분산되는 만큼 당사자 입장에선 아쉬울 법도 하다. 이준혁은 오히려 이를 반겼다. "제가 '범죄도시' 1편을 볼땐 이런 미래를 상상할 수 없었기에 관객의 입장에서 정말 재밌게 봤다. 막상 빌런 역을 맡게 된 후 2편을 볼 땐 설렘과 걱정 등 복합적인 감정이 동시에 들었다. 배우가 개인적으로 임팩트 많은 신이 많다면 좋겠지만 일차원적으론 관객이 재미를 느끼는 것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근본"이라는 소신이다.  그 역시도 어릴때부터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했기에 재밌는 영화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관객을 설득하면 그 후의 캐릭터들이 어디로 어떻게 살아날지 모르는 일이라고. "저는 기본적으로 워낙 영화를 좋아하고 모든 장르를 좋아한다. 그렇기에 변신에 대한 편견도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이런 새로운 기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그다. 이어 "제가 어릴 때부터 영화 잡지와 DVD, 비디오테이프 등을 모으며 영화에 쓴 돈이 여태까지 영화에 출연해 번 출연료보다 더 많다"고 너스레다. 은근히 적재적소 터뜨리는 유머 타율이 퍽 훌륭하다.  다만 아직까진 배우로서 성취점을 이루지 못했다는 자아성찰은 의외였다. 완벽한 외모와 걸맞는 연기력도 모자라 특유의 매력도 갖췄다. 대표적으로 출연작 '비밀의 숲'에서 그토록 얄미운 짓을 하는 인물임에도 '우리 동재'란 수식어를 얻으며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란 것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그는 "대중적으로나 연기적으로나 모든 면에서 나에게 베스트가 있었나 생각하면 잘 모르겠다. 아직 그러지 않았다. 완벽하게 가진 게 없는 것 같다"는 냉정한 자평과 "사실 제 작품을 볼 때 관대하지 않다. 극한까지 올라간다. 언젠가 나까지 속일만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소망한다.  연기에 대한 고민과 갈망은 늘 피어난다. 하지만 그는 모든 직업군, 모든 사람들이 마찬가지일거라고 말한다. "다들 열심히 해도 노력만큼 안 나올 때가 있고, 이게 맞나 괜찮은 건가 하며 내일을 걱정하기도 하지 않나. 그런 고민의 시점은 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이렇게 새로운 변주를 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만나게 되는 기쁨이 있다. 그런 것들이 새로운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자부할 수 있는 건, 지난 16년간의 세월이다. 이를 "나 스스로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노동시간"이라고 재치 있게 표현하며 "필모그래피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어마어마한 노동의 시간이다. 이런 기회를 받은 것도 감사하고, 이 시간을 인고하며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왔구나 그건 보이는 것 같다"고 덤덤히 말하는 이준혁이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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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도시 3' 이상용 감독, 함께 걸은 시리즈 발자취 [인터뷰]

    '범죄도시' 1편의 조감독을 거쳐 2, 3편을 연달아 연출한 이상용 감독. 첫 연출작인 '범죄도시 2'로 영광스러운 천만 감독 타이틀을 거머쥐었음에도 그는 모든 것이 '범죄도시' 팀워크 덕분이라며 공을 돌린다. 내딛는 첫 걸음부터 함께 초석을 다져온 그인만큼 시리즈를 향한 애정과 자부심이 가득했다. .  "'범죄도시' 조감독 출신으로 시작해 운 좋게 2편을 맡아 입봉을 하게 됐다. 그때만 해도 1편의 688만 관객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까 감히 생각도 못했다. '범죄도시'가 너무 잘 돼 2편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었기에 정말 감사했고 그땐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만들었다. 그러나 코로나 때문에 정말 많이 힘들었다. 2편이 개봉하기까지 3년이 걸렸다. 당시 장소 헌팅도 안 되고 보조출연자 모으는 것도 쉽지 않았다. 베트남 촬영 준비 때문에 5번이나 왔다 갔다 했는데 결국 철수해야 했다. 예산도 이미 엄청나게 오버된 상태였고 결국 이렇게 끝나는 건가 생각도 들만큼 힘들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시나리오도 계속해서 바뀌었다. 하지만 마동석 배우님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 스태프, 제작사 대표님 등 '용기를 잃지 말라'고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다. 외형적으로 보이는 비주얼보다 인물 관계에 더 집중하도록 시나리오를 계속해서 수정하고, 배우들 에너지를 잘 뽑아내자 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과정에서 이야기가 더 탄탄해진 것 같다." 지난 시간을 복기하며 말문을 연 이상용 감독이다.  그렇게 무사히 세상에 내놓은 입봉작은 코로나로 인해 침체된 극장가에 유일하게 흥행 열풍을 일으키며 천만 관객 돌파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다. "천만이 넘을거란 생각은 일절 하지도 못했다"는 감독은 "2편을 찍는 중간에 마동석 배우님이 3편 연출을 맡겨주셨다. '다음 편 소재를 뭘로 할지 정하자'고. 데뷔작을 맡아 개봉도 하기 전에 다음 편을 같이 하자고 해주시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감사했다. 그래서 2편 개봉했을 땐 솔직히 3편 준비를 하느라 실감이 안 나고 얼떨떨하고 부담이 되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작 '범죄도시 3'을 완성하고 개봉을 앞두고 나니 이제야 실감이 난단다. "'범죄도시 3'이 개봉되면 진짜 데뷔하는 기분이 날 것 같다. 천만이란 기록도 제 인생에서 어떤 느낌일지 지금이 지나봐야 알 것 같다. 아직도 여전히 얼떨떨한데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감독은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개봉한다는 게 가장 기쁘다"는 소감이다.  '범죄도시 3'은 금천서에서 광수대로 이동한 마석도가 신종 마약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석도의 판도 바뀌었고, 빌런도 시리즈 최초 두 명으로 늘어났다. 시리즈 기조는 이어가되 새로운 변주를 준 것은 감독에게도 모험이었다. "애초에 3편 소재 정할 때부터 모든 걸 새롭게 바꿔보자고 생각했다"는 감독은 "살짝 괜히 바꾼다고 한 건가 싶기도 했다"며 너스레다. 하지만 감독의 생각은 확고했다. "익숙함보단 새로운 도전이 저에게도 득이 될 거라 생각했다. 힘들겠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는 감독은 시리즈의 확장성을 위해 마석도의 환경을 바꾸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 여겼다. 물론 기존 금천서 형사 식구들의 친근한 '케미'를 응원하는 시리즈 팬들은 아쉬움을 느낄 지점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인물이 나와 또 다른 재미를 주는 것이 앞으로 시리즈가 나아가는데 더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또한 두 명의 빌런이 등장하는 것이 '범죄도시 3'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자신했다. "이전까지 빌런들은 찌르면 바로 나오는 에너지가 있었다. 날것의 이미지에 원초적인 살인을 벌이는 이들이었다면, 이번에는 돈에 대한 욕망이 어떻게 한 인물을 이끄는지를 보여주는 인물로 구축했다"는 것이다.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오히려 일본에서 건너온 야쿠자 리키는 지난 악당들과 비슷하다. 주성철은 변수를 쓰도록 구조적으로 세팅한 주요 빌런이다. 주성철은 응축된 에너지를 갖고 있고, 두뇌 싸움을 하며 권력과 능력 등을 모두 갖춰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믿는 인물이다. 그렇게 마석도에게 새로운 위협을 가하는 인물로 구축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와 결이 다른 빌런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된다. 개개인으로 보면 분량이 작아지지만 이 둘을 묶어서 구조적으로 생각하면 더 매력적이고 위협적인 빌런"이란 자평이다.  특히 감독은 빌런을 맡은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빌런들 DAN는 장첸파가 심어줬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도전한단 것만으로도 압박감이 클 거다. 본인도 모르는 자신의 모습을 이끌어내는 것 자체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상용 감독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특징을 "마석도와 빌런"이라고 자부했다. "말했듯 이 시리즈의 빌런은 장첸의 DNA덕분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배우들의 신선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기준이 있었기에 계속 도전하는 배우가 생겨나고 자연스레 시리즈에 녹아들어서 극대화되지 않았나 싶다. 또 다른 하나는 당연히 마석도다. 마석도 캐릭터는 정말 신의 한 수가 아닐까 싶다"는 감독은 뒤이어 마석도에 대한 깊은 애정과 감탄을 빠짐없이 드러냈다. "이 사회에 정말 많은 범죄들이 일어나지 않나. 잔인하고 나쁜 사건이 너무 많다. 그때 마석도란 형사가 통쾌하게 해결해 준다는 게 정말 좋은 거다. 아무리 무섭고 나쁜 빌런이 나온다고 해도 마석도가 질 거라고 절대 생각 안 하잖나. 마석도는 우리 편이다. 그 등 뒤에서 정말 편하게 영화를 보며 대리만족할 수 있는 느낌이 이 시리즈의 묘미 아닐까 싶다." 덧붙여 "마석도는 나쁜 놈들한텐 인정사정 안 봐주고 가차 없이 때려 부수면서도 시민들한텐 죄송하다 인사하고 차 좀 빼달라고 정중히 얘기하고 그러지 않나. 관객도 그런 모습을 정말 좋아해 주시는 것"일 거라고 흐뭇한 미소다.  마석도가 극 중 최초로 등장하는 오프닝 신은 매번 비슷한 장면과 방식들이지만 이는 오히려 익숙함 속 넘치는 반가움을 준다. 감독은 "뻔하다고 안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몰라도 두렵진 않다. 제가 생각하는 '범죄도시'의 시그니처다. 4편부터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제가 이때까지 했던 3편에서는 '범죄도시'의 정통성이라고 생각했다. 기존 관객이 다시 봐도 재밌고 유쾌함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했다.  관객들이 영화관에 와서 즐거워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 이는 이상용 감독의 오랜 바람이었다. 확고한 연출관도 있다. "솔직히 관객이 배우를 보러 오시는거다. 그렇기에 배우들 감정과 집중력을 더 이끌어낼 수 있도록 중심을 두고 촬영하는 편이다. 배우들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연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연출의 첫째 목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범죄도시'를 만난 것이 넘치는 행운이었다는 소회다. "연출자로서는 영광이다. 이렇게까지 성공한 기획 영화를 어떻게 해보겠나. 제게 '범죄도시'란 너무 감사하고 분에 넘치는 영광과 기회와 제 인생을 열어준 영화"라는 감독이다. "앞으로 어떤 영화를 하더라도 '범죄도시'는 제 기준점이 될 것 같다"는 그에게서 넘치는 애정과 자부심이 여실히 느껴졌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