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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듯이 반가운 '범죄도시2'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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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2-05-1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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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놈' 때려잡는 '괴물형사' 마석도가 돌아왔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너무도 매력적이고 독보적인 캐릭터의 귀환이다.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는 가리봉동 소탕작전 후 4년 뒤인 2008년을 배경으로 한다. 여전히 낡고 평화로운 금천구, 정신병원을 탈출해 난동을 일으키는 환자를 제압하는 금천서 강력반 식구들. 그리고 아직도 싱글인 마석도(마동석). 여전한 이들의 일상이 반갑다. 마석도는 순식간에 범인을 제압해 현장에선 환호를 받지만, 다음날 '과잉진압'이라는 기사가 도배되자 머쓱해한다. 전일만 반장(최귀화)은 투덜대면서도 강력반 식구들을 감싼다. 


영화는 이처럼 짧은 신만으로도 여전히 그곳에 남아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고, 때로는 강력 범죄도 소탕 중인 금천서 강력반 식구들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그려내며 시리즈의 연속성과 반가움을 더한다. 


또한 오프닝 신으로 베트남에서 벌어진 새로운 빌런 강해상(손석구)의 잔악무도한 범죄 행각을 전면에 과감하게 내세우며 인물을 부각하고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강해상은 한국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납치 살해한 후 돈을 뜯어내는 인물이다. 돈을 위해 사체 훼손까지도 서슴지 않는 비릿하고 역겨운 인물이다. 전편의 장첸파와 견줘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전일만 반장과 마석도는 베트남 한국총영사관에서 자수했다는 3인조 금고털이범 중 한 명을 넘겨받기 위해 베트남으로 향한다. 여행 가는 기분으로 가볍게 들뜬 마음으로 베트남에 왔던 전일만 반장과는 달리 마석도는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베트남에서도 '진실의 방'을 구현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그리고 강해상의 존재를 알게 된다. 한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납치 살인을 하고, 함께 범행을 도모했던 이들마저도 수틀리면 서슴지 않고 죽이는 나쁜 놈. 마석도의 정의감은 어김없이 꿈틀댄다. 베트남 공안의 협박과 압박에도 마석도는 꿋꿋이 베트남을 들쑤시며 강해상을 찾아다닌다.


'범죄도시2'는 전작의 기조를 영리하게 이어간다. 유머와 액션의 조화로운 리듬감이다.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극악무도한 살육 행위가 벌어지고 시종일관 섬찟한 긴장과 불안을 자극하지만, 반드시 이를 상쇄하는 유머 코드를 덧붙이고 마석도 특유의 통쾌한 액션으로 오락성을 충족한다. 전편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하는 '진실의 방'이나 능청스러운 말재간은 더욱 강력해졌다. 특히 대망의 버스 신에서 승객들을 내리게 할 때 마석도가 던지는 말들은 여전히 유머러스한 동시에 살갑고 다정한 그의 천성을 엿보게 하기에 더욱 반갑다. 


무엇보다 폭발적인 괴력을 발휘하는 마석도의 원펀치 리얼 액션은 관객이 '범죄도시'에 열광하는 또 다른 이유다. 악당에게 행해지는 자비 없는 응징의 맛이 그토록 통쾌할 수가 없다. 그 와중에도 "맞다가 너무 아프면 벨 눌러, 내리게 해 줄게"라는 말맛까지 찰지게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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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시리즈에서는 마석도 뿐만 아니라 금천서 강력반 식구들 각각의 활약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반갑고 인상적이다. 때론 뻔뻔하고 얄밉지만 허당으로 보였던 전일만 반장은 이번엔 마석도와 함께 베트남 현장에서 직접 활약하며 코믹함의 진수를 보일뿐더러, 여기에 더해 총상까지 입으면서도 경찰로서의 소명감을 드러내는 의외의 모습을 보인다. 전편의 마음 여렸던 막내 강홍석(하준)은 제법 폼나는 선배 형사로서 여유를 보이며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듬직한 베테랑 형사 오동균(허동원)은 저가 위험에 빠진 상황에서도 끝까지 인질을 찾아 보호하고 범인을 좇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을 내던진다. 이처럼 강력반 식구들의 고른 활약은 사실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로서 기능을 톡톡히 수행하는 데다 조화로운 이들의 리얼한 '케미'를 더욱 부각하는 요소가 된다. 


전편의 악당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아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의 컴백 또한 확실한 웃음축을 단단히 보장한다. 장발 머리와 차림새만으로도 웃음을 주는 데다, 마석도의 마수(?)에 걸려 결국 그의 조력자로 활약하는 모습이 신선한 재미를 더한다. 강해상에게 아들을 잃은 김인숙 역의 박지영 또한 존재만으로도 카리스마가 넘친다. 완벽한 신의 한 수 캐스팅이다. 


마석도를 비롯한 이 모든 사람들은 면면에 생동감이 넘쳐 필히 어딘가 존재하고 있을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이는 '범죄도시'가 전편부터 줄곧 내세운 리얼한 디테일함의 결과다. 평화로운 삶의 공간, 그 질서를 깨는 이들을 강하게 제압하는 한국형 히어로 마석도는 더욱 강해졌고, 정의감은 끝없이 불탄다. 그 어떤 악인이 활개 치더라도 마석도가 있다면 안심할 수 있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기다리고 열광하는 관객들에게 '마석도가 돌아왔다'는 키워드만으로도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독보적인 캐릭터성이 구축된 까닭이다. 


우락부락하고 험상궂은 외양을 하고 있지만, 알고보면 따스하고 정의로운 데다가 권위적이지 않은 형사. 그리고 돈을 5대 5로 나눠갖자고 회유하는 악당에게 "누가 5냐"고 능청스럽게 답할 수 있는 유머러스함도 갖춘 매력남이다. (물론 여전히 싱글이지만.) 이 매력적인 '범죄도시'의 수호자이자 상징인 마석도의 영리한 귀환, 반가울 따름이다. 러닝타임 106분.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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