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보리' 관람 전 알아야 할 네 가지 키워드 >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나는보리' 관람 전 알아야 할 네 가지 키워드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0-05-11 14:43

본문

still_01.jpg

영화 '나는보리' 관람 전 알아야 할 T.M.I (Too Much Important) 키워드, #농인 #청인 #수어 #코다(CODA)를 살펴보자. 


영화 '나는보리'(감독 김진유)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가족 사이에서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열한 살 아이, 보리가 가족들과 같아지고 싶은 마음에 특별한 소원을 빌게 되며 벌어지는 사랑스러운 성장 드라마이다.


농인


'나는보리'에서 보리의 아빠, 엄마, 동생은 모두 ‘농인’이다. 들리지 않는 사람은 농인, 농아인, 청각장애인 등 지칭하는 단어가 많다. 사람들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단어인 ‘청각장애인’은 말 그대로 듣는 기능에 장애가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로 의학적, 법적 용어로 분류된다. 청각장애인 중에서 ‘수어(手語)’를 모국어로 사용하며 농문화를 구축하고 공유하는 사람들을 ‘농인’이라고 표현한다. 


과거에는 듣지 못하면 당연히 말도 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농아인’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지만, 수어로 얼마든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농아인 대신 ‘농인’으로 지칭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리의 가족들은 수어를 일상 언어로 사용하며 생활하는 농인이지만, 청각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수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농인으로 규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농인’은 보다 사회적인 용어로 스스로 수어를 사용하며, 농인 문화와 농인 커뮤니티에 속한 사람을 일컫는 단어이다. 더불어 어딘가 결여되었거나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장애’의 의미 대신에 ‘들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바람직하다.


still_02.jpg

 

청인


보리는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들을 수 있는 ‘청인’이다. 청인은 청각 장애가 없는 사람 즉, ‘비장애인’을 뜻한다. '나는보리'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바라보는 기존의 시선을 뒤집는 접근으로 많은 영화제에서 인정받았다. 기존 영화들이 ‘장애’를 무언가 결여된 것, 주류에서 배제된 것으로 바라보았지만, '나는보리'에서는 비장애인 보리가 외로움을 느끼고 가족과의 유대감을 위해 장애를 갖기 원한다는 이야기를 그리며 사람들의 고착된 인식을 전환시킨다. 

 

still_03.jpg

 

수어


보리네 가족은 ‘수어’로 의사소통을 한다. 수어는 음성언어로 이루어지는 ‘구화’ 대신에 몸짓이나 손짓으로 표현하는 언어이다. '나는보리'에서는 한국 수어와 보리 가족의 홈사인(Home Sign)이 함께 사용되는데, 홈사인은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 통용되는 몸짓 언어’를 말한다.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되면서 한국의 농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수어가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갖게 되었다. 즉. 수어를 하나의 ‘언어’로 인식해야 하며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으로 언어를 지칭하듯이, 수화(手話)가 아닌 수어(手語)로 표기를 통일하자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still_04.jpg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


주인공 보리는 ‘코다(CODA)’이다. 한국에서는 ‘코다’라는 표현을 사용한지 오래되지 않아 해당 단어가 낯선 사람들이 많다. 한국보다 먼저 ‘코다’라는 단어를 사용한 미국, 영국 등에서는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청인 자녀’로 코다를 규정한다. 하지만 '나는보리'를 연출한 김진유 감독과 제작진은 그 범위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 모두가 농인이든, 한쪽만 농인이든, 청인 자녀이든, 농인 자녀이든, 혹은 농인으로 태어났으나 ‘와우 수술’을 통해 청인 문화를 접하게 된 자녀이든 ‘‘농문화’와 ‘청문화’의 교집합에 위치하면서 이중 문화를 경험하는 자녀’ 모두가 코다인 것이다. 코다는 농인(청각장애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자녀로 음성 언어와 수어를 함께 익힌다. 음성 언어보다 수어를 먼저 익힐 수도 있다. 어릴 적부터 수어 또는 홈사인(Home Sign)으로 부모와 의사소통을 하고, 농인 특유의 문화인 농문화와 청인(비장애인)의 문화 모두를 학습하며 두 문화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때로는 두 문화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낄 수도 있다. '나는보리'는 코다의 범위를 ‘청인 자녀’로 한정하지 않고, 들리지 않는 문화와 들리는 문화 사이에서 고민하며 성장하는 자녀라면 청인인 보리도, 농인인 정우도 모두 ‘코다’로 규정하고자 한다. 나아가 '나는보리'를 통해 코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농인 부모를 둔 청인 자녀’가 아닌 ‘농인 부모를 둔 자녀’로 바뀌기를 기대한다. 가정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보리와 정우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코다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키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5월 21일 개봉.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공감 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추천뉴스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