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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울린 아름다운 청년 '태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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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1-12-0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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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평화시장, 부당한 노동 환경을 바꾸기 위해 뜨겁게 싸웠던 청년 전태일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감독 홍준표). 

 

영화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제작했던 명필름, 김선구 프로듀서와 감각적인 신예 스튜디오루머의 홍준표 감독이 합심해 완성한 작품이다. '태일이'는 평화시장의 부당한 노동환경 속에서 부조리한 상황에 놓인 동료들의 모습에 분노하고, 근로기준법을 알게 되면서 점차 세상에 목소리를 내며 스스로 불꽃이 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삶을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담았다. 


'태일이'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작화로 눈길을 끌고, 역사속 짧은 한 줄로 남았던 전태일의 삶과 그가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메시지를 풀어내며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한다. 그 중에서도 뜨거운 울림을 담은 영화 속 명장면&명대사를 소개한다.  


첫 번째 명장면&명대사는 태일 목소리 역을 맡은 장동윤 배우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손꼽기도 한 태일의 편지 속 대사다. 부당한 상황에 놓인 노동자들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근로기준법을 전파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태일이는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김목사를 도우러 내려간다.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던 태일은 그 곳에서 묵묵히 일만 하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대화도 없이 주어진 일만 하는 현장에서 태일은 자신 앞에 모자를 쓴 노동자가 점점 모자로만 보이기 시작한다. 태일은 친구인 원섭에게 편지로 자신이 느낀 것을 적어내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 아저씨는 안보이고 모자만 보이는 거야. 마치 모자가 일을 하는 것 같았어. 서로가 서로에게 이름조차 묻지 않고 관심도 없이 하루 일하고 헤어지는 이 바닥에서 사람들은 자기 모자만도 못한 존재가 되어버린 거야. 나는 어떻게 보일까. 내 낡은 운동화로? 아니면 찢어진 바지를 입은 말라깽이 청년으로 기억될까?" 묵묵히 남들처럼 일만 하던 태일이 노동자의 삶에 대해 고찰하고 결국 마음까지 움직이게 된 계기가 담긴 이 대사는 많은 이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두 번째 명장면&명대사는 큰 시위를 앞둔 태일이와 어머니의 대화 장면이다. 태일은 시위를 준비하기 위해 집을 나서던 중 어머니에게 데모 한 판을 크게 벌일 예정이고, 기다리지 말라는 이야기를 남긴다. 경향신문에 기사가 나와도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태일이가 안쓰러운 어머니는 그를 걱정한다. 태일은 어머니에게 "이번 데모에는 어머니도 와 주실 수 있어요? 어머니가 오시면 힘이 더 날텐데"라며 그를 꽉 안는다. 징그럽다며 손사래를 치는 어머니는 태일을 따뜻하게 안아주며, 평소처럼 태일을 배웅한다. 이 장면은 태일과 어머니의 마지막 대화로, 많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명장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이소선 여사는 스스로 불꽃이 된 아들이 남긴 부탁에 따라, 뒤를 이어 평생을 노동운동에 자신의 삶을 바치며 노동자의 어머니로 헌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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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명장면 & 명대사는 바로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시위에 나선 태일과 삼동회의 모습이다. 진정서를 제출하고, 1차 시위를 해도 경찰들에게 가로막히자, 삼동회는 더 큰 시위를 계획하게 된다. 삼동회뿐만 아니라, 평화시장의 수많은 노동자들은 이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외침은 많은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울린 대사이기도 하다. 51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근로기준법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 울분을 쏟아내듯 울려 퍼지는 대사들은 일하고 있는 이 시대의 태일이들에게 뜨거운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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