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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마담' 아름답다, 엄정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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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0-08-1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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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연예인들이 롤모델로 꼽는 '연예인들의 연예인'이자 대중의 워너비 스타. 독보적인 타이틀이 말해주듯 이름만으로도 빛나는 브랜드가 되는 엄정화. 그 자체만으로 강인하고 완숙한 느낌을 주지만 실상은 꾸밈없이 솔직하며, 여리고 따스한 심성을 지닌 사랑스러운 여인이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삶의 자세가 그를 더욱 아름답고 건강하게 만드는 비결이었다. 


코미디 액션 영화 '오케이 마담'(감독 이철하)으로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엄정화. 예능 출연부터 인터뷰 스케줄까지 빠듯한 홍보 일정에도 그는 그저 어린아이처럼 들뜨고 신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TV건, 라디오건, '모든지 다 할 거야'라는 마음으로 즐기게 되고 저도 오랜만이라 정말 신나고 재밌다"고 눈을 빛낸다. 


그만큼 작품 활동에 목말랐던 터였다. 부러 가진 공백기가 아니었다. "저는 항상 작품을 기다리는 입장이기에 마음의 준비가 돼 있었는데 좋은 작품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놓은 그는 '오케이 마담'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느낀 설렘을 되새겼다. 시나리오가 재미있게 읽히면서도 와 닿는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액션이라는 새 장르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 기뻤다. "배우들은 늘 새로운 모습에 목말라하지 않나. 물론 사람이 완전히 달라질 순 없지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었다." 오죽하면 캐스팅이 확정되기 전부터 액션 스쿨에 출근 도장을 찍었고, 액션 스쿨에 가는 제 모습이 너무 멋졌다고 털어놓을 만큼 귀여운 구석이 있는 엄정화다. 


'오케이 마담'은 난생처음 해외여행을 떠나게 된 가족이 비행기 납치 사건을 겪으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엄정화는 극 중 억척스럽지만 사랑스러운 꽈배기 집 사장 미영 역을 맡아 코믹 연기는 물론 좁은 기내에서 펼치는 화려한 액션 연기까지 능수능란하게 소화했다. "제가 처음 액션 하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도 있었고, 액션이 너무 통쾌하게 잘 만들어져서 이 영화를 선택하길 정말 잘했단 생각을 했다"는 그지만, 초반에는 애를 많이 먹었단다. '한국의 마돈나'란 독보적 수식어를 가진 만큼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치던 가수 엄정화라면, 액션 동작은 수월하게 익혔을 법도 한데 그는 말처럼 쉽지 않았단다. "처음에 너무 의욕만 앞섰나 싶고 내가 몸치였나 싶을 만큼 동작 익히기가 어려웠다. 멋있는 액션 동작을 맞추는 것이나 발로 차이거나 가격 당하는 등 맞는 연습을 하는 것도 어렵더라"고. 


개봉 후에도 워낙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 관객이 어떻게 봐줄지 고민했단 그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엄정화의 호쾌한 액션은 능청스러운 코믹 장르와 자연스레 녹아들어 신선한 웃음과 타격감을 선사했다. 정재형 등 절친한 동료들의 반응은 물론, 일반 시사회 직후 "보는 내내 웃다 나왔다. 역시 엄정화"라는 관객들의 반응을 일일이 찾아봤다고 밝히며 해맑게 기뻐하는 엄정화다. 오랜만의 스크린 복귀, 잔뜩 긴장하고 수줍기도 했지만 이런 반응들을 보니 보이지 않는 응원이 들리는 느낌이었다고. 그렇기에 '홍보 요정'을 자처하며 요즘 같은 시기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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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뿐만 아니라 디테일하면서도 위트 있는 코미디가 포진돼 극은 더욱 활력을 갖는다. 엄정화가 다급한 표정으로 기내를 휘저으며 화장실을 찾아가는 신만 하더라도 실감 나는 재미를 유발한다. 엄정화는 "정말 장르 자체를 재밌게 즐겼다. 현장도 매우 즐거웠다. 많은 출연진들이 나오는데 다들 끊임없이 작품 얘기도 하고, 에피소드 얘기도 하며 서로 똘똘 뭉쳐 작업했다. 촬영이 끝나는 게 너무 아쉬웠다"며 현장의 좋은 분위기가 작품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케 했다. 기내의 모든 승객들과 함께 연기하는 액션 신은 특히 기억에 남았다. 많은 보조 출연자들이 한 신을 위해 다 한 마음 한뜻으로 힘을 보태는 것이 벅찬 감동이었다고. 


이처럼 즐거운 현장 분위기 속에서 남편 역을 맡은 박성웅과의 '케미' 역시 저절로 나오더란다. 엄정화는 "아이디어들이 막 나왔다. 제가 남편에게 '예쁘게 생기면 다야?'라고 말하는 건 애드리브였다. 촬영하며 박성웅 씨가 빵 터지더라. 그런 류의 잔잔한 애드리브가 많았고, 박성웅 씨가 극 중 제게 첫눈에 반해 침을 흘리는 장면은 촬영할 때 서로 너무 웃겨서 안 쳐다보고 연기했다"며 듣기만 해도 유쾌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남편과 가족의 충만한 사랑을 받고 있는 미영 캐릭터에 그가 느끼는 애정도 특별했다. 엄정화가 말하길 미영은 남편의 가감 없는 사랑을 받고 사랑으로 치유하며 성격도 변화된 인물이다. 주위 사람들을 가족처럼 여기고 밝은 모습으로 인생을 즐기는 모습이 좋았다. 밝교 애교 많고 짜증이란 참 없는 여자. 그렇기에 행복한 여자의 삶이 표현되길 바랐고, 극 중 미영의 "태어난 게 감사할 만큼 행복하다"는 대사는 자신이 꼭 넣고 싶던 대사였단다. 


엄정화 또한 미영처럼 삶에 대한 긍정적인 기운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늘 생각한다. 그 역시도 50대 여배우이자 댄스 가수라는 현실적 한계에 부딪힐 때도 있다. 하지만 삶에서 중요한 건, "나 스스로의 인생을 찾자"는 것이었다. 시간이나 나이라는 한계에 갇혀 자신이 원하는 꿈을 포기하고 남들의 눈치를 보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서 채우는 삶을 사는 것. 그것이 바로 지금의 엄정화를 있게 한 힘이다. 


물론 나이가 들어 소외되는 느낌을 받을 땐 그 역시도 슬프다. 늘 살면서 위기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무언가를 시도할 때 주저하는 이유가 나이는 아니길 바란다. "지금까지 해왔던 길을 돌아보면 내가 아직까지도 잘 갈수 있구나 느낄 때가 좋다. 이젠 기다리는 것도 뭔가 힘들고 괴로운 것만이 아니구나. 이 시간을 좀 더 즐기면서 나아갈 수 있는 변화가 생긴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나이 먹는다는 것은 꽤 의미 있는 일이다. 이는 스타 엄정화가 아닌, 인생 경험이 조금은 더 풍부한 인생 선배로서 전하는 진솔한 위로이자 가치였다. 


다시 무대에 서고, 연기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고, 틀과 편견 안에 갇히기보다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도전해왔던 지난날의 그리고 지금의 자신을 멋지다고 스스로 격려할 수 있는 그다. 이를 끝까지 지키며 멋지게 살았으면 좋겠단 바람을 내비친 엄정화는 "제가 열정이 너무 넘치는 것 같다. 그 열정이 여전히 저를 부추기는 것 같지만, 저는 그런 제가 좋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경험과 삶을 통해 찾은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충분히 사랑하고 즐기는 그의 미소는 당당하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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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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