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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2' 박지환, 장이수의 부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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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2-05-2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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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장이수를 만나러 간단 기쁨에 너무 행복했다. 마치 다가오는 방학을 기다리듯 설레는 마음이었다." 배우 박지환의 이 순수하고 행복감이 깃든 말 한마디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넘치는 애정이 가득 드러난다. '범죄도시2'로 돌아온 그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돌아온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악당이 있다. 전 이수파 두목 장이수다. 분명 앞전 시리즈에서 장첸파에 처참한 최후를 맞았던 그가 다시 살아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시리즈 팬들에겐 놀랍고 기대되는 요소였다. 돌아온 장이수는 험악한 삭발머리에서 긴 장발이 됐고, 눈에 가득했던 독기는 삶의 고단함으로 덮였다. "칼 맞고 죽다 살아난 뒤로, 이제 합법적인 일 밖에 아이합니다." 새로운 비주얼과, 첫 대사만으로도 그의 컴백이 반갑고 실감 나는 건 당연했다. 


박지환은 "'범죄도시'에서 제 촬영을 모두 끝내고 '화이팅입니다'라고 얘기했는데 '아직 안 죽었어'라고 하시더라. 그 말에 설렜다. 진짜 '범죄도시2'에 다시 출연하게 돼 정말 기뻤다"고 감격했다. 물론 행복한 부담도 됐다. '왜 다시 나와?'라는 의견이 있으면 어떡하나 싶기도 했다고. 하지만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보고 '어서 와, 보고 싶었어'라는 말처럼 들리는 것 같아 안도했단 그다. 


덧붙여 "혹시 삭발 모습의 장이수를 그리워하시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기도 했는데 관객 분들이 '장이수는 탈모가 아니었어! 모발이 풍성한 자였어'라는 유머로 장발의 장이수를 맞이해주셨다. 그랬을때 배우로서 정말 행복했다. 제 고민을 경쾌한 유머로 날리며 제 존재감을 인정해주시는데, 우리나라 관객 분들의 센스를 보며 정말 감탄했다"며 기쁨과 고마움을 전했다. 


박지환에게 '범죄도시'는 각별한 작품이다. "아무도 몰랐던 제 이름을 세상에 알려준 작품"이란 생각에서다. 실로 '범죄도시' 1편 촬영 당시 강윤성 감독은 무려 3000명에 걸친 오디션을 보며 수많은 무명배우들의 간절함과 가능성을 발견하며 '범죄도시' 속 인물들을 캐스팅했다. 그리고 그 어떤 작은 배역이라도 디테일한 설정과 시선으로 비추고, 덕분에 마치 모두가 어딘가 살아 숨 쉬고 있을 것만 같은 생생함을 줬다. 장이수 또한 마찬가지다. 가리봉동 일대를 주름잡는 이수파 두목의 살벌한 비주얼과는 달리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앞에선 반항기를 보이다가도 결국 순한 양이 되는 모습은 미워할 수 없는 악당의 귀여운 매력을 엿보게 했다. 박지환이란 신선한 배우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박지환은 "너무 훌륭한 작품에 출연한 것도, 그 인연이 '범죄도시2'까지 이어진 것도 너무 감사하다"며 거듭 작품에 대한 애정과 소중함을 표했다. 


함께 하지 못한 독사파나 장첸파 배우들과는 따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으나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진심으로 '범죄도시' 시리즈의 흥행을 응원하고 홍보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멋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단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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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수는 이번 영화에서 가리봉동 사건 이후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위해 직업 소개소를 운영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마석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새롭게 출몰한 악당 강해상(손석구) 소탕 작전에 얼떨결에 합류하게 된다. 장이수를 향한 마석도의 일방적 애정(?)은 시리즈의 명맥을 잇는 유쾌한 유머 코드이기도 하다. 눈으로 욕하며 반항해도 결국 찍소리 못하는 장이수는 마석도의 든든한 조력자로 엄청난 활약을 하게 된다. 박지환은 장이수와 마석도의 관계를 "삼장법사와 여래신장(부처의 손바닥이라는 뜻)"이라고 재치 있게 비유하며 웃음을 줬다. 또한 마석도를 돕는 와중에도 천성(?)은 다 버리지 못해 돈가방에 눈독을 들이는 장이수의 모습에는 "'진짜 절실하구나 저 친구' 그런 생각을 하며 많이 웃었다. 오랜만에 큰돈을 마주하는 기대감과 설렘, '사자의 먹이를 바라보고 있는, 아주 건강하지 못한 하이에나의 침흘림'"이라는 찰진 비유로 다시금 웃겼다. 유머 감각이 보통이 아니다. 


극 중 장이수의 등장 신은 시종일관 코믹함을 책임지고 있지만, 새 생명을 얻고 돌아온 장이수인만큼 캐릭터에 변화를 줘야 하는 것도 중요했다. 박지환은 "1편에서 장이수 캐릭터를 잡아가는 과정은 단순히 악하고 센 모습보다 입체적인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연을 길게 끌어가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많은 것들을 스케치하는 것만으로도 포지셔닝이 됐고 인간적인 다양함도 넣을 수 있었다. 열심히 사는 게 매력이다. 이 사람이 떳떳한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순수한 점도 있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 관객도 더 안쓰럽고 짠하게 봐주시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이어 "더불어 1편에선 가진 것들이 많은 자의 강함과 여유가 있었다면 2편에선 그 모든 걸 잃고 빼앗긴 상황에서 힘들고 궁핍하게 사는 모습이 보여야 하기에 좀 더 절실하고 간절한 느낌을 담으려 했다"는 설명이다. 


"1편에서의 특유의 리듬과 템포들이 있는데 2편에서도 이를 절대 잃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단순히 스텝과 템포만 따라가면 공허한 인물이 될거란 걸 알아서 감독님과 건반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눌러 음을 쳤다." 박지환의 표현법은 이리도 섬세하고 문학적인 비유로 가득하다. 촬영장을 가는 순간은 "매일이 소풍이었다"는 말부터 "나라는 게 바람이라면 앵글 안에 산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여러 가지 존재들이 황홀경을 만든다"는 말까지, 듣고 곱씹을수록 아름답고 시적이다. 이에 "어렸을 때부터 문학을 좋아했던 영향"이라며 멋쩍어한다. 알수록 새로운 발견이다. 


정작 본인은 자신을 잘 모른단다. "스스로 계속 저를 몰랐으면 좋겠다. 그렇게 계속 제 안에 있는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보고 싶다. 저도 알아가는 과정이고 이제부터 10년 정도가 흐르면 '나는 어떤 사람이다, 어떤 배우다' 얘기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지금은 아직 모르고 싶고 더 몰랐으면 좋겠다. 저도 새로운 저를 찾는 여정 중에 있다"는 그다. 언제나 낯설지만 그 모습이 반가운 배우 박지환이다. 

 

사진=ABO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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