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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 언제나 히어로, 마동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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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4-02-0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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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은 상냥하고, 위트 있고, 영리하다. 관객이 마동석에 기대하고 바라는 따스하고 유쾌한 히어로의 모습이 본연의 성정에서 묻어나는 지점은 그에게 더욱 호감을 갖게 한다. 


세기말, 사냥꾼이라 불리우는 남자가 미치광이 의사와 합세한 군인 집단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는 넷플릭스 액션 영화 '황야'(감독 허명행). 개봉 이후 글로벌 시청률 1위를 기록할 만큼 배우 마동석 파워를 여실히 느끼게 한다. "문자를 천 개 정도는 받은 것 같다"는 마동석은 "특히 할리우드에서 많이 왔다. 같이 일하는 분들, 배우들, 감독, 스튜디오 등에서 제일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게임을 액션처럼 찍어서 너무 좋다'고 하더라. 그걸 포인트로 두고 찍은 영화"라고 후기를 전했다. 


하지만 이처럼 뜨거운 반응보다 더 마동석을 뿌듯하게 했던 건 허명행 감독이 화려한 데뷔 신고식을 치른 것에 있다. "워낙 좋아하는 동생이고, 오랫동안 작품도 많이 했다. 제가 힘든 액션을 하고, 다쳐서 고생할 때도 옆에 있어줬고 오랜 시간 지켜보며 이전부터 감독 입봉을 바랐고 시나리오도 여러개 준비해 뒀는데 마침 '황야'가 타이밍이 맞았다. 데뷔작으로 세계 1위를 해서 정말 축하한다"고 기뻐하는 마동석이다. 


아포칼립스 장르물, 게다가 먼저 개봉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세계관을 공유하며 동시에 기획된 작품이다보니 득과 실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액션적 서사는 보는 순간의 강렬함은 세지만, 드라마 서사의 여운에 비해선 쉽게 휘발된다. 그래서 더 저평가되는 지점도 분명 있다. 하지만 마동석은 이 또한 "액션 하는 사람들의 숙명"이라고 겸허히 받아들인다. 그는 "강박 갖지 말고 재밌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그 안에서도 많은 변화를 주려고 한다. 자꾸 고민하니까 머리가 아픈데, 그 고통도 즐기면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같은 세계관 안에 여러 가지 카테고리가 있다. 우리는 처음부터 드라마보다 액션을 선택했다. 이 영화가 뭘 가져가야 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각 캐릭터들마다 과거사와 드라마가 있었지만, 철저하게 기획 의도대로 '오락 액션물처럼 게임처럼 만들자'고 결정하고 조금 불친절하더라도 주저 없이 걷어냈다"는 확고함이다. 


다만 "현실적인 배경이 아닌데 여기서 제가 안 했던 캐릭터를 새로이 하는 게 맞을지 마동석스러운 모습으로 나오는 게 좋을지"를 놓고 고민했고 고민 끝에 가장 '마동석스러운' 남산 캐릭터가 나온 것이었다. 이에 아포칼립스라는 자유롭고 독창적인 세계관을 무기 삼아 이제껏 본 적 없는 마동석의 액션 퍼레이드를 경험하는 것은 신선함을 넘어 짜릿한 충격을 준다. 마동석이 샷건을 날리고, 마테체를 휘두르며 '파충류 인간'으로 변모된 빌런들의 목을 댕강 잘라 버릴 때의 낯설고 기묘한 쾌감이란. 


이에 웃어 보인 마동석은 "사실 사람이 팔 다리가 두 개라 최대한 다르게 액션을 해도 잘 모르면 다 비슷하게 보인다. 예를 들어 '범죄도시' 2편과 3편의 액션이 많이 다르다. 복싱 기술을 잘 모르면 '그냥 두 사람이 싸운다'로 보이는 거다. 이처럼 현실적인 장르에서는 액션의 한계가 있다. 액션을 잘 몰라도 확 다르게 보이려면 장르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명행 감독은 이미 세계적인 팬덤이 있는 영화 '부산행' '범죄도시' 등에서 마동석이 맨 주먹으로 좀비와 싸우고, 범죄자들을 제압하는 액션을 선보였지만 더 과격하고 수위가 센 액션을 소화하는 그를 전세계에 보여주고 싶어 했다고. 마동석 역시 이에 기꺼이 찬성했다는 비화다. 


다만 마동석이 워낙 압도적인 피지컬과 한 방 액션의 히어로다보니, 파충류 인간들과 싸워도 데미지가 전혀 없어 긴장감이 안 생긴단 평가도 간혹 존재한다. 하지만 이 또한 마동석 액션 특유의 매력 아니겠는가. 그는 "사실 제가 많이 맞는다. 머리를 벽에 부딪혀서 벽도 깨지고 기절도 한다. 크리티컬 데미지가 있는데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마동석이 데미지를 입는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더라"는 엄살로 너스레다. 이어 "사실 액션의 방향이 다양하게 있는데 서로 비등비등하게 싸울 수도 있지만, 저는 빌런들이 벌였던 모든 일에 대한 응징을 하는 의미에서 전체를 힘으로 밀어붙였다. 위기감이 안 보이더라도 밀어붙이자는 파괴의 의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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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특유의 위트가 곳곳에 묻어난 지점도 의도한 바다. "마동석스러운 캐릭터로 결정했기에 중간중간 쉬어가는 유머를 줘야 한다는 게 잡혀 있었다"고. 


'장르가 마동석'이라는 고유 수식어가 생길만큼, 한 배우를 떠올렸을 때 명확한 이미지가 있고 이를 고수할 때 더 많은 열광과 호감을 사는 이는 드물다. 이번 캐릭터 남산만 봐도 그렇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세상에 살면서도 쉽게 의리를 저버리지 않는 따스한 인간미와 온정, 그리고 눈앞에 어떤 적들이 와도 확실하게 해치우는 파워와 타격감. 이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유쾌하고 따스한 히어로 마동석의 모습이다. 그는 "'장르가 마동석'이란 말을 들으면 부담이 되기보다 감사하다. 그 말을 붙여준 자체가 관심 있게 지켜봐 주셨다는 것이기에, 그래서 더 제게 원하는 걸 보여 드리고 충족시키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더 엔터테이닝적이고 재밌는 걸 만들어 드려야겠단 생각"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를 향해 쏟아지는 대중의 호감과 지지에 마동석은 감사해하면서도 초연한 자세다. "인기는 메뚜기 한철"이라며 "있다가도 없어지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여기에 안주하거나 크게 염두하지 않고 계속해서 확장하고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 배우이자 제작자로서의 책임이라 말하는 듬직한 그다. 마동석은 "'압꾸정'이란 영화가 흥행이 안 됐다. 그런데 압구정 사람들은 너무 피부에 와닿는다며 재밌다고 하더라. 이게 재밌는 영화인지 아닌지는 이처럼 뷰어의 관점이 달라서 평가할 수 없다. 저는 최대한 보편적인 재미를 찾으려고 노력해서 만드는 거고, '범죄도시' 시리즈 하면서도 재미없는 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전 이길 싸움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복싱에서도 링에서 경험이 많아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제가 완성형이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계속 노력하고 그 과정에 있는 것이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그 또한 마냥 완벽한 히어로는 아니다. 실패도 겪고, 흥행 부진도 겪고, 때론 혹평도 받는다. 그럼에도 대중이 여전히 '마동석'이란 석자에 무한한 기대감을 갖는 건 바로 이런 마음가짐 덕분 아닐까.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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