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열' 불온하고 찬란한 아나키스트 연인이여, 살아 숨 쉬라 [리뷰]
비극과 야만의 시대, 장렬하게 불타오른 불온한 조선인 혁명가와 그의 연인이자 동지였던 일본 여인이 있다. 잔학하고 파렴치한 제국주의 침략시대 지배자들에 맞서 강렬하게 저항했고, 서로의 신념을 확인하며 뜨겁게 사랑한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 역사속에 잊힌 이 아름다운 불량 청춘들을 충만한 생명감으로 스크린에 되살린 이준익 감독의 12번째 영화 '박열'. 여기엔 난만히 쏟아지는 찬란한 빛과 극렬하게 일렁이는 뭉클한 애수가 공명했다.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제작 박열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은 1923년 도쿄, 6천 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후미코가 박열의 시 '개새끼'를 낭독하며 시작된다. '높은 양반의 가랑이에서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내가 목욕을 할 때, 나도 그의 다리에다 뜨거운 줄기를 뿜어대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1920년대 도쿄의 전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