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색스: 그의 생애' 그는 누구인가 >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올리버 색스: 그의 생애' 그는 누구인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1-07-26 12:42

본문

c.jpg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깨어남' 등으로 전세계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며 많은 사랑을 받은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의 일생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한다. 


영화 '올리버 색스: 그의 생애'(감독 릭 번스)는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가 2015년 시한부 판정을 받고 제작하기 시작한, 그의 죽기 전 마지막 기록들이 담긴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과학자로서의 호기심과 열정, 천재성을 보이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죽음을 앞둔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기까지 그의 삶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작가로서의 감수성과 인간에 대한 통찰력, 학자로서, 의사로서 자신의 환자들에 대한 남다른 열정, 다른 의사들은 보지 못했던 부서진 인간의 정신 한가운데를 들여다보며 인간의 뇌라는 경이로운 우주를 탐험한 과학자의 면모에 이르기까지 삶의 어두운 굴곡과 함께 펼쳐지는 그의 감동 실화가 담겼다. 


1933년 유대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올리버 색스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천재성과 과학적 열정, 호기심으로 주목 받았다. 부모님 모두 의사였던 환경적 영향과 특별한 재능으로 엘리트 코스의 꽃 길만을 걸을 거라 예상했던 그의 삶은 동성애적 성향과 형이 조현병에 걸리면서 어두운 협곡으로 빠져든다. 


엄청난 열정과 재능에도 불구하고 마약, 바이크, 웨이트에 지독하게 빠져들며 길을 잃던 그는 죽음의 직전에서 1870년에 출간된 에드워드 라이빙의 '편두통'이라는 책을 읽게 되고 삶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그 후, 환자들의 놀라운 뇌활동을 경험하며, 그들의 병력으로 책을 써나가기 시작한 그는 '편두통'을 비롯하여 헐리웃에서 영화화 되기도 한 '깨어남'(영화 '사랑의 기적'(1990)),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등을 출간하며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명성을 날리게 된다. 

 


올리버 색스는 당시 의사들조차 자폐증, 파킨슨, 투렛 증후군을 비롯한 뇌신경학적 문제들을 그저 병으로 치부하고 간과하던 시절, 환자들의 정신 속에 펼쳐지는 놀라운 뇌활동을 놓치지 않고 그들의 병력과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수많은 책을 집필했으며, 그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다. 


의사가 치료해야 할 대상은 질병이 아닌 환자라는 놀라운 개념의 전환으로 많은 학자들 사이에서 존경 받는 그는 신경학계의 새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는 환자의 병력을 작성하면서 그들의 병리적 상태뿐 아니라 내면의 감추어진 부분까지 파고들어 질병 때문에 달라진 인간의 존재방식을 들여다보았던 것이다. 병력은 스토리로, 스토리는 환자들의 인간적인 삶의 초석으로, 그렇게 하여 환자를 살아있는 삶의 세계로 나오게 한 그의 활약은 과학과 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상상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이번에 공개된 포스터에서는 의식의 탐험가이면서 열정이 넘치는 놀라운 글쓰기의 삶을 이어갔던 작가 올리버 색스의 모습과 함께 이 영화를 통해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올리버 색스의 모습을 이중적으로 암시한다. 무언가를 들여다보는 행위에는 애정과 호기심이 함께한다. 그것이 죽음과 마주한 시점이라면, 더욱 의미심장할 것이다. 죽음과 마주하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삶에 대한 감사함과 열정이 가득했던 올리버 색스로부터 이 영화는 시작되었다. 


2015년 1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올리버 색스는 '나의 생애(My Own Life)'란 에세이를 뉴욕 타임즈에 기고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릭 번스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들이 함께 모이게 되었다. 여전히 너무나 많은 생각과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지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올리버 색스와 오랜 시간 그와 함께했던 동료들은 마지막 순간과 그의 마지막 생각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누구보다 인간이라는 생명체를 사랑했던, 인간의 뇌를 우주 여행하듯 탐험하며 아이처럼 호기심이 가득찼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눈물이 아닌 따스한 유머가 넘쳤던 올리버 색스. 


"처음부터 이 프로젝트는 제가 참여하게 된 것 중 가장 감동적이고 흥미로운 것이었다"고 감회를 밝히는 릭 번스 감독은 올리버 색스의 특이하고도 비범한 인생 이야기에는 삶에 대한 의미와 인간다움에 대한 본질적인 탐구와 성찰이 함께 한다고 밝힌다.

 

영화 '올리버 색스: 그의 생애'는 단순히 올리버 색스의 흥미로운 삶의 여정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미스터리를 전달하고,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모든 사람들이 고군분투하는 삶의 의미, 질서, 아름다움, 진실, 목적과 공명을 찾는 과정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가 단지 성공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거나, 신경학계에 새로운 시대를 연 천재 과학자여서가 아니라, 문학과 의학 전반에 걸친 놀라운 천재성과 영향력에 버금갈 정도로 짙게 드리워진 삶의 어두운 굴곡, 그럼에도 변함없는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과 사랑이 그의 삶을 더욱 흥미롭게 하며, 진실되게 한다. 약물중독과 동성애 성향을 감추고 살아가야 했던 점, 그로 인해 인간관계에서 수시로 거부당해온 외로움, 동료들에게 배척당하고 받아들여지지 못했던 시간들을 극복해가며 인생은 아름답다고, 특별했던 자신의 삶에 감사하다고 이야기하는 올리버 색스는 우울과 절망의 시간을 겪었거나, 현재 그 시간을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위안이 될 것이다. 8월 개봉 예정.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공감 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추천뉴스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