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보다 낯선' 코마 상태의 영화 감독, '놈'을 만나다 >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저승보다 낯선' 코마 상태의 영화 감독, '놈'을 만나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1-06-09 13:34

본문

c.jpg

여균동 감독의 두 번째 '낯선' 시리즈 영화 '저승보다 낯선'을 소개한다.  


'저승보다 낯선'은 코마 상태에 빠진 영화감독과 자신이 죽었다고 믿는 젊은이가 만나 죽음에 대한 담론을 펼치는 로드무비이자 블랙코미디이다. 전작 '예수보다 낯선'(2018)에 이은 '낯선' 시리즈의 두 번째 영화로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부문에 초청돼 호평을 얻은 작품이다. 


여균동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고 주인공인 영화감독 민우 역할로 출연한다. 뮤지컬과 연극무대로 연기력을 인정 받은 배우 주민진이 상대역으로 출연한다.  


불의의 사고로 코마에 빠진 영화감독 민우의 몸은 병원 중환자실에 있지만, 이상하게도 영화를 찍으려 했던 신도시 주변의 황량한 제방길을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생각 혹은 의식일지도 모르는 이곳은 번잡하고 시끄러운 삶을 살았던 그에게는 역설적이게도 천국이었다. 현실 세계의 지옥같은 떠들썩함을 벗어나 천국같은 고요함을 만끽할 때쯤 '놈'이 나타나며 그의 평화는 깨진다. 놈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죽었다고 믿는 놈이다. 


놈은 민우를 쫓아다니며 자기가 죽은 것인지, 죽음은 무엇인지, 왜 여기 있는 것인지, 나는 누구인지 수많은 질문을 퍼붓는다. 혹시 자기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민우는 같이 탈출해보려 하지만, 놈은 이미 이곳에 익숙해져 가고 마음의 평화를 찾아간다. 저승 비슷한, 저승이고 하기에는 이상한, 저승이 아니라고 하기엔 낯선, 그저 텅 빈 곳에서 삶과 죽음이 존재하고 사라지고 '이야기'만 남는다.  

 

여균동 감독의 전작 '예수보다 낯선'이 신에 대한 질문이라면 이번 영화는 '죽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현실을 저승이라는 영화의 배경으로 설정해 삶 속에서 죽음을 생각하고, 두 사람의 끝없는 대화를 통해 죽음은 자신을 만나는 일이면서 또 타인을 만나는 삶의 연속이라는 주제의식을 그려낸다.  


'저승보다 낯선'은 감독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 작품답게 영화와 인생에 대한 고찰을 철학적으로 담았다. 두 사람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버디무비이자 길 위에서 찾는 자신과 타인의 이야기, 그리고 각자의 개인 속에서 타인을 발견해나가는 작지만 감동적인 드라마이다. 또한 여균동 감독의 네 번째 로드무비로서 원경으로 비추는 신도시와 주변 황량한 논밭과 개발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죽음의 서사 속에 '길은 곧 이야기'라고 말한다. 6월 30일 개봉.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공감 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추천뉴스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