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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신분과 시선으로 목격한 80년 5월의 광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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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0-06-1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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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신분과 시선으로 목격한 80년 오월의 광주 이야기가 펼쳐진다. 


올해로 40주기를 맞은 5·18민주화운동은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추모 되어 온 가운데, #외국인 #80년대생 #내부인의 각기 다른 시선으로 광주를 담은 다큐멘터리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영화 '5·18힌츠페터 스토리'(2018)는 당시 외신기자였던 故 위르겐 힌츠페터가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취재 영상 및 사진 등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당시의 상황을 전달한 작품이다. 영화 '택시운전사'(2017)에 등장하는 독일 기자이자 실존 인물인 위르겐 힌츠페터는 당시 도쿄 특파원으로서 1980년 5월 19일, 한국 내륙 지방에 폭동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일본에서 광주로 몇 차례 전화를 걸어보지만, 전화를 받지 않자 2시간 만에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도착 후에는 택시운전사 故 김사복 씨가 삼엄한 검문을 뚫고 광주로 그를 데려다주었다. 영화는 언론 통제로 인해 봉쇄된 광주가 외면당하고 있던 때에 위험을 감수하고 잠입해 전 세계에 광주의 실상을 알린 힌츠페터가 직접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처절했던 민주항쟁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제3국 외국인의 푸른 눈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당시 철저히 고립된 도시 광주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는데 큰 의미를 가졌다. 힌츠페터는 죽음의 공포를 무릅쓰고 치열한 기자 정신으로 한국인의 양심을 깨워 민주화를 앞당겼다는 공로로 2003년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한 첫 외국인이기도 하다.


이어서 '김군'(2019)은 군사평론가 지만원으로부터 ‘제1광수’라고 지목된 인물을 사진 한 장으로 추적하는 ‘공개수배 추적극’으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 규명과 당시 모두가 ‘김군’이었던 이름없는 광주 시민군들을 호명하는 작품. 영화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촬영한 흑백사진 한 장에서 시작한다. 사진 속 인물인 김군은 광주 도심 곳곳에서 포착된 군용 트럭 위에 올라 군모를 쓰고 매서운 눈매로 화면을 바라보는 신원미상의 한 청년이다. 이 청년을 두고 군사평론가 지만원은 그를 북한에서 내려온 특수군 ‘제1광수’로 칭하고, 이후 다른 사진에 찍힌 수백 명의 사람을 북측 군인인 ‘광수들’로 명명하며 사건 당시 광주시민군이란 존재하지 않았고 무장 시민군이었다고 주장한다. 감독은 김군의 행방을 찾아 나서며 진실을 규명해 나가며 당시 공간과 시간을 다양한 각도에서 비춰 주며 여전히 5·18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영화를 연출한 강상우 감독은 5·18을 직접 겪지 않은 80년대생으로, 그날을 둘러싼 수많은 기록과 무성한 갑론을박을 모두 뒤로 한 채 오로지 자신의 눈과 귀로 직접 추적한 단서들을 통해 사건의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새로운 진실을 들추어내며 화제를 모았다.


7월 개봉을 확정한 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비밀리에 제작·유통된 항쟁 당시의 영상 기록물 이른바 ‘광주비디오’의 탄생과 40년이 지난 지금도 미지로 남아있는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 4시간을 추적하는 작품이다. 영화를 연출한 이조훈 감독은 1973년생으로 5·18 당시 시민군에게 밥과 물을 나눠주던 어머니, 도청 앞 고시학원에서 강의를 하다가 계엄군에게 구타당하고 귀갓길에 M16 탄피를 주워 온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한 채 유년 시절을 보낸 광주 출신. 각자의 방식으로 그날 이후의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 가운데, 누군가는 숨어야 했고 누군가는 앞서서 목소리를 냈다. 역사적 비극을 온몸으로 경험한 감독은 외부인의 시선이 아닌 내부인의 더욱 면밀하고 냉철한 시선으로 자신의 광주를 이야기한다. 5·18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며 80년대 중후반 다시금 민주화운동을 이끌어낸 ‘광주비디오’의 전파자들의 숨은 면면을 공개하는 것과 더불어 사라진 4시간에 대한 진실을 깊게 파고 들어가는 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감정적인 영역을 줄이고 오랜 시간의 조사와 증거를 바탕으로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는 의문에 대한 진실을 요구하며 다양한 시선으로 담아낸 광주 관련 다큐멘터리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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