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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 김종분' 왕십리역 11번 출구 터줏대감, 팔순의 노점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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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1-11-1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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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왕십리 김종분'은 왕십리역 11번 출구의 노점을 반평생 지켜온 팔순의 현역 노점상 종분 씨의 50년 길 위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다. 


故 김귀정 열사의 어머니기도 한 김종분 씨는 30년 전 길 위에서 작은딸 귀정을 잃었지만, 여전히 길 위에서 오고 가는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팔순의 현역으로 오롯이 자신의 삶을 꾸리고 있다. '왕십리 김종분'은 종분 씨의 팔순 인생 굽이굽이 파인 주름을 따스한 시선으로 보듬고, 관객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데워주는 영화다.


50년 넘게 노점을 해온 팔순의 김종분. 왕십리역 11번 출구 터줏대감이자 현역이다. 자식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려고 시작한 일인데, 자식 거둘 일 없어진 지금도 그곳을 지키고 있다. 30년 전 길 위에서 딸을 잃었지만, 더 많은 자식들을 얻었다. 종분 씨는 딸 잃은 길 위에서 옥수수를 삶고, 가래떡을 굽고, 깻잎을 갠다. 오늘을 산다.


'왕십리 김종분'은 20년차 베테랑 김진열 감독의 6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다. 김진열 감독은 지속적으로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해온 감독이다. 감독은 1998년 여성장애인의 결혼생활을 기록한 '여성장애인 김진옥씨의 결혼이야기'(1999)로 다큐멘터리 작업을 시작해 사적 다큐멘터리인 '땅, 밥 만들기'(2000), 한국전쟁 당시 여성 빨치산이었던 박순자 선생을 기록한 '잊혀진 여전사'(2004), 첫 다큐의 후속편이라고도 볼 수 있는 '진옥언니 학교 가다'(2007),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진상규명 활동을 기록한 '나쁜 나라'(2015) 등 분단의 현실, 장애 여성, 세월호 등 사회 이면의 다양한 이야기에 꾸준히 주목해왔다. 감독의 신작 '왕십리 김종분'은 국가폭력 희생자의 어머니, 소수자의 소수자로 30년째 살아온 김종분 씨를 더 이상 어머니도 유가족도 아닌 한 인간으로 바라보고 개인의 다양한 일상 체험을 따라가며 온전한 삶을 담는다.


특히 여성 노점상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점이 눈길을 끄는데, 노점상이라는 직업으로 한 집안 가장의 소임을 다해온 김종분 씨의 삶을 담아낸다. 김종분이라는 팔순의 한 여성을 뼈대 삼아, 그 여성 안에 들어있는 80여 년의 한국사회의 역사를 세밀하게 뒤따라간다. 김종분 씨의 현재 모습 틈틈이 그가 구술하는 과거사가 자연스럽게 녹아드는데, 그 안에는 김종분 씨 개인을 넘어 우리네 어머니와 할머니가 겪은 여성 가장, 세대주의 삶과 문화가 함께 엮여있다. 


또한 영화에는 그동안 우리가 잘 접하지 못했던 1991년 열사정국과 故 김귀정 열사에 대해 처음으로 다룬다. 김진열 감독은 김종분 씨로부터 故 김귀정 열사의 어머니라는 사회적인 정체성을 걷어내고, 김종분 본인으로서의 삶의 결을 사려 깊은 시선으로 있는 그대로 담아냈지만 작은딸의 죽음이 인생의 큰 변곡점이 된 사건이었던 만큼 영화는 앞세워 보낸 작은딸 귀정을 회상하는 선후배와 친구들, 가족들을 통해 엄마로서의 김종분 씨의 깊은 슬픔을 드러내는 방식을 택한다. 관객들은 '왕십리 김종분'에 담긴 김종분 씨의 일상을 따라가며 故 김귀정 열사가 누구인지, 김종분 씨가 왜 작은딸을 앞세워 보냈어야만 했는지를 알 수 있다. 


여성주의 관점에서 한국 현대사를 오롯이 체험한 여성 노점상의 이야기인 '왕십리 김종분'은 11월 11일 개봉이다.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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