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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 '스즈메의 문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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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3-03-0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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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시코쿠, 고베, 도쿄 등 실제로 재난이 덮쳤던 여러 지역들을 조명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인공 스즈메가 재난을 부르는 문을 닫는 모험 끝에 다다르는 곳은 동일본 대지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장소를 택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2011년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발생한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리히터 규모 9.0의 대지진인 동일본 대지진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 이유에 대해 "오래도록 잊지 않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젊은 관객들 중에는 그 일을 잊었거나 기억 속에 없는 이들이 아주 많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일이다"라면서 "신화나 옛날이야기처럼,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전해져 오면서 과거에 일어난 일을 오래도록 잊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스즈메의 문단속'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영화가 되어 기억을 이어가고, 12년 전의 일을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혜성 충돌을 소재로 하면서 동일본 대지진을 간접적으로 다뤘던 '너의 이름은.',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를 다룬 '날씨의 아이'와 함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으로 불리기도 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처음부터 3부작을 만들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면서도 "'너의 이름은.'이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은 이후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느꼈다.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미를 넣고 싶었다. 그래서 '스즈메의 문단속'을 통해 누군가는 잊었을, 누군가는 아예 모르는 이 기억을 이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잊지 않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했다"고. 감독은 "동일본 대지진에서 멀어질 수 없었다. 마음속에서 그 지진이 계속 진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화들이 결과적으로 같은 테마를 다루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감독이 밝히는 '문'의 의미 또한 중요했다. 감독은 "우리는 매일 아침 문을 열고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다녀왔습니다하고 다시 문을 닫고 돌아온다. 이런 동작들이 일상생활이라고 생각한다. 재해는 이런 일상을 단절시킨다. 그래서 문을 통해 재해를 표현하는 것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번 영화를 작업하면서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닌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코로나19도 있었지만, 기후 위기나 재난으로 인해 나라의 일부가 사라지고 폐허가 되어버리는 일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혹은 인구감소로 사라지는 집이나 마을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서 그려낸 풍경은 전 세계 사람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이처럼 진실한 메시지를 담고 관객들에 깊은 공감과 치유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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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 최대 스케일이라고 자부할 만큼 전작들에 비해 더욱 커진 스케일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규슈, 시코쿠, 고베, 도쿄 등 일본 각지의 모습을 담아 함께 여행하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재난을 부르는 문을 닫는 여정 속 모험까지 어우러졌다. 


문단속 여정에 나서는 매력 만점 캐릭터들은 단연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눈여겨봐야 할 관람 포인트다.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서 마주한 스즈메와 문을 닫는 여행 중인 청년 소타는 우연한 계기로 함께 모험을 떠난다. 두 사람은 세상을 덮치는 재난 속에서 용기를 잃지 않는 모습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이뿐만 아니라 두 사람 앞에 나타난 수수께끼의 고양이 다이진, 그리고 다리가 하나 없는 독특한 스즈메의 의자까지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 만점의 캐릭터가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뿐만 아니라 시코쿠에서 만난 동갑내기 치카, 고베에서 히치하이크로 만난 루미와 쌍둥이, 도쿄에서 만난 할아버지 등 일본 각 지역에서 만나는 개성 강하고 든든한 캐릭터 역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영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영화의 감성을 더하는 탁월한 OST를 빼놓을 수 없다. 세상을 구하기 위한 용기 있는 선택 등 스즈메의 감정을 담은 노래들은 아름다운 영상미와 어우러져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번 '스즈메의 문단속' OST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전작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등을 함께 작업한 래드윔프스(RADWIMPS)가 참여해 특유의 분위기를 더욱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명탐정 피카츄', '쥬만지: 넥스트 레벨' 등 다수의 할리우드 작품에 참여한 작곡가 진노우치 카즈마가 공동으로 작업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인기를 끌고 있는 이 곡들은 극 중에 삽입된 것이 아니라 영화가 끝난 후에 등장한다는 것이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전작들과 달리 이야기의 힘으로 승부를 보기 위해 극 중 노랫말이 있는 OST를 삽입하지 않는 대신 BGM에 더욱 총력을 기울였다. 이를테면 70~80년대 당시 인기를 끌던 유행가를 삽입해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등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주인공 스즈메가 이모인 타마키, 그리고 소타의 절친인 세리자와와 함께 여행하면서 듣는 노래들이 바로 그것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굉장히 유명한 가요, 추억의 노래들을 선곡한 이유에 대해 "영화와 현실이 실제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렇기에 비로소 엔딩 크레딧에 흐르는 주제곡 '스즈메'는 더 깊은 여운을 남기고 가수 토아카가 보컬을 맡아 섬세한 감정을 전달하며 진한 감동을 이끌어낸다. 3월 8일 개봉.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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