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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도시 괴담의 독창적 재해석 '캔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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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1-09-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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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맨'(감독 니아 다코스타)은 거울을 보고 이름을 다섯 번 부르면 나타나는 미지의 존재 캔디맨을 둘러싼 미스터리 공포 영화다. 


'겟 아웃' '어스'로 공포 영화의 새 지평을 연 조던 필 감독이 공동각본과 제작을 맡고 '더 마블스'의 니아 다코스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조던 필 감독은 열세살에 처음 '캔디맨'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접했고, 당시부터 공포 영화의 팬이었던 그는 사회적 의미와 색다른 시도가 담긴 '캔디맨'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조던 필은 '캔디맨'에 대해 "대범함에 속이 다 시원했고 무서웠다. 나에게 '캔디맨'은 특별히 더 강력한 작품이었다"고 했다. 또한 고등학교 2학년 때에도 조던 필은 그의 친구이자 '캔디맨'의 프로듀서인 이안 쿠퍼와 함께 '캔디맨'을 여러 번 보며 모든 디테일을 파악하려고 했다. 현재 '캔디맨'을 다시 소환한 것에 대해서는 "이제는 이 스토리가 재해석되어야 한다. 거울의 반대편에서 봐야 한다"며 전설의 도시 괴담에 특유의 독창적인 시각을 입혀 신선한 스토리를 탄생시켰다. 


영화 '캔디맨'은 캔디맨 괴담이 시작된 도시 시카고 카브리니 그린이 재개발됐다는 설정을 더해 2021년 버전 도시 괴담을 펼쳐나간다. 캔디맨의 전설이 시작된 곳이자 실제 카브리니 그린 주택 프로젝트가 시행됐던 시카고의 니어 노스 사이드는 재개발로 대다수의 옛 건물들이 철거되었지만 일부 건물이 남았고, 영화 '캔디맨'은 이곳을 최대한 활용해 실제 카브리니 그린의 분위기를 영화 속에 옮겼다. 니어 노스 사이드를 직접 답사하고 분위기에 매료된 조던 필과 니아 다코스타 감독은 꼭 이곳에서 영화를 촬영해야 한다고 결심했으나 촬영 허가가 쉽게 나진 않았다. 이에 니아 다코스타 감독은 '캔디맨'의 진정성과 카브리니 그린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프레젠테이션까지 진행하며 시카고 주택청을 설득했고, 결국 촬영에 성공할 수 있었다. 


캔디맨의 정체 또한 흥미롭게 그려냈다. 과거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한 남자가 캔디맨이 되었다는 도시 괴담으로 전해지며, 거울을 보고 이름을 다섯 번 부르면 나타나 갈고리로 끔찍한 죽음을 선사한다는 미지의 존재. 영화 속 인물들 역시 캔디맨을 단순한 도시 괴담으로 치부하고 재미삼아 그를 불러보려 하는데, 이후 그들에게 상상하지 못할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며 캔디맨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오직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거울에 비친 캔디맨을 볼 수 있고, 그의 실체를 마주한 자들은 죽임을 당하기에 캔디맨의 실존 여부에 대한 미스터리가 더욱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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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비주얼 또한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하다. 니아 다코스타 감독은 뉴욕 대학교 티쉬 예술대학을 졸업해 예술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 감독이다. 그는 자신의 장점을 최대로 살려 다른 공포 영화에서 보지 못한 예술성을 더해 특별한 비주얼을 구현했다. 니아 다코스타 감독은 실제 카브리니 그린의 무너지는 아파트 속 벌집에서 영감을 받아 노란색과 검은색을 영화의 키 컬러로 결정했다. 밝은 채도의 컬러가 공포 영화에서 활용되는 것은 드문 바, '캔디맨'은 충격적 스토리뿐만 아니라 색감으로도 영화의 무드를 새롭게 확장했다. 


또한 극 중 천재 비주얼 아티스트 안소니가 캔디맨을 모티브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영화의 중요한 부분이다. 극 중 안소니는 새 작품 구상을 위해 어릴 적 살던 카브리니 그린으로 돌아가고, 그곳에서 오래 전부터 떠돈 괴담을 듣고 매혹되면서 캔디맨을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하지만 캔디맨의 실체에 대한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된다. 영화 속 안소니의 그림을 자세히 보면 초반부의 그림과 후반의 그림이 상당히 다르다. 캔디맨의 실체에 다가가며 그의 주변이 공포로 휘감아 들때 그림 또한 붓 터치와 표현이 점점 거세지고 광적인 느낌까지 줄 정도로 변한다. 


이에 니아 다코스타 감독은 수많은 미술 대학과 갤러리, 스튜디오에 방문해 캔디맨을 그릴 아티스트를 물색했고, 안소니에게 벌어질 미스터리한 일들을 예술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두 명의 아티스트를 섭외했다. 이로써 안소니가 캔디맨을 처음 접하며 그리는 작품인 '내 이름을 불러줘'는 카메론 스프라틀리가, 캔디맨의 실체가 점점 드러나며 충격적인 변화를 겪는 안소니의 후기 작품 '캔디맨의 여섯 가지 초상화'는 셔윈 오비드가 그리게 됐다. 캔디맨의 여섯 가지 초상화는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누구의 초상화인지 알아보기 어렵고 이것은 영화의 핵심적인 메시지까지 함축적으로 담아내 알고보면 더욱 흥미롭다. 


벌에 쏘인 안소니의 상처와 캔디맨의 연관성 또한 '캔디맨'의 키포인트다. 극 중 카브리니 그린을 조사하던 안소니의 손이 벌에 쏘이는 장면이 등장하고 이후 안소니는 손에 붕대를 감은 채 등장해 그의 상처가 심상치 않게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벌은 캔디맨의 존재를 상징하기에 영화 속 유일하게 벌에 쏘인 안소니와 캔디맨이 어떤 연관이 있음을 암시한다. 니아 다코스타 감독은 이에 대해 "안소니의 상처는 그의 심리적 공포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귀띔하기도. 


이처럼 독창적인 재해석으로 새롭게 부활한 전설의 도시 괴담 '캔디맨'이다.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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