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2' 진짜를 아는 이상용 감독 [인터뷰]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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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2' 진짜를 아는 이상용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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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2-05-2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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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감독은 '진짜'를 안다. '진짜'를 추구하기 위한 그의 진심과 노력은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들었고, 관객은 여기에 기꺼이 끌렸다. 데뷔작 '범죄도시 2'로 확실한 각인을 새기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상용 감독이다. 


나쁜 놈 잡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를 필두로 한 금천서 강력반 형사들이 평화를 해치는 범죄조직을 소탕하며 통쾌한 재미를 선사했던 영화 '범죄도시'(2017). 화끈한 액션과 유머, 인상 깊은 악역과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생생한 조화로 수많은 유행어와 패러디를 양산하며 청불 영화임에도 688만 관객을 동원해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끈 작품이다. 


당시 조연출이던 이상용 감독은 강윤성 감독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범죄도시2'의 연출을 맡게 됐으니 작품에 대한 감독의 애정은 말할 것도 없다. 다만 시리즈 확장판의 기로에 선 만큼 그가 느낀 책임과 부담감은 상당했을 테다. "1편보다 나은 속편 없단 말이 너무 많지 않나. 어떻게든 시리즈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무조건 잘 만들어야겠다, 욕만 먹지 말자 이 생각뿐이었다." 


이상용 감독은 '범죄도시'만의 색과 맥락을 이어가되 식상함을 탈피해야 한단 목표였다. 그가 말하길 '범죄도시'는 주인공의 내적갈등이나 핸디캡이 없는 영화다. 마석도 캐릭터가 지닌 우직함은 범죄자를 잡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나왔다. 이를 유지하며 어떻게 변별점을 찾을 것인가를 고민한 끝에 잡은 키워드는 '마석도가 해외를 나간다'였다. 


"'범죄도시' 1편의 이야기를 서부극으로 봤다. 가리봉동이라는 공간에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 마석도라는 보안관이 있다. 여기에 장첸 무리들이 와서 가리봉을 헤집고 살인을 저질러 이 평화로운 기조가 흔들리게 된다. 이 평화를 되찾기 위해 장첸을 잡는 이야기였다면, 2편은 가리봉동을 탈피해야 할 필요가 있었고 해외에서 벌어지는 범죄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설명이다. 


전편 역시 범죄 실화를 기반으로 한 만큼, 감독은 해외에서 발생했던 여러 범죄 사건들을 면밀히 조사했다. "어떻게 빌런을 만들까 생각했을 때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한 범죄자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벼랑 끝에 내몰려서 막 나가는 범죄자가 대부분이더라. 그룹을 지어 세력을 확장시키는 개념이 어렵기에 독단적으로 움직이고 주변 사람들을 취할 땐 취하고 과감하게 버릴 수 있는, 돈에 집착하고 이를 위해서 무슨 일이든 저지르는 인물을 구상했다." 그렇게 탄생한 새로운 빌런이 바로 강해상(손석구)이다. 울분과 독기가 가득하고, 충동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그의 냉정하고 비릿한 눈빛은 흡사 굶주린 짐승의 것과도 같아 보였다. 이상용 감독은 "손석구 배우의 눈빛이 정말 다채로웠다. 어떻게 보면 서늘하고 차갑고, 한편으론 선하고 어리숙하기도 하다. 힘들이지 않고 내뱉는 대사에서 오는 나이브함, 그런 묘한 매력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최대 난제이기도 했던 빌런의 구축 이후에는, 마석도가 얼마나 통쾌한 액션을 펼칠 것인지가 중요했다. "'범죄도시'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기조는 마석도가 악인을 잡기 위해 행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얼마나 박진감 넘치고 유머러스하게 느껴질 것인가에 있다. 애초에 이 시리즈의 목표는 응징에서 오는 통쾌함이다. 이에 맞춰 액션과 이야기를 만들어갔다."


감독은 마석도를 기준으로 봤을때 세계관이 확장되려면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범죄자 인도를 위해 해외로 나간 마석도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벌어진 납치 살인 사건의 실체를 알게 되고, 베트남 공안들의 제재에도 "나쁜 놈은 그냥 잡는 거야"라는 대사를 할 때 "그 말이 영화를 관통하는 느낌"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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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놈' 잡는 '괴물형사' 마석도의 투철한 정의감은 통쾌하고 거침없는 응징 액션과 만나 관객을 안도하고 열광케한다. 더욱 강력해진 마석도의 원펀치 액션은 쾌감 그 이상의 흥분감을 선사한다. 이와 더불어 이번 시리즈에서 더욱 두드러진 금천서 강력반 식구들의 단합 '케미'는 시리즈 팬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반갑고 훈훈한 지점이기도 하다. 


이에 감독은 "전반부는 마석도와 전일만(최귀화)의 버디 무비 형식이다. 둘이서만 베트남으로 넘어가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흐름이라면, 후반부로 넘어와서는 강해상이 저지른 납치극을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동시간대 동시다발적인 이야기 구조를 택했다"고 했다. 이어 "이 상황에서 좀 더 쫀쫀하고 스피디하면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이어지길 바랐다. 그러기 위해선 마석도 혼자만의 힘으로는 힘들어 보였다. 그래서 다른 형사들의 활약상이 필요했다. 덕분에 더 업그레이드된 강홍석의 활약, 오동균의 고군분투, 전일만의 유머 상황도 고루 담겨 마석도 라인에 힘을 실어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빌런의 구축 과정부터 주인공 주변의 인물 라인들, 조연들이 어떻게 등장하고 퇴장할 것인지에 포커스를 두며 구성을 짜는 자체가 새로운 시도였다는 감독이다. 


그가 극히 일부만 전했을 일련의 과정 속에 엄청난 노력과 세심한 애정이 드러난다. 감독은 강윤성 감독이 제게 건넨 진심 어린 조언을 깊이 간직하고 있었다. "진짜가 과연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보고 그것을 위해 어떤 걸 버려야 할지 생각하라"는 말이었다. 


이에 이상용 감독은 촬영 내내 '진짜'를 고민했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배우, 스태프들과 소통했다. "제가 경험 많은 연출자가 아니기에 무엇이 됐든 진짜를 찾고 싶었다. 찾는 과정 안에서 모든 조언들이 합쳐졌고, 모두가 합심해서 빈틈을 메웠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의 아이디어와 힘이 모여 만들어진 영화"라는 그에게서 각별한 애정이 엿보인다. 


전작에 이어 여전히 살아 숨쉬는 듯한 인물들과 도시의 생경감을 완성하며 시리즈 영화로서의 확장성과 가능성을 알린 '범죄도시 2'는 이처럼 '진짜'를 추구했던 감독의 진심이 통한 탓에, 개봉 7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로 흥행 질주 중이다. 이상용 감독은 모든 게 관객 덕분이라며 깊은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ABO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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