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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만 로맨스' 김희원, 사랑스러운 이 남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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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1-11-1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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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메인.jpg

매사 시큰둥하고 영 귀찮아 보이는데 그게 또 매력이다. 저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로 '게으름'을 먼저 꼽는 모습마저도 넘치게 솔직해서 매력이다. 아마도 본업을 감쪽같이 잘 해내는 까닭에 모든 것이 멋으로 승화되는 게 아닐까 싶은, 배우 김희원이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에서 김희원은 세상 둘도 없는 순정남 순모가 됐다. 오랫동안 사랑해온 미애(오나라)와 비밀 연애 중인데, 그 이유는 미애가 절친인 현(류승룡)의 전부인이기 때문이다. 데이트 계획표를 분 단위로 촘촘하게 짜 놓고 그대로 이행해야만 하는 다소 답답스러운 피곤함 및 '찌질함'은 차치하자. 그는 '내 여자'에게 한없이 다정하고 충실한 '사랑꾼'이자 '순정남'으로 여심을 사로잡는다. 특히 연인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엉엉 우는 그 모습은 순수하고 사랑스럽기 짝이 없다. 


정작 본인은 "저는 순모가 너무 많이 우니까 보면서 '어우, 정말 찌질하다' 싶었다"고 눈살을 찌푸리지만.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울고 싶어도 창피해서 감추는데, 순모는 참 지질하면서도 용기도 있었다. 사랑을 위해서 그럴 수 있다는 게 참 순수해 보였다"며 "순모를 사랑스럽게 봐주셨다니 뿌듯하고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쑥스러워한다. 


순모와의 싱크로율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김희원은 "저는 순모같은 용기도 없고, 솔직히 여행 갈 때 누가 그렇게 계획을 많이 짜냐. 하여간 저하고는 많이 달랐다. 하지만 순수한 사람으로 비춰지고 싶은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은지 감독은 김희원의 다소 퉁명스러운 듯한 표정 이면에 감춰진 순모의 다정하고 섬세한 얼굴을 기막히게 발견해냈다. 어쩌면 순모 앓이를 일으킬만큼 극 중 김희원의 모습은 새롭고 낯선데, 그 낯섦이 설레고 반갑다. 이에 김희원은 "조은지 감독이 나한테 그러더라. 순모는 굉장히 섬세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인물인데 저를 보면 그런 생각을 했고, 그래서 제가 해야 된다고 했다"며 "그래서 잘못 봤나 싶었다"고 말하며 웃겼다. 그렇지만 배우로서 제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것만큼 짜릿하고 설레는 일이 또 어딨을까. 김희원 또한 "그런 모습을 표현해주길 바란 거 아니냐. 그런 모습으로 연기하는 것도 제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순모는 의상도 댄디하고 섬세하며 다정스럽게 보이도록 따뜻한 색감의 옷을 고르고, 니트와 면바지 등을 매치해 입었는데 이를 두고 "옷 스타일은 정말 반대다. 저는 보시다시피 1년 365일 검은 옷만 입는다"며 다시금 웃긴다. 

 


김희원.jpg


그가 볼 때 순모는 행복한 사람같았다. 그가 말하길, 순모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자꾸 뭔가를 노력한다. 일도 열심히 하고, 사랑도 열심이다. 애인과 여행 가는데도 신나서 전날부터 계획을 짜고 그 계획대로 하며 즐거워한다. 생각해보면 자신은 그런 신나는 기분을 느껴 본 지 꽤 오래됐다. 어딜 가도 '가봤던 덴데', 뭘 먹어도 '뭐 맛있긴 하지' 정도의 감상이 전부다. 살면서 신나는 걸 열심히 해본 적이 꽤 오래됐는데, 순모란 캐릭터는 그렇게 신나게 열심히 어떤 행동을 취하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고 그 모습이 마음에 들더라. 


실제라면 절친 전부인과의 비밀 연애는 절대 납득 안 되는 일이기도 했다. "저라면 분명 먼저 허락을 받았을 것 같다"고. 인물의 전사도 생각을 많이 했다. 극 중 순모의 대사에서도 현보다 먼저 미애를 좋아했다고 고백한다. 김희원은 이 대사를 할 때 많은 고심을 했다. "'내가 먼저 좋아했다' 이 대사는 말하기도 좀 힘든 대사이고, 쉽게 할 만한 대사는 아닌 것 같아서 어떻게 말해야 하나 고민을 진짜 많이 했다"는 것이다. 실제 극에 담긴 순모의 그 대사는 연인에 대한 애틋함과, 친구에 대한 미안함이 섞인 진정성으로 꽤 뭉클한 여운을 남기고, 그를 더욱 애정하게 만드는 신이기도 했다. 그 속내가 이토록 고심한 덕분에 완성된 장면이라니 새삼 그의 연기력이 놀랍다. 덧붙여 김희원은 순모가 미애를 사랑하는 데는 이유가 없을 거라며 의외로 로맨틱한 말을 한다. "사랑에 이유가 어디 있느냐. 사랑에는 이유가 없다"고.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땐 복잡해서 무슨 예술영화인가 싶었고, 장르를 코미디로 만든다고 해서 못 믿기도 했다"지만, 결과물을 보니 "아쉬움 남는 인물 없이 모든 캐릭터가 잘 살았고, 재밌게 보다가도 메시지와 여운이 남는 영화"라고 솔직한 감상평을 전한 그다. 


여전히 한결같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자기 전 이불에 딱 들어갔을 때'. 멍하니 있을 때 마음의 위안을 받고 힐링이 되며 스스로를 표현할 때 '게으르다'를 먼저 떠올리고, '책임감 있다' '모나지 않았다' 정도일 거라고 말하는 김희원. 시큰둥해 보여도 실제로는 따뜻하고 다정한 속내가 있다. 다소 표현이 서툴 뿐이라는 건, 벌써 3 시즌이나 이어지고 있는 예능 '바퀴 달린 집'에서 그의 모습만 봐도 알겠다. 


김희원은 "많은 사람들이 저를 호감형으로 봐주시니까 그냥 괜히 위안도 되고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도 들고, 어떨때는 부담 아닌 부담도 살짝 느낀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꾸준히 연기하며 작품으로 대중을 만날 때가 가장 좋다는 그다. 그리고 어떤 연기를 하든 늘 사람이고 싶다는 연기 철칙이 있다. "악당도 사람이다. 살면서 어떻게 그 사람의 가치관이 변했느냐 그 차이가 있다고 본다. 늘 어떤 역을 하든 사람이고 싶고, 이를 목표로 잡고 연기한다. 다양하게 저를 봐주셨으면 좋겠고, 그걸 해내겠다"는 배우로서의 확고한 신념을 가진 그는, 특히 멋스럽다. 

 

사진=NEW 제공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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