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3' 마석도 is 마동석 [인터뷰]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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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3' 마석도 is 마동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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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3-06-0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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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K-히어로 마석도는 그야말로 배우 마동석의 맞춤형 캐릭터다. 압도적인 피지컬과 외모는 남다른 기세를 떨치는데 알고 보면 참 살갑고 다정하다. 게다가 절로 호감 가는 언행과 넘치는 위트, 그리고 스마트한 면모까지 모두 갖췄다. 


이제는 마동석 대표 콘텐츠로 자리한 '범죄도시'. 마동석이 기획, 제작 부터 각색 출연까지 도맡아 책임지는 데다 흥행 스코어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다. 대한민국 청불영화 흥행 3위란 타이틀에 이어 무려 천만 관객을 돌파한 2편까지. 이는 배우이자 제작자로서 마동석의 기획력과 영향력을 입증하는 증거다. 그러나 "저희도 천만 관객이 넘었을 땐 충격을 받았다. 정말 예상치 못해 깜짝 놀랐지만, 이에 대한 부담보다 다음 편을 잘 만들어야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단 생각에 열심히 만들었다"며 듬직한 체구만큼 겸허히 마음을 다잡은 마동석이다.


'범죄도시'는 '나쁜 놈' 때려잡는 형사 마석도의 버라이어티한 근무일지다. 실화 사건을 기반으로 구축된 잔악무도한 빌런을 호쾌하게 해치우는 마석도의 응징 액션, 그리고 특유의 유머러스함은 관객의 '니즈'와 '쾌감'을 속시원히 풀어주는 시리즈의 상징적 요소다. 


'범죄도시' 3편을 준비하며 마동석이 가장 꺼려 했던 것은 '답습'이다. "너무 기존의 것을 피하려는 강박도 안 좋지만, 늘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제가 제 캐릭터를 따라 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에 마석도가 그리운 금천서를 떠나 광수대로 이동해 더 큰 판에 뛰어들고, 심지어 시리즈 상징의 또 다른 축인 빌런은 두 명으로 늘었다. "금천서 식구들과의 호흡도 정말 좋았지만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 부서를 옮겼고, 상황과 시기가 달라짐에 따라 스토리와 사건도 달라져야 했다. 두 명의 빌런이 등장하니 힘이 분산되고 약해지지 않느냐 우려도 있었지만 저는 이것을 하나의 변수로 봤다. 프랜차이즈 영화를 하려면 이런 도전은 당연히 해야 된다"는 뚝심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관통하는 지점, 관객이 좋아하는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영리하게 잘 구상해야 된단 생각"은 변함없었다. 


그야말로 영리했다. 광수대에 가서도 '실적 쌓기'보다 '나쁜 놈 잡기'에 열혈인 여전한 마석도는 반갑고 친숙하다. 하지만 더 커진 사건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이 얽혀들고 이로 인해 계속되는 변수를 맞이하는 상황은 관객에도 새로운 흥미와 자극을 유발한다. 게다가 극 중 시점이 2015년이 되며 묘하게 시대를 반영해 달라진 유머 포인트도 볼거리다. 경찰의 폭력적 강압수사가 사회적 지탄이 된 만큼 익숙하고 반가운 "진실의 방" 대사가 "진실의 방…을 청소하자"로 바뀌어 더 큰 폭소를 자아내는 식이다. 그리고 마석도의 시그니처 등장 신을 장식하던 '소개팅' 멘트도 아쉽게 사라졌다. 이에 대한 마동석의 부연 설명은 1, 2편 당시의 마석도 나이는 굉장히 어렸고 소개팅도 활발히 했을 거란다. "저도 열아홉 살 때부터 이 얼굴로 살아왔던 사람이기에"란 붙임말로 거리낌 없이 웃기는 그다. 


금천서에서는 유독 차려입던(?) 마석도가, 심지어 그 더운 나라 베트남에서까지 재킷 차림을 고수하다 이번 시리즈에선 내내 단벌 트레이닝복 차림인 것도 의외였다. 이에 "금천서에 있을땐 마석도의 실제 모델인 윤석호 형사의 의상을 참고해 많이 맞춰 입었다. 원래 광수대로 넘어올 시점이면 간부가 되고 양복을 더 많이 입어야 하는데, 마석도는 그전에 큰 사건을 많이 해결했음에도 그 과정에서 많이 때려 부수고 사고를 쳐서 진급을 못해 여전히 현역을 뛴다"고 설명해 '웃픔'을 자아냈다. 반면 그가 얼마나 드러나지 않는 순간과 상황들까지 탄탄하고 치밀하게 설계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이 은연중에 쌓이고 쌓여 마석도 캐릭터를 더욱 실감 나게 하는 것이다. 실제 이날 인터뷰 현장에도 '범죄도시 3'편의 웃음 포인트인 공진단을 준비, 먹으라며 건네주는 섬세한 재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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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은 이토록 유머러스하지만 그는 의외로 허투로 애드립을 하는 이가 아니다. 찰지게 살아있는 그 특유의 '말 맛'들은 철저히 계산된 대사다. 그는 "마석도가 할법한 말을 만들고 행동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게 납득이 되면 유머가 되고 위트가 된다. 스토리 균형이 맞는지, 또 액션과는 맞는지 하루에 12~14시간씩 신바이신을 하며 느낌이 싸하고 재미없는 것은 걸러낸다. 좋은 것을 차지하기 위해 계속 검토한다"고 했다. "물론 취향이 아닌 코미디가 나올 때도 있다. 저희도 여러 번 검열하기에 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살려두는 부분이 있다. 친구들 중에도 특이한 데서 웃는 애가 한 명씩 있지 않나. 모두를 커버하는 포인트는 아니어도 그런 친구들을 위해 주자는 마음"이라며 또 웃긴다.  


매번 시리즈 촬영에 돌입할 때마다 천 명 이상의 배우들을 오디션하고, 그들의 간절함과 개성을 엿본 뒤 새로이 발굴해 내는 과정도 보통 노력이 아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극 중 모든 캐릭터가 비중과 상관없이 각자의 위치에서 생동감 넘치게 살아 숨 쉬는 것은 '범죄도시'만의 묘미다. "주인공만 돋보인다고 영화가 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악역도 잘 살아야 하고, 조력자들, 신스틸러 등 모두를 최대한 살리려고 한다. 저도 행인 7, 깡패 6 이런 역할을 오래 한 배우라 배우들에게 한 신, 한 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안다. 진선규 배우처럼 정말 잘하는 배우의 진가를 알리고 큰 이슈가 돼 더 좋은 기회를 얻는 이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비단 배우뿐만이 아니다. 할리우드에서 이미 숱한 러브콜을 받으며 인정받고 있는 그는 자신의 액션 스턴트팀 또한 기어코 어필해 냈다. "할리우드 가서 미팅할 때 이번 '범죄도시' 액션 클립을 보여줬다. 그들은 한 달 걸릴 분량을 우린 하루에 찍었다고 하면 깜짝깜짝 놀란다. 우리 한국 팀이 이렇게 잘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젠 저와 같이 하는 액션팀에 관한 해외의 관심도 높아졌다. 당연히 그런 기회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참으로 따뜻한 심성과 의리를 지녔다. 볼수록 따뜻하고 정겨운 소시민 영웅 마석도와 100% 닮은꼴이다. 


자신이 투영된 캐릭터 영화 시리즈가 계속 된다는 건 배우이자 제작자로서 엄청난 자부심일테다. 하지만 마동석은 들뜨지 않고 자만하지 않는다. "원래 저는 운이 없는 사람이라고 평생을 생각하고 살았었다. 프로 복서가 되려 했다가 엄청 큰 부상을 당하고 꿈을 접었다. 뼈가 다 부러지고 대소변을 받으며 침대에 누워있으면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액션 배우가 되려 무작정 한국에 왔을 때도 아는 사람이 전혀 없었고, 액션을 위한 장르 영화도 없었다. 그래도 100여 편이 넘는 작품을 지나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이렇게 염원하던 형사 액션물 프랜차이즈를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 참 다행"이라는 것이다. 언제까지 '범죄도시'가 더 재밌을지, 언제까지 배우를 할 수 있을지, 인기는 뜬구름 같은 거라 분명 없어지긴 할 텐데 그땐 어떻게 좋게 물러나야할지 늘 고민한다고. 그렇기에 주어진 지금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제 삶을 갈아 넣는" 것이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을 세상에 보이기만 해도 만족할 텐데 관객의 사랑까지 받으니 '범죄도시'는 자부심이 아닌 "너무나 다행이고 소중한 작품"이란 진심이다. '범죄도시'가 세계가 열광하는 대한민국 대표 흥행 액션 시리즈로 거듭난 것은 그 진심에 대한 당연한 보답 아닐까.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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