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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최초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영웅'이 선사한 웅장한 전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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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2-12-2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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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만 봐도 울컥 치미는 뜨거움이 있다. 대한민국이 존경하는 위인 안중근 의사의 표정과 눈빛, 수염, 헤어스타일 하나하나까지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살아있는 디테일을 완성한 탓이다. 2009년 뮤지컬 '영웅'의 초연부터 14년 동안 안중근 역으로 무대를 이끌어온 오리지널 캐스트 정성화가 주연을 맡은 대한민국 최초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영웅'이 선사하는 전율과 감동은 값진 가치가 있다. 


국내 최초 쌍천만 흥행 감독 윤제균이 동명의 창작 뮤지컬을 영화화한 '영웅'은 여러모로 과감하다. 한국에선 불모지라 여겨지는 뮤지컬 영화를 대규모 상업 영화로 기획한 것은 물론 티켓파워가 확실치 않은 이들을 당당히 주연으로 내세웠다. 반대로 이는 윤제균 감독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안중근 의사를 비롯해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수많은 이름 모를 이들의 뜨거운 순간을 담아내며 그 의미를 되새기고 진심어린 감사를 전한다. 기교를 부리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전하는 그 진심이 도리어 깊은 울림과 감동을 준다. 


영화 '영웅'은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기억된 대한민국의 영웅, 마지막 순간까지 조국 독립을 외치며 죽음 앞에서도 고개 숙이지 않았던 위인 안중근 의사 이면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낸다. 


단지동맹으로 결연하고 강인한 시작을 알린 영화는 안중근 의사의 삶의 궤적을 쫓아간다. 거사를 준비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기 전 아내가 낀 금가락지를 탐내는(?) 익살스러운 안중근의 모습은 생소하지만 정겹고 사람냄새 난다. 대규모 회령 전투 신은 박진감이 넘치면서도 안중근 의사의 뼈아픈 좌절과 상실감을 담아낸다. 영화는 온갖 역경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간 안중근 의사의 생애를 비범함 속의 평범함을 포착해 담아낸다. 이는 더욱 사실적인 묘사와 몰입감을 준다. 특히 절친한 독립군 동료가 제 탓에 모진 고초를 겪고 운명을 다했을때 그가 느낀 자책과 괴로움, 어머니와 가족을 향한 그리움과 두려움 등을 섬세한 표정과 감정을 실어 노래하며 이입을 극대화한다. 


현장 라이브 녹음 방식을 도입한 것도 남다른 생동감을 준다. 발이 바닥에 쓸리는 소리, 감정을 절제하고 있지만 흐느끼는 탄성 등이 고스란히 담겨 더욱 풍성한 감정 이입을 전달한다.   


안중근과 더불어 조선 독립을 위해 활약하는 다채로운 캐릭터들과 이들이 부르는 각각의 넘버도 적재적소 극을 휘감는다. 이중에서도 '그날을 기약하며'는 역사 속에 이름조차 남지 않은 수많은 민초들의 모습을 대규모 군중 신으로 담아내며 엄청난 압도감과 전율을 준다. 장면과 장면의 전환을 매끄럽게 해내며 영화와 뮤지컬의 결합을 이질감없이 해낸 점도 '영웅'이 이룬 의미있는 포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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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압도적인 대미는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에 울려퍼진 총성과 '코레아 우라'란 외침에 이어 곧바로 일본 법정에서 펼쳐지는 '누가 죄인인가' 넘버가 장식한다. 일본의 뻔뻔스럽고 천인공노할 야욕과 거짓을 만천하에 폭로하며 죄를 따져 묻는 안중근과 앙상블들의 조화가 비장하고 대담하다. 그 어떤 투쟁과 전투 신보다 노래로 선사하는 전율이 더욱 극렬하고 짜릿한 감상을 준다. 


도리어 일본인 간수들을 감화시킨 안중근의 철학적이고 사상가적인 면모까지 효과적으로 그려낸다. 이어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단호한 편지와 수의를 받고 미소짓는 안중근의 모습과 더불어 어우러지는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넘버는 피눈물을 대신한 어머니의 절절한 애수가 담겨 절로 눈물샘을 자극한다. 


이처럼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대신 노래로 보다 많은 감성을 전하며 더 깊은 울림을 준다. 마지막 사형대에 오르며 부르는 안중근의 '장부가'는 결연하고 다부진 표정 속, 한 인간으로서의 두려움과 외로움을 깊이있게 담아내며 애틋한 연민과 존경을 건넨다. 


정성화는 안중근의 숨결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그가 느꼈을 다양한 감정을 진실되게 표현한다. 무려 14년 동안 안중근에 체화된 그의 진심이 오롯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정성화가 아니었다면 '영웅'의 완성과 이같은 전율은 쉽지 않았을테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잊지 못할 감동과 여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영웅'이다. 게다가 뮤지컬 영화의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 모든 이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진심이 느껴지는 영화다. 그래서 값지다. 오리지널 창작 뮤지컬 영화라는 첫 발자취 또한 의미깊다.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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