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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후보2' 보장된 웃음 폭탄 속 리얼한 사회 풍자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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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2-09-2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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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국회의원이 거짓말을 못하게 됐을때 벌어지는 선거판 소동극으로 신선하고 리얼한 웃음을 선사했던 영화 '정직한 후보'가 돌아왔다. 오리지널 제작진과 배우들이 뭉쳤고, 이번엔 '진실의 주둥이'가 두 명이 돼 더 쎈 '말맛'과 '환장 케미'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풍자와 코미디의 절묘한 어울림이 여전히 조화롭다. '정직한 후보2'다. 


정치판의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주상숙(라미란)은 고향 강원도에서 친구 일을 도와 소일거리를 하며 근근히 살아간다. 그의 완벽한 비서 박희철(김무열)은 대리운전 알바를 뛰며 먹고 산다. 마음은 정치판에 있으나, 쫄딱 망한 백수가 된 이들이다. 그러나 우연히 바다에 빠진 한 청년을 구한 일이 뉴스를 타며 화려한 복귀의 기회를 잡는다. 3선 국회의원의 명성과 노련함으로 순식간에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 정직한 도정 정치를 펼치려 하지만, 보여주기 식 전시 행정을 쳐내니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아이러니다. 결국 연임 선거를 앞둔 시기 지지율 압박이 주상숙을 과거의 '속물 뻥쟁이' 정치인으로 컴백하게 만들었고, 모든 것이 완벽해진 순간. 악몽이 다시 찾아왔다. '입에서 말이 똥처럼 나오는', 이른바 '진실의 주둥이'가 다시 장착된 것이다. 이번엔 비서 박희철도 함께다. 


'정직한 후보2'는 전편의 반복 설정이란 점에서 자칫 지루함을 야기할 수 있다. 권력의 맛에 취해 초심 잃은 정치인의 각종 오판들과 외면 당하는 소시민의 모습, 그리고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극까지 기본 플랫이 같다. '진실의 주둥이'가 다시 찾아온 영화적 판타지도 여전히 황당무계하다. 하지만 '진실의 주둥이'라는 영화적 허용이 이 영화의 최대 강점이듯, 똑같은 패턴의 반복 속에서도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정치인과 비서의 고군분투가 여전한 웃음 포인트가 된다. 


특히 동계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를 앞두고 북한 1호에게 막말을 하는 살벌함과 이로 인해 발령된 '진돗개' 상황 등이 황당하면서도 폭소를 유발한다. 게다가 주상숙이 말썽을 일으키면 늘 완벽하게 수습했던 희철마저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티키타카 환장극'이 절정에 달하는 점도 이번 시리즈의 묘미다. 이 와중에 제 혀를 깨물면서까지 거짓말을 피하는 살신성인 비서 희철의 모습이 폭소 대유발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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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 확장된 현실 풍자로 새로운 볼거리를 자아낸다. 정치 중심가를 벗어난 지방자치를 배경으로 하며 도정 주요 시책들이 어떤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흥미롭고 신선하다. 이 과정에서 도민을 위한 옳은 도정을 함에도 일부 언론과 반대 여론의 부추김 속에 오히려 잘못된 결과를 스스로 이끌어내는 도민들의 우매함이 퍽 씁쓸하기도 하다. 결국 과시용으로 세워지는 거대한 황금 오징어 동상처럼, 보여주기식 전시 행정을 통해 낭비되는 혈세들. 일거리 창출과 도민 주거 공간을 마련한단 명목으로 세워지는 고층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부패와 부동산 투기, 밀려나는 지역 주민들과 심각하게 오염되는 환경 문제 등이 현실의 사회 문제들을 교묘하게 반영하며 진한 리얼리티 블랙 코미디의 묘미를 살린다. 


결국 주상숙의 자아성찰로 이어지는 결말까지 전편과 똑같지만, 모순을 마주하고 이를 반성하며 타파해나가는 주상숙의 진정한 사과는 웃음과 공감, 위로로 다가온다. 


힘 뺀 연기로 마음껏 망가지는 김무열의 색다른 '얼빵함'이 매력적이다. 믿고 보는 코미디 여왕 라미란과의 '진실의 주둥이 케미'가 익숙한 시리즈의 식상함을 레벨업된 웃음으로 살려내는 강력한 치트키다. 주상숙의 영원한 동반자이자 한층 더 철없어진 연하 남편 봉만식 역의 윤경호는 이 시리즈의 못 말리는 재간둥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 대통령으로 깜짝 등장한 유준상의 젠틀하고 반듯한 이미지도 몹시 그럴싸하다. 러닝타임 106분.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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