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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러브 앤 썬더' 사랑과 자아를 찾은 천둥의 신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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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2-07-0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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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과 절망, 허무와 방황, 그 끝에 진정한 사랑과 자아를 찾는다. 돌아온 천둥의 신 토르의 네 번째 솔로 무비 '토르: 러브 앤 썬더'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깊은 상실과 허무에 빠졌던 토르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과 함께 우주로 떠났다. 그리고 현재, 진정한 자신의 내면을 찾아 방황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안식년에 돌입한 토르다. 하지만 그의 도움을 원하는 곳에는 언제든 달려가 기꺼이 초월적 힘을 발휘하는 중이다. 


토르는 첫 등장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수행자같은 모습과 복장을 하고 고뇌와 번민 속에 평화를 찾고자 하던 그가 스타로드의 도움 요청에 전장에 뛰어들땐 파격적인 로큰롤 스타일 의상을 한 채 다시 기른 장발과 돌아온 근육질 몸매를 뽐내며 박력 넘치는 스톰 브레이커 액션을 펼친다. 여기에 더해지는 건즈 앤 로지즈의 'Welcome To The Jungle'은 넘치는 에너지와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우주 해결사 '가오갤' 멤버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만큼, 토르는 꽤 뻔뻔해지기도 했다. 자신의 등장으로 이 싸움은 승리할 것이라며 우월한 자신감을 마음껏 뽐내기도 한다. 그 모습이 얄밉지만은 않은 것은 여태껏 그는 숱한 고통과 좌절에 빠지면서도 종국엔 이를 극복해냈으며, 아스가르드와 지구 그리고 이제는 전 우주적 구원자로 거듭나 제 사명과 본분을 충실히 다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처럼 겉보기엔 유쾌하고 씩씩한 토르지만, 그 깊은 눈매는 때때로 고독과 우수의 심연 속에 잠겨 있다. 가족, 친구, 연인, 고향까지 모든 것을 잃은 그의 절망과 공허함은 결코 사라질 것이 아니다. 이때 스타로드가 건넨 조언은 특별하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고통으로 좌절하기보다 그 기억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라고. 이를 직접 겪고 극복해나가는 새 친구의 진심어린 위로다.


이 와중에 우주에선 '신이 사라졌다'는 숱한 구조요청이 쏟아진다. 절대적 믿음과 숭배의 존재인 신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파멸로 이르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토르는 이른바 신 도살자 고르에 맞서기 위해 최후의 결투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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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가 더욱 기대를 모은 건 한동안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자취를 감췄던 토르의 연인 제인 포스터의 컴백과 DC의 상징 배트맨인 크리스찬 베일이 MCU 사상 최고의 빌런 고르로 등장한다는 점이었다. 


제인 포스터는 첫 토르 시리즈에서 지구로 추방당한 토르를 제일 처음 발견하고, 그를 내면적으로 성장시킨 존재다. 토르에게 가장 특별하고 유일무이한 존재였지만, 그들은 어쩔 수 없는 차이로 인해 결별을 맞이했다. 그런 제인이 다시 돌아온 설정과 더불어 파괴됐던 토르의 상징이자 강력한 무기인 묠니르를 들고 마이티 토르로 거듭나는 서사는 '사랑의 기적'이란 미명으로 완성된다. 여기서도 음악이 눈길을 끄는데 토르의 테마곡은 대부분 호른으로 연주돼 고귀한 느낌을 주고, 제인의 주요 테마곡은 솔로 첼로 연주로 사색적인 느낌을 준다. 두 테마는 화음의 변화를 통해 제인이 토르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다. 


다시 나타난, 심지어 묠니르를 들고 초월적 힘을 지닌 존재로 재회한 옛 연인을 마주한 토르는 제게 가장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를 되찾는다. 마이티 토르로 거듭난 제인은 여전히 토르를 성장시키고 나은 삶으로 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누구보다 든든한 조력자로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빌런 고르의 탄생 서사 또한 강렬하다. 폐허가 된 땅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신을 숭배하며 간절한 자비를 얻고자 했고, 딸을 잃은 절망적 순간에도 신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놓지 않았던 그는 제가 섬기던 신의 실체를 알고 극한의 분노와 배신을 느낀다. 딸과 믿음을 잃고 자신마저 잃어가며 증오심에 들끓는 그의 내면은 깊이있는 연기와 만나 두려움과 연민을 동시에 이끌어낸다. 


토르는 마이티 토르, 발키리, 코르그와 함께 팀을 이뤄 이 절대적 존재에 맞선다. 그는 또다시 많은 것을 잃을지라도 깊은 상실감으로 자신을 스스로 망치기보다 이를 통해 오히려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고뇌와 절망을 딛고 성장하고 내면의 단단한 신념을 확립하며 완전무결한 존재로 거듭난 토르다. 


사랑에 대한 위대한 힘을 전하며 종국엔 토르의 고결한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다. 토르는 천둥의 '신'이라는 초월적 존재이고 누구보다 완전해보이지만 깊은 결핍을 가졌다. 인간 제인은 불완전하지만 존재론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존재다. 이들의 관계 맺기를 통해 원래 존재에서 보다 완성된, 이상적인 존재의 탄생을 알린다. 이를 통해 토르는 누구보다도 인간적이고 친근하며 위대한 '천둥의 신'으로서의 제 가치를 확립했다. 그가 극 중 등장한 모든 신들의 아버지 제우스를 비롯한 모순적인 신적 존재와 남다른 고결성을 띠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쿠키 영상은 총 두 개다. 이중 두 번째는 반가움과 안도감이 드는 '찐' 엔딩이다.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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