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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 따스한 관계성, 그 특별한 온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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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0-09-2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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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업자가 담보로 맡게 된 9살 소녀, 이들이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담보'(감독 강대규)는 예측 가능한 스토리일지라도 따스한 감성이 가득해 특별한 온기를 전한다. 


휴먼 드라마 명가 JK필름과 강대규 감독의 신작 '담보'(감독 강대규)는 인정사정없는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종배(김희원)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종배의 말에 의하면 두석은 원래 인간미 넘치는 중사 출신이나 욱하는 성격과 이로 인한 폭력성 때문에 현재는 군을 나와 사채업을 하고 있다. 흘리듯 스쳐간 이들의 전사만 봐도 가엾은 이들에게 모질게 굴질 못해 도리어 빚을 떠안은 적도 수두룩하다. 그렇기에 이번만큼은 기필코 조선족 불법체류자 명자(김윤진)에게서 75만 원을 돌려받을 심산이다. 이같은 설정은 승이에 대한 연민과 정을 느끼며 진심으로 변화하게 되는 훗날 이들의 모습을 일찌감치 엿보게 하는 타당한 설정이다.  


여기에 고작 75만 원을 구하지 못해 딸을 담보로 뺏긴 데다, 밀린 돈을 받기 위해 찾아간 곳에서 도리어 불법체류자로 신고 당해 쫓겨나야 하는 명자의 기구한 사연은 안타깝고 냉정한 현실을 대변한다. 


두석과 종배는 빚을 해결해줄 큰 아빠를 따라 승이가 입양을 가기 전까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세일하는 옷 중 예쁜 옷을 구하기 위한 쟁탈전부터 아이가 끔찍이도 좋아하는 서태지와 아이들 콘서트에 몰래 들어가고 사인 브로마이드를 받아주기 위해 몇 시간을 함께 줄을 서며 기다리는 이들의 에피소드는 훈훈하고 정겹다. 


게다가 1990년대, 그 시절 레트로한 감성을 디테일하게 살린 소품과 시대적 상황 설정은 향수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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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잔뜩 정이 들어버린 이들은 승이가 떠난 후에도 아이를 그리워하고, 뒤늦게 알게 된 아이의 가엾은 처지에 분노하며 아이를 되찾기 위해 나선다. 


냉정한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더 냉정해지려 했던 두석은 이미 실패했고, 기꺼이 스스로 아빠의 길을 택했다. 표현에 인색해도 속정 깊은 두석의 본모습을 알기에 늘 그를 믿고 따르는 종배 역시 그저 두석을 따를 뿐이다. 두 사람은 승이를 되찾고, 진정한 가족이 되는 길을 택하며 이들의 인생도 변화한다. 폼나는 차와 슈트 대신, 허름한 차림에 퀵 서비스 오토바이를 끌며 힘겹고 고된 노동을 되풀이할지라도 삭막했던 이들의 삶엔 승이의 존재가 밝고 환한 빛이자 희망이다. 


이후 승이가 성장하는 과정은 빠른 속도감으로 전개되지만 이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한 진짜 가족이 된 이들의 따뜻한 유대가 곳곳에 묻어난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어쩌면 새로울 것 없고 예측 가능한 스토리지만, 이미 켜켜이 쌓아놓은 따스한 이들 가족의 연대가 있기에 익숙하지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성동일의 탁월한 연기력은 강렬하게 마음을 사로잡는다. 까칠하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그 속에 숨은 애틋하고 다정한 '부정'을 연기하는 성동일은 그야말로 대체 불가한 '국민아빠 배우'의 진가를 발휘한다. 특히 초라하고 볼품없는 뒷모습과 걸음걸이에서 묻어나는 '아버지'의 세월의 무게는 그 자체로 눈시울을 적신다. 적재적소 웃음꽃을 피우는 김희원의 허술한 '삼촌' 이미지도 보는 재미가 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따스함과 진정성으로 보물 같은 소중함을 선사하는 영화 '담보'다. 9월 29일 개봉.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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