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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마담' 이토록 유쾌한 비행기 납치극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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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예지 기자 댓글 0건 작성일 20-08-1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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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캐릭터와 장르의 향연으로 지루할 틈 없다. 모처럼 기분이 좋을 정도로 시원하고 즐거운 웃음을 선사하는 영화 '오케이 마담'(감독 이철하)이다. 


골목시장에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가게 문을 한 번도 닫아본 적 없는 생활력 '만렙' 꽈배기 집 사장 미영(엄정화)의 오늘도 활기찬 하루. 엉뚱하고 애교 많은 철부지이지만 자신밖에 모르는 연하 남편 석환(박성웅),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과 함께 단란한 일상을 보내던 중 무심코 딴 비타민 음료 병뚜껑에서 하와이 여행권이 당첨된다. 이게 웬 횡재냐, 중고나라에 여행권을 팔려했으나 비행기 한 번 타보는 것이 꿈인 가족을 위해 큰 맘먹고 생애 첫 해외여행을 결심한다. 


그렇게 미영네 가족이 비행기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극은 시작된다. 온갖 어수선을 피우며 첫 비행기, 첫 해외여행에 들뜬 미영네 가족의 모습을 필두로 기내엔 다양한 인물들이 오른다. 비행공포증에 약 한통을 다 먹고 기절한 남자부터 원정 출산을 위해 만삭 며느리를 무리하게 끌고 나온 시어머니, 점잖은 척 하지만 거드름스럽게 구는 티가 있는 국회의원, 깊게 눌러쓴 모자와 커다란 마스크로 얼굴을 모두 가린 어쩐지 수상한 여인, 비행기에서 첩보작전 상황극에 빠진 신입 승무원과 그런 그를 구박하는 프로페셔널한 승무원 팀장 등 면면이 개성 넘치는 각양각색의 인물의 등장이 호기심과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타깃을 생포하기 위해 비행기를 납치한 북한 테러리스트 리철승(이상윤)의 묵직한 등장은 승객 전원을 위험으로 몰아넣으며 긴장감을 고조시키지만, 테러 집단 무리 중 엉뚱하고 허술한 일원을 배치해 예상치 못한 웃음을 준다. 


난데없는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린 하와이행 비행기. 유일한 해결사가 된 미영과 석환 부부의 반전 내공이 드러나며 극은 더욱 활력을 갖는다. 


특히 엄정화의 원톱 활약은 독보적이다. 그는 억척스러운 생활연기부터 능청스러운 코미디와 어우러진 고난도 기내 액션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한다. 기내 무상 서비스에 돈을 지불해야 하나 전전긍긍하다 공짜란 말에 몇 접시째 리필을 하는 모습부터, 그러다 탈이 나 배를 부여잡고 화장실을 찾아가는 순간까지 이코노미석에 홀로 탄 남편을 챙겨주려 휴지에 싼 마카다미아 땅콩 디테일은 리얼함의 극치다. 본격 기내 액션을 펼칠 땐 카트와 밧줄, 나이프 등 기내 소품을 창조적으로 활용하며 기발하고 호쾌한 액션을 완성한다. 극 후반, 감정 신까지 삼위일체를 이룬다. 


뿐만 아니라 그런 미영을 보필하는 남편과 첩보 요원이 꿈이었다며 미영을 따르는 승무원(배정남), 북한 테러리스트 수장과의 '케미'까지 절묘하게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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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 작전, 유쾌한 캐릭터들의 하모니, 고공 액션 등이 다채롭게 펼쳐지는 와중에 깨알 같은 풍자가 펼쳐지는 점 또한 볼거리다. 손주의 미국 국적을 위해 비행기에 올랐지만 이러다 북한 사람 되겠다며 부글거리는 시어머니와 안하무인 단골 멘트인 "내가 누군지 알아?"를 외치는 한심한 국회의원의 모습은 익살스러운 웃음을 더한다. 


무엇보다 '오케이 마담'의 또 다른 묘미는 비행기를 통째로 구현해낸 싱크로율이다. 갤리부터 비즈니스와 이코노미 좌석, 좁은 화장실, 승무 휴게 공간은 물론 극 중 등장하는 '에어 하와이' 항공사 로고와 기내 좌석 색상, 승무원 의상 디자인과 이름표, 심지어 냅킨 한 장까지 모든 부분에서 놀라운 완성도를 자랑한다. 


한정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자유로운 카메라 워크를 구현하며 다양한 인물을 담아내고, 이 인물들은 능동적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넘치지 않게 풀어내는 탓에 역동적이고 실감 나는 몰입도를 선사한다. 여기에 미영네 가족으로 대변되는 따뜻하고 뭉클한 가족애부터 테러리스트 집단을 몰아내기 위해 힘을 모아 한바탕 아수라장이 된 승객들의 모습은 소시민 영웅들과 다를 바 없다.   


이처럼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도 균형감 있는 스토리를 완성한 '오케이 마담'은 넘치는 활력을 얻기에 더없이 좋은 영화다. 8월 12일 개봉. 

 

한예지 기자 news@moviefo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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