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8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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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기품 넘치는 킹스맨의 근원 [리뷰]

    평화를 수호하는 비밀조직 킹스맨의 기원을 그린 프리퀄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감독 매튜 본).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킹스맨의 탄생을 그린 탓에 서사는 방대하고 다소 무거울 수 있으나, 옛시대에서 풍기는 고전미를 강조하며 독특하고 우아한 킹스맨 특유의 멋을 자랑한다. 새롭고 낯설면서도 반가운, '킹스맨'의 기원이다.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며, 권력과 지위를 누린다면 그에 맞는 성품을 갖춰야 하는 법이다. 이는 옥스퍼드 가문의 신조다. 상냥하고 다정하지만 강인하고 정직한 신념을 지닌 어머니와 아버지, 그 밑에서 자란 꼬마 콘래드는 적십자 구호 활동에 나선 부모를 따라 전쟁지로 갔다가 끔찍한 참변을 목격한다. 갑작스러운 적들의 공격으로 총상을 당하고 목숨이 꺼져가는 중에도 아들이 전쟁 없는 곳에서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 유언을 남긴 어머니, 아버지는 이를 평생의 가슴 아픈 맹세로 받아들인다.  10년 후, 어엿히 성장한 18세의 소년 콘래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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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20년 역사가 아우르는, 스파이더맨의 가치 [리뷰]

    멀티버스라는 세계관 아래 무래 20년의 세월을 아우르는 '스파이더맨'의 역사가 집대성됐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감독 존 왓츠)은 그동안 다채로웠던 각각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지지해온 관객들을 연대하게 하고, 그 안에서 히어로 스파이더맨은 물론 빌런들에게도 뜻깊은 애정과 존경을 표한다. 주제의식은 명확하며 의미도 깊어졌고, 액션은 더욱 화려하고 웅장하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총망라된 시리즈 최종장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여운과 감동이 깊다.  마블의 '스파이더맨' 마지막 시리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본격적으로 MCU 페이즈 4의 핵심인 '멀티버스' 세계관을 전면에 내세운다. 멀티버스는 다른 차원의 우주로 서로 중첩될 일 없는 세계관을 뜻하지만, 정체가 탄로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의 도움을 받다가 포털이 열리며 다른 차원의 빌런들이 대거 몰려들기 시작했다. 사소하지만 그럴싸한 설정으로 포문을 연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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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나희 순정' 순정과 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리뷰]

    자극적이고 무분별한 콘텐츠의 범람으로 피로도를 느끼는 이들에게 필수 관람이 필요한 영화가 있다. '착한 영화'라고 해서, 마냥 무료하고 따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소소한 웃음과 감동이 있다. 아름답고 찬란한 자연이 있고, 훈훈하고 따스한 이웃의 정이 있다. 그리고 지키고 싶은 순정도 있다.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농촌 낭만극 '싸나희 순정'(감독 정병각)은 지치고 메마른 이들의 감성을 충족시키는 특별하고 소중한 힐링 영화다. 각박하고 생기없고 고된 삶. 문득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떠났다. 시인 유 씨(전석호)는 가방 하나 달랑 맨 채 목적지 없는 기차에 오른다. 그러다 문득 창가에 비친 흐드러지게 핀 도라지꽃이 고와서, 예뻐서, 홀린 듯 그곳에 내린다. 꽃밭에 누워 몽환적인 감상에 젖어들 때 불청객의 목소리가 들린다. 왜 꽃밭을 망가뜨리느냐는 뽕밭 주인 농부 원보(박명훈)의 못마땅한 잔소리다. 그 잔소리마저 구수한 사투리와 섞여 듣기 좋다. 유 씨는 불쑥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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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체이탈자' 효과적인 복합 장르물, 다만 뻔한 결말 [리뷰]

    12시간마다 몸이 바뀌는 남자의 '나'를 찾는 과정을 액션과 서스펜스를 품은 스토리로 효과적으로 표현했고, 그 끝엔 멜로의 기운도 강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식상할 수 있는 소재를 독특하고 영리하게 표현한 점은 탁월하다. 영화 '유체이탈자'(감독 윤재근)다.  늦은 밤, 한 도로. 교통사고 차량에서 한 남자가 깨어난다. 이 남자, 자신이 누군지 왜 사고가 발생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웬 노숙자가 차량을 기웃거리며 탐나는 물건을 챙긴다. 노숙자가 부른 엠뷸런스가 오고 병원으로 간 남자는 어깨에 총상이 있음을 발견한다. 단순 교통사고가 아닌 모양이다. 병원을 나선 남자는 주머니 속 단서를 찾아 자신의 집으로 간다. 그러다 갑자기 낯선 공간에서 다시 정신을 차린다. 얼굴도 공간도 바뀌었다. 12시간마다 영문 모를 곳에서, 본 적 없던 사람이 된다. 혼란스럽다. 그러나 제 주변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강이안'을 쫓는다. 직감적으로 그 '강이안'이 바로 자신임을 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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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르만 로맨스' 개성 넘치는 코믹 성장 드라마 [리뷰]

    누구나, 어떤 모습이든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속에서 성장한다. 이 관계에 대한 고찰을 결코 거북스럽지 않게, 유쾌하고 다정하게 그려낸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 제목부터 평범치 않은 재치가 넘친다. 배우 조은지가 첫 장편 연출을 맡았다. 연기할 때만큼이나 연출작 역시 확고한 개성이 드러난다.  천재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현(류승룡)은 7년째 차기작이 없다. 슬럼프다. 업계에서도 슬슬 소포모어 징크스를 수군대기 시작한다. 인생이 따갑다. 전부인은 사춘기 아들 문제로 요즘 들어 호출이 잦고, 현부인은 딸과 함께 유학 중이라 양육비와 생활비도 두 배로 벌어야 하는 기러기 아빠 신세. 여러 압박만으로도 버거운데, 갑자기 제 삶에 끼어든 대학 제자이자 작가 지망생 유진(무진성)이 저를 사랑한다 고백한다. 그런데 무시할 수가 없다. 그의 습작이 모든 것이 고갈된 상태였던 자신을 다시 마구 요동치게 자극한다.  영화는 현을 중심으로 인생도, 일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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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아담스 패밀리', 전편만 못해도 여전히 특별한 이 가족 [리뷰]

    기괴하고 음침한 비주얼이라 첫인상은 조금 무서울지 몰라도 알고 보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아담스 패밀리'가 다시 돌아왔다.  평범하지 않은 가족의 탄생기를 알린 전편 '아담스 패밀리'에 이어 돌아온 '아담스 패밀리 2'는 세상 밖으로 나온 아담스 패밀리의 모험담을 통해 더욱 확장된 스케일을 선보인다. 그러면서도 시리즈의 기조는 한결같다. 이를테면 타인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남과 다른 나를 사랑하며, 그 근본에는 끈끈한 가족애가 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시크했던 웬즈데이는 사춘기가 정점에 달해 더욱 냉소적인 기운을 내뿜는다. 과학 발표회를 응원 나온 요란한 가족들의 행위가 창피할 따름이고, 모두가 우승자라는 대회 방침은 더더욱 어처구니가 없다. 세상만사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데다, 자신만의 특별함을 아무도 알아주지 못해 짜증과 혼란을 느끼는 웬즈데이의 '사춘기'는 이번 영화의 메인 테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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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터널스' 정서적인 마블 영화의 탄생, 그 낯섦에 대해 [리뷰]

    거대하고 내밀하다. 경이로운 우주적 세계관은 물론 무려 7천 년의 방대한 대서사를 아우르고 있음에도 각 인물의 고뇌와 갈등, 존재적 근원을 심오하고 심도 있게 담아낸다. 클로이 자오 감독이 완성한 특별한 마블 영화 '이터널스'다.  '이터널스'는 수천 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태초의 수호자 '이터널스' 군단이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시작은 데비안츠의 부활이다. 이미 몇백 년 전 다 제거한 줄 알았던 데비안츠가 갑자기 도심에 나타나 이제는 뿔뿔이 흩어진 이터널스를 노린다.  앞서 7천년 전, 지적 생명체를 먹고 진화하는 위협적인 존재 데비안츠를 막으라는 우주의 신적 존재 아리셈의 명령에 따라 10인의 이터널스 군단이 꾸려졌다. 그들은 지구에서 데비안츠를 막으며 인류를 수호하고, 스스로 인류가 발전할 수 있도록 오랜 시간을 지키며 도왔다. 메소포타미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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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스'피싱 범죄의 민낯, 그 아찔한 공포 [리뷰]

    안일함에 빠져 있다가 무심코 놀랍고 아찔한 공포가 엄습해온다. 하지만 대리만족의 쾌감도 확실하다. 대한민국 최초로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리얼 범죄 액션 영화 '보이스'(감독 김선 김곡)다.  부산의 한 대규모 건설현장에서 찰나의 사고가 발생한다. 작업 중인 인부가 나사 풀린 철근에 매달린 위험천만한 상항, 현장작업반장인 전직 형사 서준(변요한)의 기지로 사건은 일단락되고 모두 기뻐하며 안도의 숨을 내쉴 때. 그 잠깐의 '찰나'였다. 서준의 아내는 서준이 현장 사고 책임 가해자로 경찰서에 있어 구속될지 모른단 말에 합의금 7000만 원을 이체했고, 현장 소장은 직원들의 보험 대비를 위해 들어둔 돈을 모두 날렸다. 순식간에 보이스피싱으로 실체 없는 가해자에 빼앗긴 돈이 무려 30억 원이다. 아내는 충격에 빠진 채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가 됐고, 자책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장의 장례식장에는 가여운 위로보다 돈을 다 날린 인부들의 피맺힌 절규와 아우성만 가득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