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7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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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볍지만 즐거운, 산드라 블록의 어드벤처 로코 '로스트시티' [리뷰]

    '로코퀸' 산드라 블록의 유쾌한 귀환이다. 채닝 테이텀의 어딘가 '어벙'하지만 귀여운 '순수 근육남' 연기도 매력적이다. 가볍게 즐길만한 어드벤처 무비 '로스트시티'다.  로맨스 소설 판타지 작가로 유명한 로레타는 고고학자 남편 존의 죽음 이후 삶의 모든 의욕을 잃은 상태다. 의무적으로 발간하는 시리즈는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녀에게선 제 작품에 대한 별다른 애착이 느껴지지 않는다. 스스로 외설 소설이나 쓰고 있다는 자책이다. 실은 남편과 함께 고대 문명과 고고학을 발굴해나가는 것이 삶의 목표이자 즐거움이었던 로레타는 벌써 5년째 그 목적을 잃은 셈이다.  '집순이'로서의 생활을 이어가던 그에게 새 시리즈 발간 기념 북투어에 참석해야할 의무가 주어지고, 책 커버모델인 '핫가이' 앨런도 동석한다. 하지만 로레타는 남편 존의 모습을 연상한 주인공을 마치 자신에 대입해 동일시하는 책 모델이 달갑지 않고, 앨런은 로레타에게 인정받고 싶은 제 마음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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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 아름답고 특별한 로맨스 영화

    캔버스 위에 그려진 한 폭의 그림 같은 로맨스는 우아하고 섬세하며, 시대적 낭만이 가득하다. 한 사람의 삶과 아픔을 따스하게 어루만지고, 나아가 세상의 편견을 바꾸게 한 신비롭고 위대한 사랑의 힘, 그 찬란한 빛이 휘감긴 특별하고 아름다운 영화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감독 윌 샤프)다.   19세기 영국의 미술가 루이스 웨인은 의인화된 고양이 그림을 꾸준히 그리며 인기를 끈 일명 '고양이 화가'다. 불우한 가정사와 더불어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말년에 조현병을 앓은 것으로 추정되는 비극의 천재 화가. 영화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는 이 비극의 천재 화가의 일대기를 다루며 그의 가엾고도 아름다운 삶을 재조명해 특별하고 예술적인 로맨스 영화를 완성했다.  어딘가 엉뚱한 남자 루이스. 꽤 명망 있는 가문의 장남이지만, 아버지의 죽음 이후 엄마와 다섯 명의 여동생을 돌봐야 하는 가장이 됐다. 하지만 생활력은 제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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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비우스' 새로운 흡혈 안티 히어로의 탄생 [리뷰]

    액션은 두말할 것도 없고 서사 역시 간결하고 깔끔하다. 군더더기가 없다. 다만 히어로들에게 주어진 숙명과도 같은 깊은 고뇌는 여전하다. 아직 답을 알 수 없는 경계에 선 안티 히어로 '모비우스'(감독 다니엘 에스피노사)의 탄생이다.  오프닝부터 강렬하다. 깎아지른 듯한 위험한 절벽에 착륙한 헬기. 병색이 완연한 한 남자가 검은 긴 머리와 망토를 두른 채 보조기구에 의지해 걸어 나온다. 어두워지기 전에 이곳을 피해야 한단 이들의 말을 뒤로 하고 그는 이상야릇한 표정을 한 채 칼로 제 손을 벤다. 흡혈 박쥐를 포획하기 위한 의식이다. 수없이 많은 떼의 흡혈 박쥐들이 순식간에 피 냄새를 맡고 흥분해 몰려들며 화면을 가득 채운다. 불길하고 불안하며 불편한 이 짧은 오프닝 시퀀스가 강렬하게 뇌리에 박힌다.  25년 전 그리스의 한 요양 병원. 희귀 혈액병을 앓는 어린 환우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마이클은 새로 온 옆 병상 환우에게도 시니컬하기만하다. 이곳은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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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뻔한 듯 낯선 이질감 '배니싱: 미제사건' [리뷰]

    뻔하면서도 다르다.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외국인 감독의 시선으로 담아낸 한국의 충격적인 범죄 사건, '배니싱: 미제사건'(감독 드니 데르쿠르)이다.  오프닝 시퀀스부터 강렬하다. 연고가 없는 외국인 노동자를 상대로 한 장기 밀매 범죄 과정이 상세하고 노골적으로 그려지는데 퍽 충격적이다. 영화는 이처럼 시작부터 범죄 조직의 실체와 과정을 버젓이 드러낸다는 점에서 과감하고 도발적이다. 이어 아이들이 해맑고 한가롭게 뛰노는 강가의 한편에 무심히 버려진 캐리어 가방 속 튀어나온 절단된 사체를 담아낸 시퀀스 또한 강렬하고 감각적이다.  지문이 모두 사라진 사체. 계속된 연쇄 실종 살인 사건. 담당 형사 진호(유연석)는 마침 한국에 강연차 방문 중인 법의학자 알리스(올가 쿠릴렌코)의 도움을 받아 지문을 복원하고 사건의 거대하고 끔찍한 실마리를 파헤친다.  영화는 88분의 러닝타임이 말해주듯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불필요하거나 관습적인 흐름은 모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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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정답보다 중요한 삶에 대한 증명 [리뷰]

    삶이 일정한 공식을 대입해 풀이되는 수학 문제와도 같다면 그 '답'을 아는 이들은 모두 똑같은 삶의 방향으로 흘러갈 테다. 하지만 세상이 정해놓은 잣대와 공식을 따라가는 삶은 과연 행복할까. 그렇게 도출한 결과만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일까.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감독 박동훈)는 이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그리고 말한다. 잘못된 질문에서 옳은 대답이 나올 수 없다고. 그렇기에 삶의 옳고 그름은 스스로의 확신과 용기로 '증명'해내는 것이라고.   북한의 천재 수학자가 있다. 이학성. 그가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 수학자로 전 세계의 경외를 받는 이유는 현존하는 수학계 최대 난제라는 리만 가설 증명을 마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현재 삶은 고작 탈북자 출신의 고등학교 경비원이다. 무뚝뚝하고 괴팍한 인상과 억센 북한 말씨 덕분에 학생들로부터 '인민군'으로 통용된다. 그 호칭 안에 은근한 멸시가 담겼다. 이토록 하찮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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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아하고 멋들어진 '킹메이커', 정치 영화의 미학 [리뷰]

    이토록 감각적이고 멋스러운 정치 선거 드라마는 보기 드물다. 변성현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쉬함이 묻어나는 영화 '킹메이커'는 세련된 볼거리는 물론 대의와 명분에 대한 진지한 고찰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 여러모로 수작이다.  닭장 속 달걀이 없어진다. 범인으로 의심가는 자가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약방을 운영하는 서창대(이선균)에게 자문을 구하러 온 농부의 질문이다. 다소 생뚱맞을 수 있는 영화의 오프닝이지만, 사실 이는 극 전체를 관통하고 종국엔 큰 여운을 남기는 핵심 질문이다.  서창대는 이북 출신이지만 사투리를 쓰지 않는다. 그는 들끓는 꿈과 야망이 있지만 태생적 한계로 표출할 수가 없다. 그런 그가 우연히 거리에서 연설을 하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을 만난다. 빨갱이란 매도와 야유가 쏟아져도 김운범에겐 아무 소용이 없다. 억울하고 무서운 이념 전쟁의 산물을 끊어내고자 하는 김운범에게 서창대는 강하게 매료된다. 무작정 그에게 편지를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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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송' 이토록 잘빠진 여성 카체이싱 액션물의 탄생 [리뷰]

    영화 '특송'(감독 박대민)은 익숙한 장르를 새롭게 비틀고 변주하며, 잘 빠진 '한국식' 여성 원톱 카체이싱 범죄 오락 액션의 탄생을 알린다. 스피디하고 감각적이며 독특하고 매력적인 영화다.   부산항 대교가 한 눈에 들여다보이는,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한 부산의 어느 운치 있는 폐차장. 손가락의 타투와 독특한 머리 색깔이 상당히 튀어 보이는, 앳된 얼굴의 한 여자와 격의 없이 어울리는 화려한 셔츠 패션의 사장,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들. 평범한 듯 보이는 이 공간의 실체는, 불법 특송 배달을 업으로 삼고 있는 비밀스러운 곳이다. 여자는 시작부터 주어진 사람 배송 업무에 착수한다. 어디론가 도주하기 위해 특송을 요청한 험상궂은 외양의 건달은 처음부터 여자라고 무시하기 일쑨데, 여자는 아랑곳 않고 페달을 밟는다. 겉보기엔 초라하기 그지없는 낡은 고물차인데 속도감이 무시무시한 데다, 도심 한복판은 물론 차량 한 대 겨우 지나갈 좁은 골목길과 차량 틈 사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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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감 스며드는 완전 소중한 영화, '씽2게더'의 반가운 컴백 [리뷰]

    친근하고 반가운 동물들이 돌아왔다. 깊이 있는 스토리와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 그리고 더욱 화려해진 쇼까지 완벽한 귀환을 알린 '씽2게더'다.  문 극장은 대국민 오디션 개최 이후 현재 대성황 중이다. 문 극장의 주인이자 공연 기획자인 코알라 버스터 문이 발굴한 뛰어난 크루들의 멋진 춤과 노래가 울려 퍼지는 공연장은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로 가득하다. 하지만 공연을 보러 온 캐스팅 매니저는 큰 리그에 내놓기엔 부족하고 촌스러운 무대라는 냉정한 혹평을 남기고 떠난다.  버스터 문은 크게 좌절하지만 이내 극복하고 크루들을 다독여 엔터테인먼트의 대도시 레드쇼어 시티로 향한다. 우여곡절 끝에 유명 공연 기획자 지미 크리스탈을 만나게 된 버스터 문은 얼떨결에 거대한 우주 뮤지컬을 3주 안에 무대에 올릴 수 있으며, 15년 전 종적을 감춘 전설의 아티스트 클레이까지 공연에 세울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더 화려해진 스테이지를 위한 크루들의 꿈과 …